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원화커버드본드 3번째주자 되나 당국과 구조·한도 설정 협의 중, 신한은행은 자체 타당성 검토 단계
손현지 기자공개 2019-07-03 14:44:06
이 기사는 2019년 07월 01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원화커버드본드(이중상환청구권부 채권) 발행에 도전한다. KB국민은행, SC제일은행에 이어 은행권 세번째로 당국에 커버드본드 발행 계획을 밝힌 상황이다. 신한은행은 내부적으로 원화커버드본드 발행 타당성에 대해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NH농협은행과 하나은행의 경우 계획이 없는 상황이다.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1일 "우리은행이 이중상환청구권부 채권 발행에 관한 법률에 따른 발행기관 적격요건을 대부분 충족시켰기에 승인을 검토 중"이라면서 "우리은행이 제시한 커버드본드 발행구조 뿐 아니라 원리금의 상환능력 및 커버풀 관련 위험, 기초자산집합 관리 위험, 법률 위험 등을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이번주 중으로 발행 적격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커버드본드는 금융기관이 보유한 주택담보대출 등 우량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만기 5년 이상의 장기물로 주담대 재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근에는 선순위채권을 대체하는 형태로 기대를 모으면서 시중은행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 차원에서 원화커버드본드 발행을 장려하기 위한 유인책이 효과를 봤다. 발행자에게는 커버드본드 잔액의 최대 1%를 예수금으로 인정하며 발행비용 분담금을 면제해주고 있다. 이에 힘입어 은행권에서는 KB국민은행, SC제일은행이 발행에 성공했다.
우리은행도 내년부터 강화되는 원화예대율(원화대출금/원화예수금)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커버드본드 발행에 도전했다. 지난 4월 말부터 당국에 커버드본드 발행심사를 신청했으며 두 달정도 시장흥행에 성공할 수 있는 구조 설정 등을 논의해왔다.
우리은행은 커버드본드 발행까지 적어도 두 달 넘게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외화 커버드본드 발행경험이 있어서 용도변경만 하면 됐던 국민은행과 달리 커버드본드 발행 자체에 대한 경험이 전무하기 때문에 프로그램 설계 자체를 새로하게 됐기 때문이다. 당국과 단계적으로 한도, 담보, 구조, 관리인 설정 등과 관련된 전반적인 협의를 해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담보관리나 전산IT, 내부통제를 위한 인력확보 관련 작업도 뒷받침될 예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발행규모, 한도, 금리를 설정은 일단 당국의 발행승인이 떨어진 후에야 구체화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아직까지는 당국과 협의해나가고 있는 초기단계다 보니 어떠한 것도 결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이 커버드본드 발행에 나선 건 선제적인 예수금 조달과 대출 포트폴리오 조정 등 지속적으로 예대율 관리하기 위해서다. 우리은행의 예대율은 지난 3월 말 기준 96.6%로 금융당국의 규제비율 (100% 이하)을 충족하고 있다. 다만 내년부터 시행되는 감독당국의 기업·가계대출 가중치 차등안(가계대출+15%, 기업대출-15%, 자영업자대출 0%)의 변경된 산식을 단순 적용 시 예대율은 약 3.0%포인트 상승하면서 기준치에 육박하게 된다.
대출영업 제약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커버드본드 발행의 주배경으로 작용했다. 당국은 예대율 뿐 아니라 자본비율 산정시에도 가계대출 가중치를 상향했는데 작년 10월부터는 총부채원리금상환 비율(DSR)을 관리지표로 전환했다. 시중은행의 경우 신규대출 취급액(만기연장 건은 적용 제외) 중 DSR 70% 초과대출은 15%, DSR 90% 초과대출은 10% 이내로 제한된다. 이에 따르면 평균 DSR을 오는 2021년 말까지 40% 이내로 관리해야 하는데 이러한 규제강화는 대출 영업 확대에 제한적이다.
실제로 우리은행의 대출자산 성장을 견인했던 주택담보대출금은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지난 2016년까지 10%를 상회하는 성장률을 보이던 원화대출금은 정부규제 강화 영향으로 지난 2017년 3.0%, 2018년 5.9% 증가하는데 그쳤다. 아울러 대출채권 성장률은 지난해부터 시중은행 대비 낮은 수준을 보였다.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외환 등 기타대출의 감소 및 리스크관리로 기업·가계대출 증가폭이 타 은행 대비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담보 자산규모를 고려했을 때 4000억~6000억원 수준으로 발행을 고려하고 있을 것"이라며 "최근 당국이 투자자 유인책으로 국제결제은행(BIS)비율을 산정할 때 위험가중치를 하향 적용할 수 있는 혜택을 마련하면서 원화커버드본드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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