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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절차 밟는 홈플러스] '숨은 빚' 카드 미지급금, 시장 영향은카드사, 결제대금 유동화로 위험 회피…상거래 채무 정상 지급

이민호 기자공개 2025-03-10 08:09:56

[편집자주]

'메가푸드마켓' 전환을 통해 반등을 도모하고 있던 홈플러스가 결국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영업실적 부진이 장기화 되는 가운데 중단기적으로 재무 구조 개선 여력이 크지 않아 신용평가사로부터 등급이 하향 조정된 것이 트리거로 작용했다. 금융 구조 문제 해결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지만 고객들에게 브랜드 신뢰도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더벨은 홈플러스의 영업 현황과 재무 상황, 향후 대응 전략에 대해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5일 15시34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홈플러스의 '숨은 빚'으로 구매전용카드 미지급금이 지목된다. 차입금이나 리스부채는 아니지만 유동성 기타금융부채로서 홈플러스가 갚아야 할 돈이다. 홈플러스는 복수 카드사와 구매전용카드를 이용한 역팩토링 약정을 체결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홈플러스가 유동화증권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구매전용카드 결제대금을 우선 지급하면서 미결제 위험을 이미 회피한 것으로 파악된다. 서울회생법원이 사업계속을 위한 포괄허가를 결정한 만큼 구매전용카드 결제대금을 비롯한 영업 관련 상거래 채무를 정상적으로 지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매전용카드 결제대금 3513억 미지급…차입금 외 '숨은 빚'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지난달 27일 홈플러스의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에 적용되는 단기신용등급을 기존 A3에서 A3-로 일제히 하향 조정한 이유 중 하나는 과중한 재무 부담 때문이다. 2월 결산법인 홈플러스의 2024년 2월말 총차입금(리스부채 포함)은 5조3134억원이다. 자산총계(8조7854억원)와 비교한 차입금의존도가 60.5%나 됐다. 신용평가사들은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가 개시된 지난 4일 단기신용등급을 D로 재차 조정했다.


특히 과중한 이자 부담이 지적됐다. 홈플러스는 점포 매각대금을 차입금 상환과 이자 지급에 이용하고 매각한 점포는 재임차하는 세일앤리스백 전략을 취한 탓에 총차입금에서 리스부채가 3조8501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2023년 한 해(2023년 2월~2024년 2월) 동안 리스부채에서 발생한 이자비용만 1498억원으로 여기에 상환전환우선주(RCPS) 이자와 차입금 이자 등을 모두 합산한 전체 이자비용은 4567억원에 이르렀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의 근간이 되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2721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현금창출력에 비해 이자비용이 과중했다.

문제는 총차입금 이외에 '숨은 빚'도 있다는 점이다. 구매전용카드 미지급금이 대표적이다. 구매전용카드 미지급금은 기타금융부채로서 특히 단기에 갚아야 하는 유동성 부채로 분류된다. 2024년 2월말 홈플러스의 구매전용카드 미지급금 잔액은 3513억원이다.

구매전용카드 미지급금이 발생하는 이유는 홈플러스가 복수 카드사와 역팩토링 약정을 체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2024년 2월말 기준 롯데카드와의 700억원 규모 약정을 비롯해 현대카드 등 복수 카드사와도 약정을 체결하고 있다.


홈플러스가 물품 공급자로부터 물품을 공급받고 구매전용카드로 결제하면 홈플러스로서는 매입채무가 발생한다. 카드사는 이 매입채무를 담보로 물품 공급자에게 물품대금을 먼저 결제해주고 추후 홈플러스로부터 일정 이자를 붙여 결제대금을 지급받는 방식이다.

홈플러스가 구매전용카드를 이용한 역팩토링 약정을 도입한 것은 2020년으로 이후 2022년 2월말 2614억원, 2023년 2월말 2010억원 등 줄곧 3000억원 안팎의 미지급금 규모를 유지해왔다. 홈플러스로서는 3000억원 안팎의 자금적인 여유를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자금 조달 수단 중 하나로 이용했던 셈이다. 이 때문에 미지급금 규모는 현재도 2024년 2월말(3513억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파악된다.

◇카드사, 구매전용카드 결제대금 유동화로 위험 회피…상거래 채무 정상 지급 전망

구매전용카드를 이용한 역팩토링 구조에 따르면 카드사는 홈플러스의 미결제 위험에 노출된다. 하지만 홈플러스는 구매전용카드 결제대금을 기초자산으로 유동화증권을 발행했다. 유동화증권 매수 투자자가 카드사에 결제대금을 지급해주는 구조다.

이 때문에 역팩토링 약정을 체결한 복수 카드사로서는 이미 홈플러스의 3513억원 규모 구매전용카드 미지급금에 대한 익스포저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홈플러스는 여전히 유동화증권 매수 투자자에게 구매전용카드 결제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존재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사는 구매전용카드 결제대금 유동화로 증권사로부터 선수로 이미 돈을 받았기 때문에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개시와 관련해)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4일 기업회생절차 개시와 함께 사업계속을 위한 포괄허가도 함께 결정했다. 사업계속을 위한 포괄허가는 매입과 매출 등 상거래 대금 지급, 가맹점주에 대한 대금 지급, 직원 급여 지급 등을 정상 이행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구매전용카드 결제대금도 정상적으로 지급될 전망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4일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개시 결정 관련 리포트를 통해 "법원의 '사업계속을 위한 포괄 허가 결정'에 따라 영업 관련 상거래 채무는 정상적으로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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