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사회 평가]TCC스틸, '평균 3점' 못 넘는 이사회 경영이사회 절반이 '오너일가'…감사위원회·내부거래위원회 '미설치'
박완준 기자공개 2024-11-12 08:00:17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8일 11:0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철강과 이차전지를 접목해 시장에서 기대감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기업이 있다. 주인공은 TCC스틸이다. 국내 최초로 표면처리 강판을 제조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차전지 강판을 생산해 국내 주요 이차전지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에 납품까지 이뤄냈다.하지만 TCC스틸은 급격한 성장세와 달리 지배구조 면에서 부진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사회 내 사외이사는 1명에 불과하며, 사내이사는 오너가인 손봉락 회장과 아들 손기영 사장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사회 의장도 손 회장이 맡아 독립성 확보와는 거리가 멀었다. 특히 이사회를 견제할 수 있는 소위원회도 운영하고 있지 않다.
◇이사회 구성·견제기능 1점대, 지배구조 '매우 취약'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한 결과 TCC스틸은 255점 만점에 103점을 획득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 보고서 등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를 기준으로 이사회 운영 및 활동을 분석했다.
TCC스틸은 '구성' 항목에서 45점 만점에 12점, 평점은 5점 만점에 1.3점을 획득해 제일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1명으로 구성됐다. 오너가 2명이 포함돼 이사회 총원 중 절반을 확보한 점이 부정적으로 평가됐다. 아울러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미설치, 이사회 전원을 남성으로 선임해 다양성 확보도 이뤄지지 않았다.
'견제기능' 항목도 45점 만점에 20점, 평점은 5점 만점에 2.5점을 획득해 저조한 평가를 받았다.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를 구축하지 않아 견제 기능이 떨어졌다. 아울러 상근감사도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보유하지 않은 TCC그룹의 계열사 TCC아이엔스의 전임 대표이사를 선임해 독립성이 떨어졌다.
사외이사만 참석하는 회의가 연간 4회 미만으로 집계된 부분도 부정적으로 평가됐다. TCC스틸은 아직 별도기준 총자산 2조원 미만의 상장사이기 때문이다. 법규상 이사회의 구체적인 내용과 평가를 공시할 의무가 없으며, 별도의 소위원회나 별도조직 구축 의무도 받지 않는다.
TCC스틸은 지난해 19건 이사회를 개최하며 활발하게 운영됐다. 특히 이사회 출석률은 100%를 기록하며 '참여도' 부문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사회 안건과 관련해 이사회 구성원들에 자료를 8일 전에 제공해 만점을 받았다. 다만 감사위원회 미설치로 관련된 평가 항목 모두 최저점을 받아 40점 만점의 17점, 평점은 5점 만점의 1.9점을 획득했다.
◇캐즘에 매출·영업이익 '최저점'…PBR 4.13배로 '만점'
'정보접근성' 항목에선 30점 만점에 16점, 평점으로는 5점 만점에 2.7점을 획득했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금융감독원과 홈페이지에 개시한 부분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다만 주주환원 정책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지 않는 부분과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가 불투명해 최저점을 받았다. 이에 TCC스틸의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40%를 기록했다.
'평가개선 프로세스' 항목은 35점 만점에 15점, 평점은 5점 만점에 2.1점이다. 사회적 물의 및 사법 이슈에 연루된 임원도 이사회에 들어가 있지 않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지난해 한국ESG 기준원 평가에서 D등급을 획득해 점수가 낮았다. 사외이사 평가도 내부적으로만 작성해 경영의 투명성 확보와는 거리가 멀었다.
'경영성과' 항목은 55점 만점에 23점, 평점 5점 만점에 2.1점을 획득했다. 신성장 동력으로 이차전지 시장에 진출한 만큼 투자지표 4개 항목 중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TSR)에서 만점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배당수익률은 0.51%에 불과해 KRX300 평균(1.42%)를 하회해 최저점을 획득했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2022년 대비 줄어들며 낮은 점수를 받았다.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타격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부채비율도 지난해 138%를 기록하며 KRX300 평균(91.96%)보다 높았다. 순차입금/EBITDA도 14.4배를 기록해 KRX300 평균치를 상회했다. 이자보상배율은 1.5배로 평균치를 하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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