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테크 소부장 리포트]창업 39주년 솔브레인, 종합 소재 기업으로 성장①낸드 고적층화, 'HSN' 사용 확대 기대
노태민 기자공개 2025-02-03 07:11:42
[편집자주]
반도체,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첨단산업의 생태계는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런 밸류체인 속에서 최종적으로 제품을 만드는 기업보다 때로는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곳들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이다. 반도체 분야에서 ‘슈퍼 을(乙)’로 불리는 ASML이 대표적이다. 국내에도 각 분야에서 독·과점적 지위를 가지거나 나름의 강점을 기반으로 선전하는 소부장업체들이 다수 존재한다.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는 소부장 기업들의 창업스토리와 사업 현황, 실적과 재무, 지배구조와 향후 전망 등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1일 16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퍼상(무역중개상)으로 시작한 솔브레인은 국내를 대표하는 전자소재 기업으로 도약했다. 지난해 8000억원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솔브레인은 현재 반도체 식각액, 고대역폭메모리(HBM)용 화학적기계연마(CMP) 슬러리, 2차전지 전해액 등 고부가 소재를 생산 중이다.솔브레인그룹은 여기에 더해 바이오헬스케어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2018년부터 M&A와 전략적 투자를 진행했다. 솔브레인 그룹은 현재 체외진단분야와 생명과학, 헬스&뷰티 영역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HSN·HBM용 CMP 슬러리, 고부가 제품 개발 지속
솔브레인홀딩스는 1986년 정지완 솔브레인 회장이 창업한 테크노무역상사가 전신이다. 첨단소재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1990년대다. 테크노무역상사는 1992년 일본 소재 기업 야마나카휴텍과 합작해 '한국야마나카소재'를 설립했고 반도체 제조용 화학기상증착(CVD) 프리커서 및 도판트를 생산했다. 1998년에는 LCD 제조용 에천트 제조 공장을 준공해 디스플레이 소재 사업에도 진출했다. 1999년에는 사명을 테크노무역에서 테크노세미켐으로 변경했다.
코스닥 시장엔 2000년 1월 상장했다. 2000년대부터는 사업 다각화를 위한 시도를 이어갔다. 2002년 6월 CMP 슬러리 공장을 완공하고 같은 해 11월에는 2차전지 전해액 공장을 완공했다. 또 2017년에는 바이오헬스케어본부를 신설하는 등 전자소재 사업뿐 아니라 바이오 헬스케어 사업 진출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사명을 솔브레인으로 변경한 것은 2011년이다. 당시 비전 선포식과 CI 변경도 진행했다. 현재의 솔브레인홀딩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건 2020년 7월이다. 회사는 인적분할을 통해 투자를 담당하는 솔브레인홀딩스, 전자 소재 사업을 영위하는 솔브레인으로 회사를 나눴다.
당시 정 회장의 솔브레인홀딩스 지분은 29%대였으나 공개매수 현물출자 과정을 거치면서 55.89%로 늘었다. 솔브레인은 솔브레인홀딩스와 정 회장이 각각 31%, 7.77%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솔브레인 그룹의 주력 제품은 반도체용 식각액이다. 특히 불산계 식각액화 인산계 식각액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낸드의 고적층화 경향이 강해짐에 따라 솔브레인의 고선택비인산(HSN) 매출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SN은 낸드 식각 공정에서 실리콘 질화막(Si3N4)을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데 쓰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9세대 낸드 양산, 10세대 낸드 개발을 진행 중인 만큼 HSN의 사용량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솔브레인은 HBM CMP 슬러리를 국내 메모리 기업에 공급하는 등 고부가 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
다만 솔브레인의 매출은 2022년(1조909억원)을 기점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솔브레인은 2023년 매출 8440억원, 지난해 3분기에는 누적 매출 6469억원을 기록했다. 증권 업계에서는 솔브레인의 지난해 매출이 8000억원 중후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솔브레인의 매출 감소에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배터리 분야의 수요 약화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23년과 2024년에는 주요 메모리 기업들의 낸드플래시 감산이 이어지면서 낸드 소재 관련 기업들의 매출은 급감했다. 여기에 더해 최근 마이크론이 낸드 감산을 예고한 만큼 낸드 소재 수요 감소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다각화 지속, 바이오헬스케어 시장 진출
솔브레인그룹은 전자소재 사업 외에도 바이오헬스케어 사업을 키우고 있다. 바이오헬스케어사업은 솔브레인홀딩스 중심으로 키우고 있다. 회사는 2015년 화장품전문회사 제닉을 시작으로 2016년 라이프시맨틱스, 2018년 재생의학 R&D 전문기업인 엘앤씨바이오에 투자했다.
2018년에는 북미지역 체외진단시약 기업 아크 다이어그노스틱스(ARK Diagnostics) 인수, 2019년에는 체외진단기기 플랫폼 기업 시어(Seer) 등 기업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했다.
솔브레인그룹은 바이오헬스케어 사업 육성을 위해 전략적 투자 정책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원천 기술을 빠르게 확보하고, 사업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솔브레인홀딩스의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바이오헬스케어 사업부 매출은 685억원이다. 이 추세라면 2023년 매출(836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솔브레인그룹이 타 바이오 기업과 합작사 설립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지완 회장의 바이오헬스케어 사업 육성 의지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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