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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 뉴 리더십]이우봉 총괄 CEO 첫해, 글로벌 사업 '출발선' 선다②규모의 경제 효과로 해외 부문 '흑자' 유력, 현지 생산 전략 '기회' 선점

정유현 기자공개 2025-02-11 07:56:35

[편집자주]

지난해 풀무원은 창립 40주년을 맞아 과거의 성과를 짚어보고 백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담금질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단순한 시간의 경과를 넘어 성숙한 기업으로서의 위치를 확립하고 장기적인 비전을 수립하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활용했다. 41주년이 되는 시작부터 전문경영인 2기 체제로 변경하고 성장을 위한 핵심 과제를 제시했다. 이우봉 체제의 풀무원이 맞닥뜨린 과제와 향후 성장 전략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6일 08시1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선즉제인(先則制人), 후즉위인(後則爲人)'. 먼저 대비하는 자가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의미로 손자병법에 나오는 유명한 문구다. 글로벌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선제적으로 투자에 나섰던 풀무원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관통하는 문구로 볼 수 있다.

미국 시장을 기반으로 글로벌 확장을 지속했다. 투자는 계속됐지만 해외 사업 부문에서 현금이 돌지 않은 점은 풀무원의 크레딧 리스크를 키우는 요소였다. 미국 공장을 추가로 설립하면서 레버리지를 일으킨 영향에 재무 체력이 약해졌다. 외부의 우려와 달리 미국 공장이 가동을 시작하면서 물류비 절감 등을 통해 적자폭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수익성이 개선 국면에 진입한 후 매 분기 탄력을 더하며 성장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정부의 관세 압박은 현지 생산 체제를 구축한 전략이 빛을 보고 있다. 이우봉 총괄 CEO 체제의 첫해인 2025년에는 해외 부문에서 흑자 전환이 유력한 상황이다. 새로운 리더십 하에 풀무원이 어떤 성장 방정식을 써 내려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볼트온 전략으로 외형 확장, 미국 호실적 발판 상반기 흑자 가시화

풀무원은 1991년 미국에 법인을 세우면서 해외 진출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현지에 생산 공장을 설립하고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을 M&A 하는 볼트온 전략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1995년 LA에 공장을 설립했고 2004년 미국 유기농 식품회사 '와일드우드', 2009년 냉장 만두 등을 제조하는 '몬터레이 고메이 푸드' 등을 인수했다.

2016년 미국 두부 사업 1위였던 '비타소이'를 인수하면서 미 대륙 전역의 유통망을 확보했다. 다수의 기업을 흡수하면서 미국 시장에서 아시안 누들과 두부 등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한 것이다. '두부바'로 일본에서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었던 것도 현지 기업 인수가 원동력이 됐다. 중국에서는 현지 생산 파트너십을 활용해 시장을 공략했다. 베트남은 유통 및 판매 법인을 중심으로 운영 중이다.

미국 진출 시기를 기준으로 풀무원은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해외 사업에 '투자'만 해왔다. 버는 돈보다 지출하는 비용이 더 컸다. 2014년부터 2024년 9월 말까지 해외 부문 영업 적자를 합계를 내보면 3000억원이 넘는다. 오랜 기간 투자를 할 수 있었던 것은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면 안정적으로 수익이 창출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깔려있었다.

글로벌 식품 사업은 투자 비용이 크지만 일정 수준의 규모가 확보되면 이익이 급격히 증가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때마침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미국 시장에서 건강식품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핵심 제품인 두부와 생면 등 밀려드는 수요를 현지 생산량으로 대응하기가 어려워지자 비싼 물류비를 감수하고 한국에서 수출하면서 분위기를 이어갔다.

2020년 해외 부문의 영업적자가 42억원 수준까지 줄었지만 2021년 265억원으로 적자폭이 커진 배경이었다. 미국에 공장 증설 결단을 내리면서 풀무원의 투자 시계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재무 체력은 다소 약해졌지만 K-푸드 트렌드 확산에 따른 미래 성장 기회를 잡겠다는 의지였다.

2023년 미국 길로이 공장에서 매출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생면의 생산을 시작했다. 그동안은 국내에서 생면을 포함한 반제품을 수출해 미국 현지에서 조립하는 형태로 아시안 누들 제품을 판매했다.

길로이 공장이 가동되면서 현지에서 직접 생면을 생산해 현지 수요에 대응하고 물류비를 절감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2022년 455억원 규모까지 확대된 영업적자가 2023년 200억원대로 줄었다. 2024년 3분기 말 기준 해외 부문 영업적자는 55억원대로 줄었다.

해외 성과는 미국뿐 아니라 중국, 일본, 베트남 법인의 성과도 포함된다. 연간 실적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국 법인의 선전에 따라 연간 기준 해외 부문 영업 적자가 더 줄었을 것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 총괄 CEO 대표 부임 첫해 해외 사업에서 붉은 경고등이 꺼지고 푸른색 성장 신호가 켜질 것으로 전망된다.

◇재무 부담 불구 미국 공장 투자 전략 '빛', 트럼프 정부 '위기와 기회' 공존

이 총괄 CEO 대표는 수익성 강화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내실 다지기의 출발점에 섰다. 해외 사업 흑자 전환은 새로운 시작이다. 지속적으로 수익을 내기 위해 브랜드 가치를 키우고 포트폴리오를 다듬는 등의 경영 전략을 짜는 것이 과제다.

그동안 추진해온 투자 방향의 타당성을 실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최근 글로벌 정치적 변수로 인해 그동안의 노고가 인정을 받는 분위기다. 풀무원은 선제적인 투자의 결과물로 미국에서 4개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집권에 따라 경영 환경에 변수가 많아졌지만 풀무원은 일찍부터 현지 생산을 펼친 덕분에 한시름을 놓은 상황이다.

미국 내 생산 제품을 우선시하는 정책을 강화하면 해외에서 제조된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크다. 아직 구체화된 정책은 없는 상황이지만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상황을 모니터링 하고있다.

풀무원은 미국 내에서 생산을 하는 만큼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여기에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미국 동부 아이어 공장에 두부 공장 증설을 준비하고 있다. 두부 생산량 확대를 통해 미국 수요 대응뿐 아니라 유럽 진출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이 총괄 CEO는 현지 생산 관련 기회를 극대화하면서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는 중요한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다.

추가로 공장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고용 확대 등에 따라 미국 정부의 인센티브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관세 관련 리스크가 타 기업 대비 낮은 만큼 현재의 상황을 글로벌 사업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풀무원 측은 "미국법인에서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두부는 현지에서 100% 생산하고 있고 아시안 누들도 2023년 하반기에 공장을 증설했다"며 "대부분의 물량을 현지에서 생산해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까지 관세 관련 큰 이슈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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