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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기업과 전통기업을 보는 시각 [WM라운지]

조성식 미래에셋생명 증권운용본부장공개 2018-03-07 08:25:28

이 기사는 2018년 03월 05일 10:4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련의 주가상승을 선도하는 소위 IT 혁신기업이라고 불리는 아마존, 구글, 알리바바와 같은 글로벌 플랫폼 기업의 가치는 쉽게 평가하기 어렵다. 자타가 공인하는 투자의 대부 워렌버핏의 중요한 투자원칙 중 하나는 이해할 수 있는 비즈니스에 대한 투자였다. 여기에 주요하게 쓰인 기법이 재무재표에 나타난 회사의 청산가치와 시장에서 평가된 시장가치의 차이를 통한 안전마진의 확보다.

예를 들어 엑슨모빌이 보유한 유정의 매장량에 현재 유가를 곱한 가치와 엑슨모빌 시가총액을 비교하여 시가총액이 보유원유의 자산가치보다 약 40% 저렴하다면 엑슨모빌에 대한 주식투자는 약 40%의 안전마진을 확보한 투자로 간주되는 것이다. 이러한 투자의 핵심은 회사내 저평가된 자산가치를 잘 찾아내는 것이고 이에 대한 판단이 주식투자에 대한 중요의사결정 요인이 된다.

1990년대 말 미국의 IT버블은 과대평가된 미국의 IT기업들의 거품이 꺼지면서 당시 IT기업에 투자하지 않던 버핏에게 역시 워렌버핏이란 평가를 안겨주었다. 보이거나 이해되거나 하는 워렌버핏식 투자의 시각을 그림으로 비유하면 보이는 사물을 화폭에 담아내는 정물화와 같은 느낌이다. 회사가 가진 자원이나 자산을 인식하고 그것에 대한 평가와 시장의 평가를 비교하는 과정은 보이는 정물을 기반으로 화폭에 자신의 해석을 담아 그려내는 정물화의 표현과 유사하다.

한해 수조원에서 수십조원의 영업수익을 내기까지 플랫폼 기업들은 그림으로 보면 정물화보단 추상화에 가까운 존재였다. 설립초기에 수년동안 영업손실이 발생하기도 하고 적자가 흑자로 전환되기까지의 과정도 명쾌하지 않았다.

피카소 이전의 그림이 망막에 맺히는 사물의 형상을 바탕으로 그려졌다면 피카소는 보이는 것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보이는 이면의 것을 재해석하고 해체와 재조합을 통해 새로운 가치로 표현해냈다. 이러한 과정은 플랫폼 기업의 기업가치와 닮은점이다.

기본적으로 자산이 회사내에 있지 않은 경우가 많으므로 워렌버핏식 접근으로는 평가자체가 어렵다. 페이스북과 유튜브는 회원들이 만들어 내는 콘텐츠가 회사의 존립근거가 되는 핵심자원이지만 그것이 회사내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을 표현하는 장(플랫폼)을 제공할 뿐이다.

재무제표에 표기될 수 없는 핵심자산을 PBR(주당순자산 가치)로 비교하거나 이를 주식 고평가 여부의 잣대로 삼는 것은 많은 무리가 따른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미국주식이 비싸다는 주장 이면에 과거의 전통적 가치평가 방식인 PER(주당 순이익)과 PBR(주당 순자산)이 다른나라에 비해 높다는 논리가 늘 따라다닌다.

이처럼 핵심자원이 회사 밖에 존재하는 플랫폼기업의 특성을 이해하고 나면 좀 더 균형잡힌 시각에서 주식의 가치를 바라 볼 수 있을 것이다. 회사가 제공하는 플랫폼의 가치가 고객들에게 대체가 어려운 가치인지 또는 한때의 유행으로 끝날 수 있는 요소는 없는지 등을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한 체크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비즈니스의 본질이 다른 플랫폼기업에 대한 분석의 잣대 또한 달라져야 한다. 이는 재무제표를 기반으로 한 전통적 분석기법보다 더 많은 상상력과 다양한 시각을 필요로 한다.

누가 보아도 잘 그려진 정물화보다 왜 비싼지 알기까지 많은 수고가 필요한 한국의 단색화가 홍콩 화단에서 차원이 다른 고가에 거래되는 일련의 트렌드 또한 자산에 대한 시대정신을 반영한 것으로 보이는 것은 우연일까.


조성식 미래에셋생명 본부장

미래에셋·서울증권 자산운용본부 자산운용역
미래에셋증권 국내 및 AI, 해외펀드 마케팅팀장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팀장
미래에셋생명보험 변액보험운용실장
미래에셋생명보험 증권운용본부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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