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정책 리뷰]'어닝 쇼크' 잉글우드랩, 주주 환원책 전개 배경은2024년 이익 규모 축소 전망 불구 전년 수준 배당 결정, 반등 자신감 시그널 해석
정유현 기자공개 2025-02-07 07:56:18
[편집자주]
분기·연간 실적 발표 때마다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기업이 발표하는 배당정책이다. 유보 이익을 투자와 배당에 어떤 비중으로 안배할지 결정하는 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핵심 업무다. 기업마다 현금 사정과 주주 환원 정책이 다르기에 재원 마련 방안과 지급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주요 기업들이 수립한 배당정책과 이행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5일 10시10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에 공장을 두고 있는 화장품 ODM 기업 잉글우드랩이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2년 연속 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주요 고객사의 부자재 수급 지연과 수주 방식 변경 등의 이슈에 따라 매출이 줄어들었다. 이익도 쪼그라들었지만 탄탄한 재무 체력을 바탕으로 주주 환원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지난해 자회사 잉글우드랩코리아(EWLK)의 수출 규모가 성장한 점도 배당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일관된 배당 정책을 통해 실적에 대한 우려감을 낮추고 사업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연간 200억 영업익 달성한 2023년 첫 배당 실시
잉글우드랩은 2024년 사업연도에 1주당 100.33원(0.07달러)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총 배당금은 약 19억9336만원이다. 시가 배당률은 1.5%다. 2024년 1주당 배당금은 2023년(1주당 99.80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2년 연속 현금 배당을 결정한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
2004년 미국 뉴저지주 잉글우드에서 설립된 후 2016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미국 기업이 국내 증시에 상장한 사례로 2013년 엑세스바이오 이후 처음이었다. 미국 증시가 아닌 한국 증시에 상장한 것은 한국 및 아시아 진출에 대한 의지로 풀이됐다. 2018년 대주주가 코스메카코리아로 변경됐는데 2022년까지 현금 배당을 실시한 이력이 없었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5/02/05/20250205012146118_n.png)
2022년까지 잉글우드랩의 매출 규모는 1000억원대에 머물렀는데 2023년 2000억원을 넘어섰다. 매출과 이익 규모가 대폭 증가한 것이 배당의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영업이익의 증가세는 더 두드러진다. 2019년 67억원 수준이었던 영업이익은 2022년 99억까지 증가했는데 2023년에 289억원으로 약 3배 증가했다. 배당의 기준이 되는 순이익 규모도 덩달아 커졌다. 2023년 연간 순이익은 207억원 수준이었다.
잉글우드랩은 2023년 결산 전 배당 가능 이익을 확인한 후 20억원 범위 내에서 현금 배당을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당시 주가도 반응했다. 4일 종가 기준 잉글우드랩의 주가는 7720원인데 2023년 첫 배당 결정 후 주가가 1만4000원을 터치하는 등 긍정적 흐름을 탔다.
하지만 올해 들어 예상치 못한 변수가 등장하면서 잉글우드랩이 매 분기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성적표를 받았다. 주가도 흔들렸다. 잉글우드랩 본사는 EWL이라 표기하며 프레스티지 제품과 OTC 제품(자외선 차단제 등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의약품 등)을 한국 법인 EWLK는 미국 인디 브랜드 제품을 생산한다.
최근 성장을 주도했던 EWLK에서 주 고객사가 수주 방식을 변경하면서 출고가 지연되고 매출이 이연되는 이슈가 있었다. EWL도 OTC 비중이 확대되고 있으나 프리미엄 브랜드 매출 감소 등의 여파가 있었다. 2024년 3분기까지 잉글우드랩의 연결 매출은 1399억원, 영업이익은 151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5%, 28% 감소한 수치다.
◇2024년 역성장 불구 수출 성과 '주목', 재무 건전성 발판 주주 가치 제고
작년 3분기 실적 발표 전 잉글우드랩은 2024년 사업연도 배당 실시 계획을 발표했다. 이익이 줄었지만 전년과 비슷한 수준(20억원 내)에서 주주환원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하지만 어닝 쇼크 수준의 성적표를 발표하면서 주가가 하락세를 탔다.
증권사 컨센서스를 살펴보면 잉글우드랩의 2024년 연간 매출은 1840억원, 영업이익 200억원, 당기순이익은 140억원 수준이다. 전년 대비 외형과 수익성 모두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 나오지만 최근 5년간의 흐름과 비교해 보면 높은 편이다.
통상적으로 기업들은 역성장 흐름을 탈 경우 배당보다는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현금을 묶어두는 편이다. 사업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잉글우드랩은 2024년 정체됐던 주요 고객사의 매출이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면서 리스크가 해소될 것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미국 시장에서 안전 및 미용의 목적으로 선 스크리닝 제품 수요가 증가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패스트 트랙을 개발해 6개월 내 제품을 출시하는 툴을 고객사에 제안하고 있고 이는 하반기 성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또한 2019년 이후 EWLK의 수출 규모가 매년 성장하고 있다. 2024년에 70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전년 대비 약 60%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미국 시장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강화하고 고객에 맞춘 제품 개발에 앞장서고 있는 만큼 주주들에게 20억원을 돌려주는 것이 큰 부담은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배당을 실시할 수 있는 것은 재무 건전성도 한몫한다. 2024년 3분기 말 기준 자본유보율은 1713%다. 납입 자본금의 17배 이상의 잉여금을 보유하고 있다. 외부 차입에 의존하지 않고도 내부 자금을 활용해 설비 투자나 연구 개발을 진행할 수 있는 능력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금 배당의 회계상 재원인 이익잉여금도 증가세다. 2019년과 2020년은 결손 상태로 잉여금을 쌓지 못했는데 2021년 123억원을 기록한 후 순이익을 쌓으며 작년 3분기 말 기준 517억원 규모의 잉여금을 보유하고 있다.
잉글우드랩 측은 배당의 목적에 대해 "주주이익의 극대화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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