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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의 인도 베팅, 글로벌 철강 시장 ‘새판 짜기’ 오디샤주에 500만t 일관제철소…추가 확장 고려, "세부 논의 이제부터"

이호준 기자공개 2024-10-31 09:16:21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9일 16: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도는 글로벌 철강 시장에서 아직 '블루오션'으로 평가된다. 인구가 많아 시장이 크고 성장 잠재력도 충분하다. 무엇보다 인도 정부의 제조업 육성 정책인 '메이크 인 인디아'에 따라 철강 사용량도 대폭 증가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이 인도로 향하는 배경이다. 특히 2005년 현지 주민들의 반대로 한 차례 철수했던 일관제철소 건설 계획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중국발 공급과잉 속에 시장 선점을 강화하는 철강업계의 흐름에 포스코그룹도 참전을 본격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05년과 달라진 상황…오디샤주 찍고 추가 확장 고려

포스코그룹은 지난 21일 인도 1위 철강사 JSW그룹과 철강·이차전지소재·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사업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날 체결식에는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과 사잔 진달(Sajjan Jindal) JSW그룹 회장 등 양사 최고경영층이 참석했다.

이날 발표된 내용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사항은 포스코그룹과 JSW그룹이 인도 오디샤주에 대형 일관제철소를 합작으로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일관제철소란 제선, 제강, 압연의 세 공정을 모두 갖춘 종합제철소를 의미한다. 현재 포스코그룹은 포항, 광양, 인도네시아에 일관제철소를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원래 2005년 독자적으로 인도에 진출해 일관제철소를 건설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오디샤주 정부와 120억달러(당시 약 11조원) 규모의 MOU를 체결하고 연산 1200만톤(t) 규모의 공장을 계획했지만 환경 문제 등을 이유로 한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2017년 보유 부지를 반납하고 쓴 잔을 들이킨 바 있다.

이번 합작 프로젝트로 당시의 실패를 극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에 따르면 양사의 일관제철소 건설 프로젝트는 JSW그룹이 보유한 오디샤주 내 한 부지에 포스코그룹이 일관제철소를 세우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모디 정부의 제조업 부흥 정책에 따라 철강 수요가 크게 늘고 있어 현지의 호응도 큰 것으로 파악된다.

물론 구체적인 투자 금액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포스코그룹이 지을 일관제철소는 연산 500만t 규모다. 포스코그룹은 29일 보도자료에서 "오디샤주 지역을 우선적으로 검토한 후 추가 확장 방안도 함께 고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즉, 세부 건설 내용이 추후 조정될 수 있다는 의미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오른쪽)과 사잔 진달 JSW그룹 회장. 출처: 포스코)

◇해외 투자 확대 전망…"세부 논의는 이제부터 진행"

현재 철강 업계는 공급과잉 우려가 심각하다. 중국 업체들이 자국에서 소화되지 못한 철강 물량을 해외로 쏟아내고 있다. 신흥국으로 분류되는 동남아시아 국가들 역시 제철 자립을 추구하며 현지 생산능력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새로운 글로벌 전략이 필요해진 셈이다. 남은 '블루오션'인 인도 시장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는 이유다. 포스코그룹의 경쟁사인 일본제철만 해도 인도에 약 9000억원을 투자해 고로를 건설할 계획이다. 올해 발표한 글로벌 조강 생산 1억t 비전에 따라 추가적인 현지 확장에 나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포스코그룹 역시 이 흐름에 맞춰 인도 공략을 가속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포스코그룹은 마하라슈트라에 180만t 규모의 냉연·도금 공장과 델리, 첸나이 등지에 5개의 철강 가공공장을 운영하며 현지 비즈니스를 이어가고 있다. 추후 일관제철소가 완공되면 인도 내 공급량을 확대해 시장 입지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지난해 포스코그룹은 2030년까지 연간 5200만t 규모의 철강 제품을 생산해 매출 100조원 시대를 열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이 일환으로 해외 생산 능력도 현재 500만t에서 2030년까지 두 배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수소환원제철소 건설로 자금 부담이 커진 만큼 이번처럼 자금과 리스크 분담을 줄일 합작사 방식의 해외 투자가 확대될 전망이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2005년과는 상황이 확연히 달라져 인도가 외국 기업들의 진출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라며 "이제부터 본격적인 세부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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