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사회 평가]'호황 수혜' 일진전기, 부진 속 희망 '경영성과''구성' 비롯 1점대 3개, 자산총액 2조 미만 '현실 반영'
김경태 기자공개 2024-11-22 07:35:29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2일 17:1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진전기는 일진그룹의 주력사로 허정석 일진홀딩스 부회장이 이끄는 계열에 속해 있다. 국내 전선업계에서는 3위이며 변압기를 비롯한 전력기기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교체·신규 수요 증가로 수혜를 받으면서 호실적을 거듭하고 있다.실적 고공행진이 이사회 평가 중 '경영성과'를 양호하게 이끌었다. 다만 전체적인 부분에서는 국내 상위권 대기업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아직 별도 기준 자산총액이 2조원 미만이라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이사회 구성, 평가개선 프로세스 등 점수도 낮았다.
◇6개 항목 중 3개 1점대…별도 자산 1조 수준, 의무 대상 포함 '아직'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일진전기는 255점 만점에 109점을 받았다.
일진전기는 6개 지표 중 3개가 1점대를 나타낼 정도로 부진했다. 이사회 구성, 평가개선프로세스, 견제기능에서 1점대를 받았다.
가장 점수가 낮은 항목은 이사회 '구성'으로 평점 5점 만점에 1.4점을 맞았다. 일진전기는 황수 대표이사 사장이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는 체제다. 이사회 구성원 중 사내이사 비율이 높다. 유상석 전선사업본부장(부사장), 양재찬 경영지원실장(상무)가 사내이사다.
사외이사는 1명이다. 올 3월까지는 강상규 서울대 부교수가 유일한 사외이사였다. 올 3월 주주총회 이후로는 조웅기 전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이 홀로 사외이사다. 임기는 2025년 3월까지다.
이사회 내에 소위원회가 없다. 일진전기의 별도 기준 자산총액이 1조원 수준이라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상법상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의 경우 감사위원회,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를 선임해야 한다. 일진전기로서는 아직 의무가 발생하지 않은 상태다.
일진전기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당사의 사외이사를 포함한 모든 이사의 독립성 강화를 위해 이사 선임 시 주주총회 전 사전에 이사에 대한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며 "이사 선출에 있어 관련 법령과 정관에서 요구하는 자격요건의 충족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성' 다음으로 점수가 낮은 항목은 '평가개선 프로세스'로 5점 만점에 1.7점을 획득했다. 이사회 구성원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거나 사법이슈에 연루된 사례가 없다는 점은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이사회 평가를 수행하지 않고 있어 복수 문항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일진전기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일반적으로 널리 통용되는 개별 평가의 방법 및 기준이 존재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거나 이를 재선임 결정에 반영한다면 사외이사의 주요 기능 중 하나인 경영진에 대한 독립성을 훼손하는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판단한다"며 "향후에는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유지하는 한편 보다 적극적인 이사회 활동 및 사외이사 기능 수행을 추진할 수 있도록 평가체계 마련에 대한 검토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견제기능'도 5점 만점에 1.8점으로 낮은 점수를 기록한 항목이다. 사외이사가 1명뿐이라 사외이사만의 회의가 열릴 수 없는 구조이고 내부거래위원회 등의 소위원회가 설치돼 있지 않다는 점 등이 낮은 점수를 받은 원인이다.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이 마련돼 있지 않기도 하다.
일진전기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을 마련하여 시행하고 있지 않지만 비상선임정책은 내부프로세스에 의하고 있다"라며 "향후 정관에 명문화 시키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참여도' 항목은 5점 만점에 2.1점을 받았다. 이사회가 연간 정기적으로 적정하게 개최된다는 점, 이사회 구성원들이 성실하게 회의에 참석하는 점에서는 후한 점수를 받았다. 일진전기 이사회 구성원의 작년 참석률은 전원 100%다. 다만 사외이사 후보 풀(Pool) 관리, 감사위원회 회의의 적절한 개최 등 다수 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으며 전체 평점이 내려갔다.
정보접근성은 5점 만점에 2.5점을 획득했다. 주주환원정책을 사전에 충분한 기간을 두고 공시하지 않고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점 등이 미진했다.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이 33.3점이라는 것도 점수가 깎인 요인이다.
◇실적 고공행진 반영 '경영성과' 항목, 유일한 3점대 획득
일진전기는 글로벌에서의 전력망 교체 수요와 신규 수요가 증가하면서 수혜를 입고 있다. 연결 기준으로 2020년부터 매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작년 매출은 1조246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 늘었다. 영업이익은 608억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호실적은 '경영성과' 항목 평가에 그대로 투영됐다. 11개 문항 중 6개 항목에서 KRX300 소속 비금융기업의 2023년도 지표별 평균치를 상회해 5점 만점에 5점을 받았다. 배당수익률,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TSR), 매출성장률, 영업이익성장률, 자기자본이익률(ROE) 등이 5점을 받은 항목이다.
KRX300 평균치를 크게 못 미친 항목으로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있다. 일진전기는 1.14배로 평균치인 2.38보다 낮았다. 부채비율은 150.28%로 평균치(91.96%)보다 높았다. 순차입금/EBITDA은 1.77배로 평균치(1.12배)를 초과했다. 이자보상배율은 5.14배로 평균치(9.72배)보다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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