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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동박 3사]배터리 기술의 진화, 동박업계 영향은[미래사업]⑦차세대 기술에 맞춰 R&D, 음극재 직접 투자도

김위수 기자공개 2023-09-21 09:21:51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9일 08:0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리를 머리카락보다얇 게 펴서 만든 박막인 동박은 리튬이온배터리의 음극을 감싸는 집전체로 쓰인다. 배터리 충·방전시 전기화학반응이 일어날 수 있도록 전자를 활물질로 전달하거나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현재 시장의 주류인 삼원계 및 사원계 배터리와 중국 기업들이 주도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모두 음극 집전체로 동박을 필요로 한다.

(출처: 솔루스첨단소재 홈페이지)

국내외에서는 배터리를 더 좋은 성능으로, 더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연구개발이 한창이다. 향후 전기차에 쓰이는 배터리의 형태는 지금의 배터리와는 다른 구조일 가능성이 크다.

특히 양극재보다는 음극재의 형태가 변하는 형태로 갈 것으로 예상된다. 음극재는 충전 속도와 수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꿈의 배터리'라고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시대에는 현재 주로 쓰이는 흑연계 음극재가 새로운 형태의 음극재로 대체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10년, 20년 후 동박 기업들이 생산하는 제품은 지금과는 다를 것이라고 배터리 업계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차세대 음극재에도 동박이 필요할까

리튬이온배터리에 주로 사용되는 음극재 소재는 흑연이다. 음극을 감싸는 집전체 동박에 흑연을 덧대어 바르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차세대 음극재로는 흑연에 실리콘을 혼합하는 형태의 실리콘 음극재와 리튬메탈 음극재가 거론된다. 100% 실리콘으로 구성된 퓨어 실리콘 음극재 기술에 대한 개발도 이뤄지고 있다. 여기서 나아가 '무음극 배터리'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상용화가 가장 가까운 실리콘 음극재의 경우 여전히 집전체로 동박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리콘 음극재는 흑연계 음극재보다 고용량, 고출력은 물론 급속 충전에 용이한 소재다. SKC, SK머티리얼즈, 포스코, 롯데머티리얼즈, OCI 등 많은 기업들이 실리콘 음극재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실리콘 음극재의 경우 배터리 충전시 기존 흑연계 음극재보다 부피가 크게 팽창하는 점이 문제다. SK넥실리스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실리콘 음극재의 부피 팽창을 견딜 수 있는 고강도·고연신 특성을 갖춘 고품질 동박 제품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SK넥실리스의 모회사인 SKC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모두 실리콘 음극재 기업에 투자한 상태다. 실리콘 음극재와 고품질 동박 사업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리튬메탈 음극재나 무음극 배터리 등에 현재 형태의 동박이 쓰일지에 대해서는 아직 뚜렷한 답을 얻을 수 없는 상황이다. 기존 집전체인 동박을 도금하는 형태로 제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대한 연구가 계속 진행 중이다. 집전체로 동박 대신 탄소섬유를 활용하면 내구성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제기되기도 했다. 무음극 배터리 역시 구리 집전체를 기반으로 하지만 현재 집전체인 동박과 같은 형태는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이밖에 동박에 니켈을 코팅한 니켈박 등도 차세대 배터리의 음극 소재로 지목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차세대 음극재에 대한 연구개발이 진행 중인 상황이라 동박의 적용 여부 등을 명확히 알 수는 없다"면서도 "동박 기업들의 현재의 제품을 비롯해 다른 형태의 라인업을 갖추게 될 가능성을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음극재 사업 직접 나선 SK·롯데

국내 동박 업체들은차세대 배터리에 활용될 수 있도록 동박을 발전시키기 위해 R&D를 실시하고 있다. 동박 사업의 변동성이 크기 때문인지 SK넥실리스의 모회사인 SKC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직접 음극재 사업에 투자한 상태이기도 하다.

SKC는 지난해 컨소시엄을 통해 영국 실리콘 음극재 기업 넥세온에 8000만 달러(약 1000억원)를 투자했다. 오는 2026년 실리콘 음극재 양산에 나선다는 것이 SKC의 계획이다. 또 지난 5월 포스코그룹과 리튬메탈 음극재 등 차세대 음극 소재 개발에 협력하겠다는 내용의 업무협약도 체결한 상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지난 7월 실리콘 음극재 기술을 보유한 프랑스 스타트업 엔와이어즈와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롯데벤처스와 롯데에너지소재펀드를 결성, 79억원을 출자하겠다고 밝혔다. 2027년부터 본격적인 상업 양산에 돌입한다는 목표다.

이외에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고체전해질, 3세대 실리콘 복합 음극활물질, LFP 양극활물질 등 다양한 소재 사업에 진출한다. 롯데그룹에서 이차전지 사업을 메인으로 두고 있는 유일한 계열사인 만큼 보다 다양한 사업 기회를 발굴하려는 모습이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실리콘 음극재 맞춤형 동박 개발에 착수하는 등 차세대 배터리에 맞는 동박 제품개발을 위한 R&D를 실시하고 있다. 다만 SKC,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처럼 음극재 등 배터리 소재 사업에 대한 계획을 밝힌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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