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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F그룹은 지금]'공격적 M&A' 수면 위로 떠오른 2세 경영③홍정국·홍정혁 각각 유통·소재 승계 관측, 지주사 BGF 소재사업 자금줄 '뒷배'

변세영 기자공개 2023-09-22 07:31:15

[편집자주]

BGF그룹이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기존 편의점이라는 리테일에 치우친 사업구조에서 소재 부문을 강화해 신규 먹거리로 육성하는 데 드라이브를 걸었다. 대외적으로는 올해를 기점으로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대기업집단 반열에 오르면서 위상도 달라졌다는 평가다. 더벨은 BGF그룹이 그간 걸어온 길을 조명하고 현재 경영 상황을 진단, 미래 청사진까지 폭넓게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8일 15: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GF그룹은 보광그룹 '편의점사업부'로 출범한 뼛속부터 유통기업이다. 2017년 투자회사 BGF와 사업회사 BGF리테일로 분할하며 지주사로 전환했는데, 당시만 해도 편의점업이 사실상 유일했다.

그러다 2018년부터 분위기가 다소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간 존재감이 미미했던 홍석조 회장의 차남인 홍정혁 BGF 사장이 지주사에 등장하면서부터다. 홍정혁 사장은 2018년 BGF 신사업개발실장으로 그룹에 들어왔다.

당초 홍정국 사장이 2013년 BGF리테일 경영혁신실장으로 입사한 것과 비교하면 경영 참여가 늦은 편이다. 이때부터 홍정국 사장이 BGF리테일, 홍정혁 사장은 친환경 소재사업을 맡는 걸로 방향이 정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간지주사 BGF에코머티리얼즈 위치, '플라스틱→소재 영토 확장'

BGF그룹의 유통부문은 편의점 외에 신규사업을 거의 하지 않는 보수적인 반면에 소재부문은 매년 굵직한 투자를 단행하며 빠르게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BGF그룹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지주사 BGF를 최상단으로 BGF에코머티리얼즈가 중간 지주회사로 위치해 있다. BGF에코머티리얼즈는 코프라 해외법인 3곳과 BGF에코사이클, BGF에코솔루션의 최대주주다.
홍정혁 BGF머티리얼즈 대표

BGF그룹이 소재사업을 시작한 지는 4년 남짓이다. 2019년 BGF에코바이오를 설립하면서 화이트바이오 사업에 진출했다. 화이트바이오는 식물 등과 같은 재생 가능한 자원을 활용하거나 미생물 혹은 효소 등을 이용해 기존 화학에너지 산업의 소재를 바이오 기반으로 대체하는 사업이다. 썩는(생분해) 플라스틱을 개발해 BGF리테일 도시락 용기 등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시너지를 냈다.

이후 BGF그룹은 소재부문 유망한 기업을 연달아 인수하며 공격적인 전개에 나섰다. 2019년 KBF 지분을 인수한 후 2021년 친환경 플라스틱 컴파운드 소재 업체 코프라에 2500억원을 투입했다. 지분 44% 인수에 1800억원, 코프라가 발행하는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에 약 700억원을 투입했다. 이어 재활용 소재를 취급하는 신일테크도 품었다.

이듬해에는 분산되어 있던 소재 회사를 수직계열화하면서 지배구조를 다듬었다. BGF는 지난해 BGF에코바이오를 코프라의 자회사로 편입시키며 관리 구조를 일원화했다. 이어 11월 1일 코프라와 BGF에코바이오가 합병하고 'BGF에코머티리얼즈'로 새롭게 출범했다. 홍정혁 대표는 BGF에코머티리얼즈 대표에 오르며 신사업 키를 잡았다.


◇'대규모 주주배정 유증' 주주가치 희석 논란, 승계목적 몸집 키우기 해석도

최근에는 반도체와 특수가스 등 제조사인 KNW도 인수했다. 유상증자로 조달한 585억원(납입액 기준)에 보유 현금 858억원을 투입해 총 1453억원 인수자금을 마련했다. 물론 순탄치만은 않았다. 인수 과정에서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잡음이 발생하기도 했다. 최대주주(BGF) 측이 100% 청약에 참여해도 200억원 이상을 일반 주주에게 손 벌리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발행 예정 주식 수가 지나치게 많다는 점도 지적됐다.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하는 주식 수는 1350만주로 이는 발행주식 총 수(4086만9014주) 대비 33.03%에 달하는 대규모였다. 개인 소액주주들의 주식 가치 희석에 대한 불만이 나왔다. 이러한 배경과 맞물려 6월 초 증권신고서 제출 이후 주가는 6000원대 후반에서 8월2일 종가기준 5230원까지 하락했다. 모집가액도 5000원에서 4450원으로 낮아졌다.

결과적으로 BGF에코터미리얼즈는 초과청약 배정 후 발생한 실권주(33만5739주)를 미발행 처리해 1316만4261주만 상장하는 것으로 상황이 일단락됐다. BGF에코머티리얼즈의 최대주주인 BGF는 지분율은 기존 64.35%에서 65.09%로, 홍정혁 사장의 지분은 1.96%에서 1.98%로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BGF그룹이 소재사업을 키우는 데는 사업다각화 외에도 승계 작업을 위한 목적이 깔렸다고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BGF리테일의 매출액은 7조6157억원, BGF에코머티리얼즈는 2633억원에 그친다. 유통과 소재부문 체급 차이가 상당한 만큼 기업 덩치를 키워서 물려주는 방식으로 2세 경영을 완성하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BGF그룹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는 홍 사장 개인을 위해서가 아닌 회사의 미래 성장동력 투자를 통해 궁극적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목적"이라면서 "3자 배정은 자칫 특혜의혹 등 오해 소지가 발생할 수 있어 소액주주들에게도 투자 기회를 공정하게 제공하고자 주주배정을 했고, 발행가액의 15%를 할인했다"고 해명했다.

향후 홍정혁 사장이 해결해야 할 또 하나의 과제는 수익성 문제다. BGF에코머티리얼즈 매출액은 2021년 2034억원, 지난해 263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22억원, 159억원으로 감소했다. 올 상반기에도 매출은 1334억원으로 전년대비 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80억원으로 제자리걸음에 순손실은 168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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