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행선' 대우건설 노조·중흥, '인사권' 갈등 재점화 실무 협상 결렬 '독립경영 서면약속' 쟁점, 일부 중흥그룹 인사 사실상 내정
고진영 기자공개 2022-01-13 07:26:52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2일 18시1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잠시 봉합되는 듯했던 대우건설 노조와 중흥의 갈등이 다시 불거졌다. 대우건설 노조는 수개월 전 파업을 철회한 뒤 테이블에 앉았지만 최근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확인됐다.다툼의 핵심은 인사권에 대한 ‘서면 약속’으로 보인다. 노조는 대우건설로 넘어올 중흥 측 인물의 숫자에 제한을 두자는 입장이다.
반면 중흥 측은 지난해 독립경영 방침을 구두로 발표했는데도 이를 합의서로 작성할지 여부를 두고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미 중흥그룹에서 대우건설에 내정한 집행임원급 인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건설지부(대우건설 노조)는 12일 내부에 공유한 성명서를 통해 “중흥그룹이 끊임없이 주주권, 경영권, 인사권 등을 언급하며 독립경영 관련 사안들에 대해 노동조합과 합의를 거부하고 있다”며 “중흥그룹 인수단과의 협상이 종결됐음을 공식 선언한다”고 밝혔다.
양측은 작년 11월 16일부터 3자간 실무협의체를 진행해왔다. 논의된 내용들은 중흥그룹이 공표했던 독립경영과 투명경영, 임직원 처우개선 등 보장 방안 등이다. 노조가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10월 ‘중흥그룹-노조-KDB인베스트먼트’ 3자간 회동에서 법적 구속력이 있는 합의서를 작성하자고 요구하면서 협의체가 구성됐다.
하지만 협의가 5차까지 진행되면서 양측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결국 노조의 요구로 지난해 12월 27일 무제한 토론이 열렸으나 다시 중단됐다. 올해 1월 7일 재차 열기로 한 2차 토론 역시 중흥그룹이 불참하면서 파행으로 끝났다.
앞서 중흥 쪽에서 처음 노조와 직접 만나 협의를 주도한 이는 김보현 헤럴드 부사장이다. 김 부사장은 정창선 회장의 사위로 인수단장을 맡아 이번 딜의 핵심 역할을 수행해왔다. 심상철 노조위원장과 직접 핫라인을 구축해 매각 진행상황을 전달하는 등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실무협의체의 경우 휘하 실무진들이 맡아 진행했다.
지난 달 임원인사 계획을 취소했을 당시만 해도 3자간에 의견이 맞는 부분이 있었다. 당초 12월 인사를 예정했다가 아직 인수작업 도중인 만큼 딜이 끝난 이후로 미루자는 데 모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구체적 인사 권한을 두고는 노조와 중흥그룹 사이에 뜻이 어긋나고 있다. 쉽게 말해 독립경영 이슈가 쟁점인데 애초 중흥 측의 인수가 결정됐을 때부터 대우건설의 자율성이 얼마나 보장될지를 두고 업계에서 말이 많았다. 중흥그룹도 정창선 회장이 직접 독립경영과 고용승계, 처우개선 검토를 약속했다.
하지만 중흥 측이 ‘달래기’ 차원에서 일단 물러섰을 뿐 인사나 경영 관여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실제 대우건설 본부장급으로 사실상 내정된 것과 다름없는 중흥 측 인사가 이미 4명 정도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에 정통한 관계자는 "중흥에서 대우건설로 대략 20명 안팎이 넘어와 조달, 전략 등 주요 포스트를 차지할 것으로 들었다"며 "대우건설이 금호그룹에 인수됐을 당시 그쪽에서 옮겨온 인사가 4명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숫자"라고 말했다.
노조는 일부 중흥 측 인사를 수용하되 일정기간 인원을 문서로 제한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중흥그룹은 이를 서면으로 구속하는 것은 경영권과 주주권의 침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임금 문제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대우건설 직원들은 산업은행 체제 하에서 사실상 임금이 동결됐던 만큼 상당한 폭의 인상을 기대하고 있다. 반면 중흥그룹은 부채비율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언급하면서 단계적 상승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갈등이 계속될 경우 추후 PMI(합병 후 통합관리)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대우건설 노조는 가입률이 50%를 넘어선 과반노조로 대형 건설사 노조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다만 중흥그룹 관계자는 "지분이 넘어오지 않은 상황에서 대우건설 쪽 입장을 듣기 위해 협의를 진행한 것이지 중흥은 아직 서면 작성 등을 논의할 지위가 전혀 아니다"라며 "언제든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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