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4월 03일 07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구를 조각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죠. 물을 다스리는 것에서부터 모든 인프라 공사를 토목에서 다 하지 않습니까?"삼호개발이 최근 발간한 사사 '삼호개발 55년사'에는 창업주 이종호 회장이 서울대 토목공학과에 진학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답변하는 내용이 나온다. 당시에도 토목공학과가 인기있는 학과는 아니었지만 이 회장은 건설업에 투신하겠다는 의지로 전공을 선택했다고 한다.
졸업 후 청과상과 기계부품사를 통해 자본을 모은 이 회장은 1969년 삼호개발의 전신인 삼호공사를 세워 본격적으로 건설업에 진출했다. 당시 한국은 1961년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서 도로와 항만, 치수, 상하수도 등 다양한 건설사업들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 회장은 미국에서 최신 휠로더 중장비를 구매해 경부고속도로 공사에 뛰어들었다. 현대건설이 담당했던 수원과 천안, 대전 등의 구간을 삼호공사가 맡으면서 입소문이 퍼졌고 도약의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이 회장은 1976년 법인 삼호개발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토공 및 철근콘크리트, 포장공사 등 전문건설사로 자리를 잡았다.
이 회장의 말처럼 삼호개발은 경부고속도로를 비롯해 고리원자력발전소 부지 조성, 88올림픽 고속도로, 광양제철소 연약지반 개량 등 굴지의 공사들에 도전해 국토에 다양한 조각을 남겼다. 이를 기반으로 반세기 넘게 발전한 삼호개발은 2024년 전문건설업 시공능력평가에서 지반조성포장 분야 전국 1위를 기록하는 등 경쟁력을 자랑한다.
올해 삼호개발은 새로운 변화의 물길을 열었다. 이 회장의 장남인 이영열 사장을 대표이사로 맞은 것이다. 당초 이 사장은 부친의 가업을 이을 생각이 없었다. 실제로 공직자로서 문화체육관광부 인사과장, 정책기획관,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실 행정관 등 요직을 걸었던 그에게 건설업은 낯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부친의 설득 끝에 2021년 7월 삼호개발에 합류하면서 승계 절차를 밟고 있다. 삼호개발은 이 사장 합류 이후 ESG 경영 TF를 꾸리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를 시작으로 삼호개발의 기업가치 재평가에 나선 가운데 이 사장이 대표이사로 경영 전면에 나선 만큼 달라진 리더십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삼호개발은 최근 '스마트 삼호'란 화두를 정하고 미래 건설 기술 도입 등에 집중하고 있다. 삼호개발이 비교적 이른 시기인 2007년 벤처캐피탈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하는 등 스타트업 투자에도 관심을 기울였던 만큼 향후 시너지도 기대된다.
국내 많은 건설사가 최근 들어 아파트 시공으로 많은 부를 축적했지만 본업을 거슬러 올라가면 대부분 토목사업에서 기반을 닦았다. 이를 고려하면 삼호개발과 같이 토공사 등 전문건설업 한 우물을 파고 있는 곳에 대한 가치를 재발견해야 하지 않을까. 견고한 미래를 만드는 삼호개발의 도전과 발전에 관심을 조금 더 가져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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