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은행경영 '속살' 드러난다 B/S와 규제자본 일치..PD·파생상품 담보·유동성자산 내역도 공시대상

김현동 기자공개 2010-06-17 16:11:10

이 기사는 2010년 06월 17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젤"은행 영업구조가 완전히 노출된다."

바젤Ⅲ가 도입되면 은행들이 그동안 투자자에게 숨겨온 자세한 경영 정보들이 그 진면목을 드러내게 된다. 바젤위원회(BCBS)가 시장규율 강화와 은행 경영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공시대상과 범위를 대폭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바젤Ⅱ의 필라3(Pillar3)에서 자기자본 세부내역과 리스크별 측정방법을 공시토록 했지만, 바젤Ⅲ는 리스크 요인을 모두 공개토록 했다. 특히 유동성비율 대상 자산·부채가 공시대상에 추가돼 은행의 영업구조가 그대로 노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은 규제자본의 세부적인 내역과 자산 포트폴리오를 공개할 경우, 영업에 지장을 초래하고 위기 상황에서 시장 혼란을 부채질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 신용등급별 PD·EAD 등도 공시대상 포함

BCBS는 작년 말 발표한 '은행의 자본 및 유동성규제 개편안'에서, 은행 경영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필라3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BCBS는 "은행의 규제자본 공시가 불충분해 자본 구성항목의 상세내역을 알 수 없고, 자본의 질에 대한 정확한 측정 및 다른 은행과의 의미있는 비교가능성이 제한되고 있다"고 공시 강화 배경을 설명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현실화된 은행 파산의 위험을 예금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취지다.

BCBS가 제시한 공시 요구 수준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자본규제와 관련해 ▲감사보고서상 재무상태표(B/S) 공시항목과 규제자본 구성항목 일치 ▲모든 공제항목 별도 표시 ▲규제한도 적용대상 자본항목 공시 ▲발행된 자본증권 주요 특징 설명 ▲규제자본 구성항목별 비율과 계산방법론 설명 ▲규제자본에 포함된 모든 증권의 계약조건 홈페이지 공시 등을 공시토록 했다.

또 리스크 커버리지가 확대되면서, 거래상대방 신용리스크와 관련한 관리기준 강화로 인해 부도율(PD)은 물론이고 신용등급별 PD, 부도시 손실률(LGD), 부도시 익스포져(EAD), 예상손실(EL) 등이 공시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재)유동화 거래 내역과 파생상품별 담보자산과 담보기간, 지급보증·약정 등 부외거래 자산(off-balance sheet) 구성항목과 보유 내역도 공시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BCBS는 레버리지 비율(leverage ratio) 도입안이 확정되면 레버리지 비율 및 세부 산출요소에 대한 공시 양식을 개발해 필라3의 공시를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바젤Ⅲ의 필라3가 반영된 은행연합회의 '금융업경영통일공시기준'은 BIS기준 자기자본비율과 규제자본 구성항목별 비율, 공제항목 규모, 리스크별 익스포져 및 위험가중자산 현황, 트레이딩목적 자산·부채현황, 후순위채권 발행현황, 기타 자본조달 현황 등을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비율과 관련된 세부적 내역과 PD, LGD 등은 공시 대상이 아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해석의 여지가 있긴 하지만, BCBS의 공개초안은 리스크 요인을 모두 공시하라고 했다"면서 "신용등급별 부도율 등 기초적인 자료들이 공시 대상에 포함될 것 같다"고 전했다.

◇ "은행 영업구조 완전히 노출된다"

바젤Ⅲ의 공시와 관련해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유동성 규제와 관련된다.

공개초안은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순안정 자금조달비율(NSFR) 수준은 물론이고 지표 구성항목의 값과 구조, 지표 이면의 변수를 공시 대상으로 규정했다.

LCR과 관련해서는 고유동성 자산 내역과 보유규모는 물론이고 자산·부채 항목의 예금이탈률도 일일이 공시해야 하는 것이다. 가령 일정 시점의 LCR이 100%라면, 현금·국공채·회사채·금융채·커버드본드 등 고유동성 자산의 내역과 규모, 소매예금·영업활동 관련 기업예금·한도성 여신 미사용한도금액·신용장(L/C) 발급 등의 자산·부채 규모와 비중을 모두 공개해야 한다. 특정 자산·부채의 비중이 높다면, 그 사유도 공개해야 하는 식이다.

NSFR 역시 마찬가지다. 지표 산정에 필요한 모든 항목을 밝히고 항목별 보유 규모와 비중 등을 자세히 밝혀야 한다. LCR과 항목은 중복되지만, 자산·부채별 만기를 공개해야 하기 때문에 은행의 자금조달·운용 구조가 그대로 드러날 수 있다.

현행 은행 경영공시는 특정 시점의 원화유동성비율, 외화유동성비율, 업무용유형자산비율 수치와 산술식만을 공개하고 있다. 중장기재원조달비율 등은 감독당국에게만 보고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바젤Ⅲ의 공시대로 한다면 은행의 영업구조가 완전히 노출된다다"면서 "특히 유동성 비율과 관련한 공시는 민감한 내용이 많아서 국가별 재량권이 발휘돼야 한다"고 말했다.

감독당국 관계자는 "바젤Ⅲ는 바젤Ⅱ의 필라3보다 공시대상을 넓히고 세분화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면서 "다만, (공시가)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는 만큼 최소한의 공통된 공시 기준을 만들기 위해 국제적인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LCR이나 NSFR이 신용등급이 높은 자산에 가중치를 부여하고 있는 만큼, 은행의 자산·부채 내역이 공개되면 위기 상황에서 우량 자산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img4.gif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