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매물 분석]'우려가 현실로' 나노브릭, 경영권 변경 '좌초'과도한 프리미엄·갑작스러운 SI 교체,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우려'
양귀남 기자공개 2024-11-12 10:52:07
[편집자주]
코스닥 상장사는 인수합병(M&A) 시장에 수시로 등장한다. 사업 시너지 창출을 위해 원매자를 자처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경영악화로 인해 매각 대상이 되는 경우도 있다. 상황에 따라 연간 수차례 손바뀜이 일어나는 곳도 더러 있다. M&A를 통해 한단계 올라서거나 아예 회생불가능한 상황에 처하는 등 사례는 각양각색이다. 더벨이 매물로 출회된 코스닥 상장사의 기회 요인과 리스크를 함께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2일 10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나노브릭 인수합병(M&A)이 무산됐다. 과도한 프리미엄과 갑작스러운 전략적 투자자(SI) 교체로 딜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평가 속에서 결국 딜을 마무리짓지 못했다. 유상증자 두 건도 철회하면서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될 수 있는 상황이 됐다.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나노브릭의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이 해제됐다. 해제 사유는 양수인의 인수잔금 지급 미이행이다.
철회사유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인수자는 거래 종결일인 11월 13일의 3영업일 전인 11월 8일 15시까지 합의된 법무법인에 인수잔금 전액의 에스크로 예치를 완료했어야 한다. 하지만 인수인 측에서 기한 내 잔금을 미납하면서 계약이 해제됐다.

주재현 나노브릭 대표는 보유중인 나노브릭 구주 244만1130주를 주당 4916원에 매각할 예정이었다. 총 매각 대금은 120억원이다.
딜이 좌초되기 전부터 불안한 점은 있었다. 먼저 구주 가격이 과도하게 비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었다. 주재현 대표의 구주에 매겨진 가격은 주당 4916원이다.
최초 계약 체결일 주가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경영권 프리미엄이 약 150%에 달했다. 적자가 이어지고 있고 성장 여력이 분명하지 않은 상장사에 150%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부여하기에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계약 완료 3주를 앞두고 SI가 변경됐다. 최초에 한양파트너스1호투자조합에 구주를 매각할 예정이었지만 지난달 말 화인크루파트너스가 새로운 SI로 등장했다. 한양파트너스1호투자조합은 납입한 계약금 18억원을 보존하기 위해 FI로 물러났다. 갑작스러운 SI 교체는 통상적으로 M&A의 불안정함을 가중시키는 요소다.
변경된 SI의 자금 조달 능력에도 의문부호가 붙었다. 자산총계가 25억원에 불과한 법인이 구주 양수도대금 70억원을 납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해서는 외부 차입, 투자 유치 등의 방법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결국 구주 양수도 계약이 취소됐고, 그 여파로 나노브릭은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리스크까지 안게 됐다. 화인크루파트너스와 한양파트너스1호투자조합, 한양파트너스2호투자조합이 예고한 유상증자가 철회됐기 때문이다.
화인크루파트너스와 한양파트너스1호투자조합은 구주 인수와 함께 유상증자 참여를 예고했다. 지난달 29일 화인크루파트너스가 100억원, 한양파트너스1호투자조합이 50억원을 납입하는 150억원의 유상증자를 예고했다. 납입일은 내년 1월 24일이었다. 한양파트너스2호투자조합도 10억원을 유상증자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주 양수도 계약이 취소되면서 유상증자 두 건도 즉시 철회했다. 새로운 투자자를 구해보지도 못하고 유상증자 결정 2주도 채 지나지 않아 철회 공시를 발표했다.
유상증자 철회는 공시 번복에 따른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사유다. 통상적으로 거래소 측에서 회사 측에 소명 기회를 부여하고 이후 처분 수위를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노브릭 입장에서 본업 부진의 돌파구가 될 수 있는 신사업 추진도 무산됐다. 나노브릭은 최근 경영권 변경과 함께 AI 물류플랫폼 신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임시주주총회에서 △인공지능 물류처리 플랫폼 개발 및 서비스업 △2차전지 음극재용 실리콘 재생 및 판매업 등을 신규 사업 목적으로 추가할 예정이었지만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인수인 측에서 투자금액을 모으지 못한 모양새"라며 "주재현 대표가 구주 가격을 깎아서라도 재매각에 나설 지 궁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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