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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 대우건설 독립경영 '2년만'…합병 염두뒀나 별도법인·사명 유지협약 2023년 연말까지로 제한

고진영 기자공개 2022-01-24 07:36:02

이 기사는 2022년 01월 21일 16:0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건설 인수를 앞둔 중흥그룹이 ‘독립경영’에 기간제한 조건을 달았다. 별도법인과 사명 유지 등을 약 2년간만 보장하겠다는 내용이다.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한 선 긋기로 보이지만 추후 합병 가능성도 아주 무시하긴 어려워졌다. ‘중흥’ 이름에 대한 오너일가의 애착이 일부 작용했을 것이란 평가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우건설 노조와 중흥그룹의 협상이 결렬된 주요쟁점 중 하나로 독립경영 여부가 꼽힌다. 합병 및 사명 변경에 관한 사항 등이 포함됐다.

세부적으로 노조 측은 △대우건설을 별도법인으로 하고 사명을 유지할 것 △대우건설이 보유 브랜드 등 지적 재산권을 독점적으로 사용하도록 할 것 △수주 및 구매활동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보장할 것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중흥그룹은 ‘2023년 12월 31일까지만 보장한다’는 최종 제안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대우건설을 다른 법인으로 흡수합병하지 않겠다고 약속해달라는 요구 역시 거부했다. 중흥 측은 “합병 계획은 없지만 최대주주권에 대한 사항인 만큼 강제금지 조항 등은 수용 불가”라고 덧붙였다.

앞서 중흥그룹은 정창선 회장이 직접 독립경영과 자율성 보장을 약속했다. 노조와의 협상에서 기간제한을 고집한 것 역시 실제 합병 플랜이 있어서라기보다는 앞으로 휘둘릴 여지를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배경일 가능성이 높다. 독립경영이 합리적 선택이라는 게 중론이기 때문이다.

중흥그룹은 전문경영인 체제인 대우건설과는 경영 방식에 간극이 상당하다. 중흥의 경우 오너 개인의 사업적 판단이 경영 전반을 좌우한다. 하지만 대우건설을 기존의 방식으로 완전히 통제하기에는 덩치도 버거울뿐더러 그간 커버해온 사업분야에도 차이가 있다. 중흥은 국내 주택사업을 주력으로 성장한 회사인 만큼 해외, 플랜트사업에 익숙치 않다.

주택 브랜드도 '각자도생'이 최선인 것은 마찬가지다. 현재 중흥은 '중흥 S클래스', 대우건설은 '푸르지오'를 가지고 있다. 아파트 브랜드의 고급화가 추세인 상황에 굳이 두 브랜드를 합쳐서 딱히 얻을 게 없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중흥그룹 입장에서 합병이나 브랜드 통합에 대한 미련도 없지는 않을 것이란 평가다. 현재로선 중흥의 위상이 대우건설에 묻히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중흥그룹은 정창선 회장이 맨손으로 일군 회사다. 정 회장은 목수로 시작해 건설업과 연을 맺고 1983년 금남주택을 세웠다. 1989년부터는 중흥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고 2000년대 ‘중흥 S-클래스’를 론칭하면서 전국구 도약을 꿈꿨다.

2020년 초에는 “3년 내 대기업을 인수해 재계서열 20위 안에 진입하겠다”며 회사를 키울 야심을 공공연히 밝히기도 했다. 바닥에서 재계 수위권으로 회사를 키웠으니 중흥이라는 이름에 대한 오너일가의 애정은 말하기도 입아픈 수준이다.

하지만 지금은 대우의 존재감이 너무 앞선다. 그룹 자체는 불어나더라도 한 지붕 아래 덩치 큰 남의 집 식구가 들어앉은 것과 다름없는 형태다. 업계 관계자는 “당연히 통합해서 ‘중흥’을 키우고 싶겠지만 대우의 이름을 지우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라며 “그렇다고 합병이라는 선택지를 완전히 포기하기도 쉽지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대우’ 상호를 유일하게 지키고 있는 대우그룹의 마지막 유산이다. 시평 1위에 앉아본 단 3개의 건설사 중 하나로, 대우맨들의 자부심은 업계에 잘 알려졌다. 1999년 대우그룹이 흩어진 뒤로 수차례 주인이 바뀌었으나 사명은 그대로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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