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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1년만에 총괄대표 교체 '초강수'...구원투수에 이영준 기초소재사업 대표도 겸임..."고부가제품 전환 적임자"

정명섭 기자공개 2024-11-28 16:27:47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8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설의 진원지로 지목된 롯데케미칼이 고강도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이훈기 화학군 총괄대표를 포함해 화학 계열 전체 임원의 30%가 물러났다.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대표이사를 맡아온 이영준 부사장이 구원투수로 낙점됐다.

롯데그룹은 28일 이같은 내용의 롯데케미칼 정기인사를 발표했다. 롯데케미칼은 그간 '4인 대표 체제'를 유지해왔다. 신동빈 회장을 중심으로 이훈기 사장(화학군 총괄대표), 이영준 부사장(첨단소재사업 대표), 황진구 부사장(기초소재사업 대표) 등이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인사에서 이 사장과 황 부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고 이 부사장이 사장 승진과 함께 화학군 총괄대표와 기초소재사업 대표를 겸임하게 됐다.


이 사장은 30년 넘게 업계에 몸담은 화학·소재 전문가다. 그는 1965년생으로 고려대에서 학사(화학공학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박사 과정(고분자공학)을 마쳤다. 1991년 삼성종합화학(현 한화임팩트)에 입사, 삼성 계열사인 제일모직에서 케미칼부문 상무, 삼성SDI에서 여수사업장 전무 등을 차례로 역임했다.

2015년 삼성SDI의 케미칼사업부 분할 매각으로 롯데그룹 일원이 된 이후에는 롯데첨단소재 PC사업본부장(전무)을 역임했다. 지난 2020년 롯데첨단소재가 롯데케미칼에 흡수합병되면서 롯데케미칼 첨단소재사업부 대표로 재직했다. 첨단소재사업부는 기능성 합성수지 ABS(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 스타이렌), 투명 플라스틱 PC(폴리카보네이트), 인조대리석(엔지니어드스톤)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직접 제조·생산하는 조직이다.

롯데그룹은 이 사장에 대해 "롯데케미칼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고부가 중심으로 바꾸고 거래처를 지속적으로 확대한 성과 등으로 총괄대표에 선임했다"며 "기초소재 대표이사를 겸임해 기초화학 중심 사업을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중심 사업구조로 신속하게 전환하는 작업을 진두지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장이 총괄대표를 맡아 공석이 된 첨단소재사업 대표 자리는 롯데 화학군HQ 기술전략본부장(CTO)인 황민재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맡게 됐다.

이훈기 총괄대표는 이례적으로 대표 선임 1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난다. 그는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장 재임 시 추진했던 일부 M&A와 투자, 화학군 실적 부진에 대한 총체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훈기 대표는 롯데케미칼이 현대석유화학과 KP케미칼을 인수한 2003·2004년 당시 M&A를 이끈 핵심 멤버로 유명하다. 그러나 총괄대표를 수행하며 업황 부진에 따른 실적 저하의 벽을 넘어서진 못했다. 올해 3분기 롯데케미칼의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4136억원이었다. 적자 규모는 1분기(-1353억원)와 2분기(-1112억원) 대비 커졌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석유화학 수요 회복 지연이 가장 큰 이유였다.

이번 인사에서 이훈기 대표를 포함해 약 30%에 달하는 롯데 화학군 임원들이 퇴임한다. 60대 이상 임원의 80%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이는 롯데 화학군의 대대적인 쇄신을 위한 인사 조치라고 롯데그룹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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