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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W 'P플랜'이 싹틔운 작은 희망 [thebell note]

신상윤 기자공개 2020-07-09 08:27:15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7일 08:0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20년간 EMW가 전부였습니다. 감사 이슈가 반복되지 않도록 더욱 노력해야죠."

매년 3월이면 코스닥 시장에 '상장폐지' 칼바람이 분다. 외부 감사인의 감사는 자본시장의 건전함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다.

최근 만난 양일규 EMW 대표의 말이 울림을 줬다. 그는 EMW에 입사해 20년 동안 오로지 영업 전선에서 뛰었다. 휴가 한번 제대로 가본 적 없을 정도로 궂은일을 도맡았다. 창업자였던 류병훈 전 대표이사 회장과는 속을 터놓고 얘기했다.

그러나 2018년 류 전 회장의 횡령 사건이 터지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급기야 외부 감사인이 그해 재무제표에 '의견거절'을 표명하면서 코스닥시장 퇴출 위기까지 놓였다.

양 대표도 당황스러운 건 매한가지였다. 그는 "EMW에 입사해 류 전 회장과 함께 한 시간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많지만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며 독한 마음을 붙잡았다.

그는 류 전 회장과 맞서 우여곡절 끝에 경영권까지 확보했다. 그리고 2년여 만인 최근 2018년, 2019년 회계결산에 대한 외부 감사인 의견까지 적정으로 되돌렸다.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 심사가 남았지만 상장폐지 퇴출 위기에서 가장 큰 산을 넘었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EMW가 외부 감사인 의견을 되돌리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소위 'P플랜'이라고 하는 '단기 법정관리'다.

P플랜은 법정관리 이전에 회생계획을 수립하고 채권단 동의를 밟는 단기 구조조정이다. EMW는 올해 초 최대주주 변경과 맞물려 P플랜을 실행했고 불과 한달여 만에 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 인가를 받았다. 이로써 외부 감사인이 지적했던 부외부채 우려를 씻었다. 류 전 회장의 횡령 사건으로 촉발한 재무적 리스크도 해소했다.

양 대표 등 전 직원은 P플랜을 위해 모든 것을 던졌다. 결과적으로 외부 감사인 적정 의견의 마중물이었지만 전례가 없었던 만큼 쉽진 않았다. 하지만 EMW의 P플랜이 비슷한 상장사들의 부러움을 샀다는 건 주주들도 입을 모아 동의한다.

P플랜을 모든 기업에 일관적으로 적용하긴 어렵다. 그러나 매년 수십 건의 상장폐지로 주주들이 피눈물을 흘렸던 전례를 생각하면 작은 희망임엔 틀림없다. 더 나아가 소액주주들에겐 경영진의 잘못에서 소중한 자산을 지킬 수 있는 수단이란 평가도 나온다. EMW가 어렵게 걸었던 P플랜의 길을 다른 상장사도 눈여겨보고 있는 이유다.

양 대표가 서두에 말했듯이 단순히 회사의 회생을 바라지 않았다. 즉 회사가 종속할 수 있도록 하는 작은 발돋움이란데 더 의미가 있다. EMW가 P플랜을 통해 회생의 실마리를 찾았듯 P플랜이 EMW와 같은 상황에 처한 기업들에 작은 희망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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