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 노리는 MBK...공개매수 성공 여부는 미지수 명분 제공한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조현식의 조현범 흔들기 평가
조은아 기자공개 2023-12-06 15:48:46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5일 15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타이어그룹에서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했다.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고문이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그룹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공개매수한다.양쪽이 맺은 계약을 살펴보면 MBK가 대표이사 선임 등 실질적 권한을 모두 확보했다. 조현식 고문은 공개매수가 성공한다고 해도 실제 손에 쥐는 건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MBK가 형제의 경영권 분쟁에 조 고문의 편을 들며 참전했다기보다는 경영권 확보를 위해 조 고문의 지분을 '이용'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조 고문의 조현범 회장 흔들기에 나선게 아니냐는 평이다.

◇MBK, 왜 조현식 고문과 손잡았을까
MBK가 내세운 명분은 주주가치 제고다. MBK는 이번 공개매수 시도에 대해 MBK가 주체로 전면에 나서 경영권을 행사하기 위한 행보라고 강조하고 있다. 기업 지배구조를 다시 바로 세우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해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실제 고공행진하고 있는 실적과 달리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내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8355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7058억원을 이미 뛰어넘었다.
그러나 주가는 공개매수 직전까지 내내 부진했다. 8월에는 1만원대까지 하락하면서 3년 사이 최저점을 찍기도 했다. 실적과 재무 모두 탄탄한데 주가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한 셈이다.
원인은 일단 오너 리스크로 요약된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은 지난 3월 200억원대 횡령 배임과 계열사 부당 지원 혐의로 구속기소됐다가 지난달 말 보석으로 석방됐다.
공개매수신고서상 주주간 계약에 따르면 공개매수를 통해 의결권을 확보하는 경우 MBK가 한국앤컴퍼니 이사 총수의 절반을 초과하는 수의 이사를 지명하기로 했다. 조 고문은 이사 총수에서 MBK가 지명한 이사의 수를 뺀 수에 1명을 더 뺀 수의 이사를 지명하기로 했다.
대표이사 선임권 역시 MBK가 갖기로 했다. 한국앤컴퍼니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신설 예정인 인사위원회의 위원 과반수 역시 MBK가 지명한다. MBK가 사실상 경영권을 모두 가져가는 모양새다.
반면 조현식 고문은 경영에 크게 영향을 미칠 만한 권한은 갖지 못한다. 그럼에도 MBK와 손을 잡은 건 이미 도덕성에 타격을 입은 조현범 회장을 흔들려는 목적 아니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그만큼 형제 간 갈등의 골이 깊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성공 여부는 미지수
현재 공개매수 측이 확보한 지분은 조 고문(18.93%)과 조 고문의 누나인 조희원씨(10.61%)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29.54%이다.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공개매수 측은 최소 49.89%에서 최대 56.86%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관건은 성공 여부다. 시장에서 보는 성공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공개매수 가격은 공개매수 공고일 직전 영업일(4일) 종가 1만6820원보다 18.9% 높은 금액이다. 그러나 이미 현재 주가는 2만1850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해 공개매수 가격을 훌쩍 넘어버렸다. 앞으로도 당분간 2만원 이하로는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공개매수자는 공개매수에 응모하는 주식 수가 최소 매수 예정 수량 미만일 경우, 응모된 주식 전량을 매수하지 않는다.
살 수 있는 유통 주식도 충분하지 않다. 현재 한국앤컴퍼니 최대 주주는 조현범 회장으로 42.03%의 지분을 들고 있다. 나머지는 국내 기관 및 소액 투자자 17.25%, 외국인 10.37% 등이다. 조 고문 측이 경영권을 가져오려면 국내 기관 및 소액 투자자는 물론 외국인이 들고 있는 거의 모든 주식을 매입해야 한다. 반면 조 회장은 지분 8%가량만 더 확보해도 지분율이 50%를 넘어간다.
앞서 5일 MBK가 설립한 투자회사 벤튜라는 이날부터 오는 24일까지 지주사는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공개매수한다고 공시했다. 주당 2만원에 지분 최소 20.35%에서 최대 27.32%까지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한화그룹, 미국 대관조직 '컨트롤타워' 만든다
- [이해진의 복귀, 네이버의 큰 그림]포시마크로 보여준 '빅딜' 성과…글로벌 기업 '한발짝'
- [유증&디테일]셀리드, 최대주주 재원 마련 방안 '지분 매도'
- [대진첨단소재 줌인]줄어든 공모자금, 미국 공장에 90% 투입
- [하이테크 소부장 리포트]원익머트리얼즈·QnC의 흑자, 재고 감축 전략 통했다
- [Red & Blue]후공정 포트폴리오 확대한 ISC "하반기 추가 M&A"
- [Red & Blue]스피어, 특수합금 신사업 모멘텀 부각
- [thebell interview/고피자는 지금]임재원 대표 “인도 흑자전환 목표로 한식 브랜드 론칭”
- [Company Watch]한창, 애물단지 한주케미칼 매각 '눈앞'
- [AACR 2025]미국 클리아랩 인수하는 딥바이오 '매출 다변화' 예고
조은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우리금융 동양생명 M&A]금융지주 계열 생보사, 중위권 싸움 불붙는다
- [우리금융 동양생명 M&A]숙원 풀었다, 종합 금융그룹으로 도약 발판 마련
- [우리금융 동양생명 M&A]자세 낮춘 우리금융, "긴장의 끈 놓을 수 없다"
- [우리금융 동양생명 M&A]금융위 조건부 인수 승인, 조건 살펴보니
- [이사회 분석]하나금융 BSM 공개, 경영 전문가 1명 줄었다
- [은행권 알뜰폰 사업 점검]우리은행, '후발주자'의 생존법은
- 밸류업에 진심인 신한금융, 장기 성과급 80% 연동
- [은행권 알뜰폰 사업 점검]KB국민은행 리브모바일 5년, 의미있는 발걸음
- [은행권 알뜰폰 사업 점검]돈 못 버는 알뜰폰, 호수될까 악수로 남을까
- KB금융 "건전성 회복, 그룹 차원 최우선 과제로 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