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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인을 위한 신탁의 역할은 어디까지일까 [WM라운지]

배정식 KEB하나은행 신탁부 리빙트러스트센터장공개 2018-01-29 08:31:12

이 기사는 2018년 01월 25일 08: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젊은 세대인 40대와 그 이하 세대층을 대상으로 하는 상속 설명회를 할 때면 필자는 양가 부모님의 장례를 치러본 경험 유무를 물어보곤 한다. 필자의 주 업무가 상속과 자산관리이다 보니 고령사회에서의 30~40대는 상속문제를 과연 얼마나 고민하고 있을지가 궁금하기 때문이다. 이런 종류의 유사한 설문자료나 통계는 보지 못해 정확도를 담보할 순 없겠으나, 질문에 대한 그들의 답변은 약 30~35% 수준으로 느껴진다.

우리사회는 저출산 고령화 등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로 2017년 하반기 이미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일본의 예를 들어 가며 늘어가는 고령층 사망으로 인해 미래의 상속분쟁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젊은 층의 상속인식은 아직은 머리에서 가슴까지는 도달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만약 지금부터 5년이 더 흐른 뒤에는? 그리고 또 5년이 더 흐른다면? 앞선 40대들 역시 5년이 흐른 뒤에는 돌아가신 부모님이 남겨놓은 아파트 한 채 때문에 나누는 방법에 대해 형제들끼리 서로 언성을 높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또는 부모가 미리 작성해 놓은 유언에서 배제될 경우, 점차 높아진 법률 수준으로 법적 문제를 검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 집안이 부자이든 평범한 가정이든. 혹은 장례식장에서부터 돈 문제로 얼굴을 붉히고 있을 상주가 되어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상속이 발생하면 참 많은 일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돌아가신 분의 장례와 형제들간 원만한 상속재산 정리 그리고 상속세 신고와 조사 뿐 아니라 가족들간 마음을 추스르는 시간도 필요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서로 불만과 갈등이 터져 고통의 시간을 보내는 분들과 그런 가능성을 줄이려는 어른신들을 뵈면서 곧 다가올 상속이라는 파도를 잘 헤쳐갈 지혜를 찾아본다.

집안에 상을 당하게 되면 이젠 상조회사의 도움을 받아 장례를 치르는 경우는 보편화됐다. 일본처럼 사망 전 자신의 장례설계를 하거나 도움을 주는 절차나 문화가 우리에겐 없다. 매년 27만~28만명의 사망자수가 4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2025년 무렵에는 고령층 스스로 셀프장례를 준비하고, 그들을 도와주는 장례컨설팅 문화가 우리사회에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2015년 이후 80%를 넘어 매년 증가하고 있는 화장장을 통해 장례를 치른 후 봉안시설에 부모를 모시게 될 것이다. 약 73%가 봉안시설로, 약 16% 수목장 형태로 모셔지게 된다.

이런 장례절차 이후 재산분할 등 상속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간별 준비해야 할 내용들이 있다. 상속개시 당시에는 사망진단서를 받아 사업자의 경우는 사업자등록 정정신고도 하고 건강보험, 신용카드 혹은 인터넷 해지 신청등도 하게 된다.

상소개시일 1개월 이내에는 시.구.읍.면.동 주민센터에 사망신고와 피상속인의 재산조회를 해야한다. 재산조회는 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를 통해 전국 어디서나 손쉽게 피상속인의 금융재산, 토지, 자동차, 국민연금, 국세와 지방세 등 총 6가지 내용을 알아볼 수 있다. 2015년 6월 30일 시행된 제도는 몇 차례 개선을 통해 상속인들의 업무지원을 하고 있어 그 활용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상속개시일 3개월 이내에는 상속포기 또는 한정승인 심판청구와 유족연금 등의 청구를 해야 한다.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는 상속재산의 평가를 통해 협의분할과 재산취득에 따른 취득세 신고와 납부, 피상속인의 소득세 신고와 납부 그리고 상속세의 신고와 납부도 진행해야 한다.

돈 문제와 관련해 진행할 절차와는 별도로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법적검토를 고민하는 가정도 조금씩 늘고 있는 것 같다.

유언장 없이 피상속인이 사망할 경우에는 고스란히 상속인들간 재산분할을 위한 협의를 하게 된다. 부모님 돌아가시기 전에 받은 재산이 있을 경우 남은 재산에 대해 서로의 지분을 더 주장하게 되거나, 상속재산으로 부동산이 있다면 상속인 서로 미래자산가치 기준이 달라 부동산 분할 협의가 되지 않는 경우 등일 것이다.

유언장이 있더라도 유류분에 대한 다툼은 증가하고 있다. 상속인들간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의 유언비율이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이 모든 문제에 대한 해결은 결국 상속인들 당사자들이 풀 수밖에는 없는 것이다.

상속인들간 해결을 위해서는 상속재산에 대한 객관적인 가치평가, 세무적 관점에서 정확한 수치들이 제시돼야 한다. 그러나 불신이 높은 가정일수록 상속인들 중 어느 한사람이 추천하는 전문가들의 자료에 대해 신뢰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처럼 상속집행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고민과 갈등을 조금이나마 줄이고자 한다면 신탁에 의한 상속설계와 담당 센터를 찾아보길 권유한다. 집행단계에서 유언대용신탁의 역할은 신탁이라는 객관적인 제3자에 의한 위탁자인 부모의 유지를 정확히 처리할 수 있다.

또 하나는 유산정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속인들간의 갈등을 △객관적인 자산평가 △세무자료 점검 △실질적인 분배금 등에 대한 진단을 통해 협의할 수 있는 명분과 자문을 받을 수 있다.

남은 상속인들이 분쟁을 최소화하는 것이 상속설계의 본질이라면 객관적인고 전문적인 제3자에 의한 사후 유산정리 절차에 대한 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 향후 우리도 현재의 일본과 같이 그러한 니즈를 가진 상속인들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신탁에 의한 상속집행의 대표적인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80대 중반의 부친은 딸보다는 아들에게 더 많은 재산상속이 되도록 신탁계약을 했다. 부친 사후에도 신탁에서는 사후 수익자로 지정된 아들에게 소유권을 이전하는 기본적인 역할 외에도 다양한 유산정리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남은 형제간 다툼을 최소화하도록 재산에 대한 평가부터 유류분의 문제, 그리고 세무신고지원과 상속세 분담이후 실질적인 상속금액 등에 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지원을 했다. 상속인들은 어떻게 하는 것이 분쟁없는 최선의 방법인가에 대한 고민 끝에 원만한 마무리를 했다. 갈등으로 치달을 수도 있었던 형제관계도 잘 회복됐다.



배정식 하나은행 리빙트러스트센터장

한양대 경제학과 졸업 및 동대학원 수료, 서울대 금융법무과정(신탁법)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금융투자 전공10기) 졸업
[저서]'신탁 상속'(재산 분쟁 없는 희망 상속 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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