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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턱 낮아진 사모 재간접펀드, 흥행은 '물음표' 최소가입액 500만원 한도제한 폐지…사모 상품 회피 분위기 '걸림돌'

김진현 기자공개 2019-10-21 08:19:38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8일 16: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소 가입금액 제한이 사라진 사모투자 재간접펀드로 자금 유입이 이뤄질 지 여부가 주목된다. 시장을 선점한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최근 공모운용사로 전환한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을 제외한 나머지 상품은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8일 사모투자 재간접펀드의 최소 가입금액 제한이 사라졌다. 이에 각 자산운용사들은 펀드 집합투자규약, 투자설명서 등에서 가입자격 요건을 삭제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최소 500만원 이상을 펀드에 납입해야만 사모투자 재간접 상품에 가입이 가능했다. 전문투자자 자격을 갖춘 이들만 투자가 가능했던 헤지펀드를 활용해 포트폴리오를 꾸리는 만큼 일반 투자자 보호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세웠던 진입장벽이다.

수정됨_사모재간접

지난 11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신한BNPP베스트헤지펀드혼합자산투자신탁[사모투자재간접형]'의 집합투자규약과 투자설명서를 변경했다. 14일과 15일 타임폴리오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도 각각 '타임폴리오위드타임증권자투자신탁(사모투자재간접형)', '미래에셋스마트헤지펀드셀렉션혼합자산자투자신탁(사모투자재간접형)'의 정정공시를 냈다. 뒤이어 17일과 18일 KB자산운용과 NH아문디자산운용도 곧바로 500만원 한도 요건을 삭제했다. 삼성자산운용도 조만간 최소가입금액 제한을 없앨 계획이다.

최소가입금액이 낮아지면서 출시 3주만에 1000억원을 끌어 모은 타임폴리오위드타임펀드의 2000억원 한도는 보다 빠르게 소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해당 펀드로 모은 금액을 자사 헤지펀드에 나눠 투자할 계획이다. 헤지펀드 시장에서 입소문을 탄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공모시장에서도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월 중순 펀드를 출시할 당시만 하더라도 500만원 이상 최소가입금액 제한이 있었지만 빠르게 자금을 끌어모았다.

규제 완화로 앞서 사모투자 재간접상품을 설정한 자산운용사도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자금 유입을 부추기기엔 최근 투자 환경이 좋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최근 파생결합펀드(DLF), 라임자산운용 환매 연기 조치 등으로 인해 사모 상품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소가입금액 허들이 사라져 규제가 완화됐으나 약관을 변경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체감할만한 유입이 이뤄지지는 않고 있다"며 "사모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가라앉는 시기가 오면 규제 완화가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제외한 나머지 사모 재간접 상품의 설정액은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다. 그나마 삼성자산운용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100억원 이상 자금을 모았다. 삼성솔루션코리아플러스알파펀드와 신한BNPP베스트헤지펀드혼합자산펀드의 설정액은 각각 224억원, 113억원이다. KB헤지펀드솔루션펀드와 NH-Amundi액티브헤지펀드크리에이터펀드는 51억원, 42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가장 많은 자금을 끌어모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스마트헤지펀드셀렉션혼합자산자투자신탁(사모투자재간접형)'은 지난 2017년 9월 설정된 첫 사모 재간접 상품이다. 1312억원 규모로 '멀티스트래티지(Multi Strategy)' 전략을 활용하는 펀드를 여럿 편입해 자산간 민감도를 낮춘 게 특징이다. 해외펀드로 지역별 자산배분도 시행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3년 이상된 순자산 1000억원 이상인 자산운용사가 내놓은 상품 가운데 1년 이상 트랙레코드를 가진 300억원 이상 규모 헤지펀드만 편입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유럽 지역에 등록된 공모펀드인 'UCITS' 가운데 편입 헤지펀드 전략을 보완할 수 있는 상품을 편입한 게 특징적이다. 메릴린치, 레그메이슨 등 유럽 지역 투자회사들의 상품을 편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1년 이상된 100억 이상 펀드 가운데 전략별로 펀드를 골라 포트폴리오를 꾸린다. 롱바이어스드, 롱숏, 이벤트드리븐, 매크로, 멀티 전략 등 상품 전략에 따라 분석한 뒤 운용사 미팅후 펀드 편입 여부를 결정한다. 오로지 한국형 헤지펀드만을 편입해 자산구성을 한다는 점이 해외펀드를 담은 타사 상품과 차이다.

KB자산운용은 운용기간이 1년을 넘긴 상품 가운데 50억원 이상 상품을 편입하고 있다. 펀드 설정액이 크지 않아 국내 헤지펀드 가운데 5개만 포트폴리오에 편입된 상태다. NH아문디자산운용 역시 펀드 규모가 작아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 제한된 상태다. 씨앗자산운용과 머스트자산운용의 펀드를 담고 나머지 자산 32%는 예금에 넣어두고 있는 상태다.

사모 재간접 상품이 처음으로 공모펀드로 출시됐을 당시만 하더라도 투자자 관심이 높았으나 최소가입금액 제한으로 후발 주자들은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월 사모 재간접 상품의 최소가입금액을 폐지하는 내용이 담긴 '현장혁신형 자산운용산업 규제개선안'을 발표했다. 다만 시행 시점이 헤지펀드 시장의 분위기가 침체된 상황과 맞물리면서 사모 재간접 상품이 규제완화 효과를 누리기까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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