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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슬림화 나선 신한금융, 목표는 인적쇄신 그룹 전체 경영진 숫자 축소…조직개편 키워드로 인적쇄신 효과

고설봉 기자공개 2023-12-08 08:20:35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6일 15: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사진)의 조직체계 개편의 핵심은 슬림화다. 신한금융그룹 계열사 전체의 사업구조를 단순화하면서 중복된 업무 범위를 통폐합하는 것이 골자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각 부문별 경영진들의 숫자를 줄이는 인적쇄신이 예상된다.

연말 인사에선 조직개편이란 키워드가 강조되고 있다. 조직개편을 통해 대규모 계열사 CEO 인사와 신한금융지주 경영진, 신한은행 부행장 인사가 예정돼 있는 만큼 자연스럽게 인적쇄신이 이뤄지도록 하는 상황이다. 내부 반발은 최소화하면서 조직 효율화를 노리고 있다.


신한금융은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계열사 전체 사업구조를 크게 리테일과 투자은행(IB), 보험 등 3대 영업군 중심으로 재편한다. 각 영업군별 BU(비즈니스유닛) 체계가 도입돼 계열사간 시너지를 도모한다. 여러 계열사에 중복돼 있는 WM과 IB 등 영업조직을 하나의 BU에 넣어 영업의 효율성과 전문성을 높인다.

BU 체계 도입에 맞춰 신한금융지주도 강도 높은 조직개편에 나선다. 신한지주 내 11개 부문을 5개 안팎으로 축소해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각 부문장별 RNR(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해 전문성을 높이고 동시에 경영진에 대한 책임 소재도 명확히 할 전망이다.

이러한 조직 슬림화는 후속으로 진행될 신한은행 등 핵심 계열사 인사에도 반영될 예정이다. 계열사 CEO 인사와 신한지주 사장, 신한은행 부행장 등 인사가 복합적으로 맞물려 상호 보완 성격으로 이뤄지는 만큼 조직 슬립화에 맞춰 연쇄적인 인사이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BU 체계 도입으로 핵심 계열사 수장들을 BU장으로 앉히면 사실상 그동안 매트릭스 체제를 기반으로 임원으로 활동했던 경영진들의 자리가 줄어들게 된다. 또 신한지주 부문장도 줄어드는 만큼 이에 따른 경영진 감축도 일어난다.


연쇄적으로 신한은행 등 계열사의 인사도 적체될 가능성이 높다. 신한은행도 대규모 그룹간 통폐합이 예정돼 있다. 부문장(부행장) 자리가 줄어드는 가운데 비은행 계열사 CEO나 신한지주 경영진으로 올라갈 수도 없는 상황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대규모 경영진 퇴진이 일어날 수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과거 확장했던 여러 조직들을 한번 정리하고 가는 차원의 조직개편이 필요하다”며 “확장전략을 추진하던 때 각 분야별 전문가들이 많이 필요했고, 사람을 영입하는 과정에서 또 조직이 불어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조직개편과 함께 그 이후 단행될 경영진 인사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내부에선 아직 세대교체나 인적쇄신 등의 키워드는 등장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조직 슬림화에 따라 자리가 줄어드는 만큼 자연스럽게 경영진 숫자도 감소한다’는 논리적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일각에선 인적쇄신 등의 표현에 대한 조심스러움이 느껴진다는 평가도 있다. 현 경영진에 대한 대폭 물갈이가 예정된 상황에서 자칫 ‘전임자 색체 지우기’란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사전에 불식시키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다른 측면에선 정교하게 짜여진 경영진 교체 방식이란 분석도 나온다. ‘자리가 줄어드니 자연스럽게 사람도 줄어든다’란 이슈로 인위적 인적쇄신에 대한 반감을 억제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된다.

인적쇄신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진 회장의 성향이나 경영 철학과 맞지 않다. 진 회장은 명분과 실리 모두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러한 그의 경영 철학은 과정의 정당성 등으로 대변된다. 결과도 좋아야 하고 과정도 완벽해야 한다.

진 회장은 경영활동에서 잡음이 발생하는 것을 경계한다. 그로 인해 조직에 유무형의 리스크가 발생하는 것은 신뢰를 기반으로 한 금융업이 가장 경계해야 하는 요인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사람 한명 한명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인본주의가 진 회장의 경영철학의 토대다.

이러한 토대가 일류신한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일등이 아닌 일류는 결과적으로 너와 나 우리 모두가 공존하는 것이 목표다. 조직을 구성하는 임직원과 주주, 고객, 그리고 이 모든 주체가 모여 이뤄진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뜻이다.

결과적으로 인위적으로 사람을 자르는 듯한 모습은 진 회장이 지향하는 비전은 아니다. 이에 따라 조직의 효율화와 전문화를 위해 조직을 개편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경영진이 줄어든다는 논리구조를 만드는데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선 관계자는 “내용을 조금 더 들여다보면 결과적으로 인적쇄신인데, 이 부분을 전면에 내걸면 회장 교체 뒤 전임자 측근들을 물갈이하는 수순이란 오해를 받을 수 있다”며 “조직의 안정화와 잡음을 없애기 위해 더 강도높게 조직개편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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