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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SK텔레콤에 부는 AI 훈풍‘AI주’ 투심·신사업 펀더멘탈 ‘고평가’…기업·주주가치 극대화 의지

김규희 기자공개 2024-02-23 08:15:01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1일 16: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SK텔레콤 주가가 고공행진 중입니다. 19일 52주 신고가인 5만2600원을 넘더니 20일 종가 기준 5만3700원을 기록하며 하루 만에 신고가를 경신했습니다.

그동안 이동통신사들은 주식 시장에서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통신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 압박이 워낙 거셌기 때문입니다.

이통사 대표 주자인 SK텔레콤 역시 하방 압력을 이기지 못했습니다. 주가는 2년 전인 2022년 4월 6만3100원을 기록한 이후 줄곧 하락세를 이어갔고 지난해 7월 10일 52주 최저가인 4만3300원을 찍었습니다.

이후로는 소폭이긴 했지만 반등 흐름을 보였습니다. 플래그십 스마트폰 부재 영향으로 무선사업 매출 성장세가 주춤하긴 했지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 비통신 신사업에서 서서히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하반기에 구체적인 AI 전략인 ‘AI 피라미드'를 공개하며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내놓자 주가도 4만원대 박스권을 벗어나게 됐습니다.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 강화 등 주가 상승을 위한 모멘텀을 선보인 것도 주효했습니다.

올해 초 잠시 주춤한 모습을 보이긴 했으나 2023년 실적이 공개되는 2월 다시 반등 기류를 일으켰습니다. 이달 52주 최고가를 기록한 배경에는 AI 훈풍을 비롯해 실적 개선이 있었습니다.


◇Industry & Event

최근 주가 상승 요인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AI를 향한 시장 투심이 있습니다. 최근 AI 산업에 대한 투심이 몰리면서 관련 기업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AI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엔비디아가 최근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고 ARM 주가가 급등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AI 훈풍’이 관련 사업에 힘을 주고 있는 SK텔레콤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의 견조한 펀더멘탈 역시 주가 상승 요인으로 꼽힙니다. SK텔레콤은 통신사업 성장률 둔화에도 불구하고 2023년 AI, 엔터프라이즈 등 신사업에서 두드러진 실적 성과를 냈습니다. 미래성장 사업을 중심으로 한 사업 다각화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김양섭 재무부문장(CFO)이 5일 있었던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AI를 50번 이상 언급하며 그 성과를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SK텔레콤이 공을 들이고 있는 AI 연구개발 성과는 지난해 정식 론칭한 'A.'(에이닷)을 통해 확인이 가능합니다. AI 개인비서 서비스 에이닷은 작년 10월 아이폰 통화 녹음 및 요약 기능에 이어 12월엔 아이폰 실시간 통화통역 기능을 선보였습니다. 에이닷 누적 가입자수는 이달 초 기준으로 34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올해 1분기 중에 안드로이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킬러 콘텐츠를 지속 추가해 AI 에이전트 대표주자로서의 입지를 굳힐 계획입니다.

AI 피라미드 사업 전략의 기초인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서비스 성장률도 가파릅니다. 클라우드 사업은 클라우드관리서비스(MSP)의 리커링(구독) 매출 성장 등에 힘입어 2023년 매출이 전년 대비 30% 이상 성장했습니다.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 역시 전년 대비 30% 가량 신장하는 등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SK텔레콤은 AI 시대 본격화와 맞물려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올해 신규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글로벌 시장 진출 계획도 구체화할 예정입니다.

◇Market View

증권가 시각도 시장과 다르지 않습니다. 다양한 증권사에서 SK텔레콤에 대한 긍정적인 리포트를 쏟아냈습니다. 탄탄한 가입자수를 기반으로 올해 신사업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에이닷 가입자수가 300% 성장한 340만명을 돌파했다며 신사업 성과가 기대되는 2024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특히 SKT는 생성AI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클라우드 인프라와 LLM 파트너십 및 서비스 등을 갖추고 있어 수요가 계속 창출될 것”으로 전망하고 목표주가 7만6000원을 유지했습니다.

이승웅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자체 LLM인 A.X를 고도화하고 엔트로픽, 오픈AI, 올거나이즈, 코난테크놀로지 등과 다양한 LLM 라인업과 플랫폼을 준비 중”이라며 “AICC, 비전AI, 빅데이터 등 AI 사업 구체화에 따른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AI 서비스 성과도 성과지만 주주환원정책 강화를 높게 평가하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주환원은 증가하는 거야’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내놓으면서 2023년 배당이 기대수준인 7%를 상회한다고 했습니다.

김 연구원은 “2021~2023년 배당정책은 연간 주당배당금(DPS) 3300원 수준으로 최소 7200억원을 보장했다. 2023년 연간 DPS 3540원, 7700억원의 배당총액은 시장 기대수준을 상회했다”며 “2007년 이후 DPS가 단 한 번도 전년 대비 감소한 적이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이후 DPS는 최소 연간 3600원, 총배당금 7600억원 수준을 보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SK텔레콤 주가는 어디까지 오를까요. 이와 관련해 더벨은 SK텔레콤의 CFO인 김양섭 재무부문장(사진)의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그 전에 김 CFO의 이력을 짚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1966년생인 김 CFO는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91년 SK이노베이션의 전신인 유공에 입사했습니다. 2011년부터 10년 동안 SK이노베이션 회계팀장, SK에너지 자금팀장, SK이노베이션 재무기획팀장, 재무2실장 등을 역임한 재무관리 전문가입니다.

김 CFO는 2017년부터는 SK이노베이션 재무2실장과 정유 자회사 SK에너지 재무실장을 겸임했습니다. 2020년 연말 정기임원인사에서 CFO 부사장으로 승진해 3년간 SK이노베이션 재무를 총괄하다가 2024년 1월 SK텔레콤 CFO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김 CFO는 SK텔레콤 주가 변동성을 세심하게 살피고 있습니다. 주가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으나 SK텔레콤의 AI 사업 성과를 강조하며 간접적으로 주가 부양의 이유를 분석했습니다.

김 CFO는 21일 더벨의 관련 질문에 “SK텔레콤은 지난해 글로벌 AI 컴퍼니 도약을 위한 AI 피라미드 전략을 발표하고 세계 유수의 AI 플레이어들과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를 위한 활발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말을 전담 부서를 통해 전달했습니다.

AI 피라미드 전략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SK텔레콤이 지난해 9월 발표한 AI 로드맵입니다. 1층 'AI 인프라'를 기반으로 2층 'AIX(AI 전환)', 3층 'AI 서비스' 3대 영역을 중심으로 산업과 생활 전 영역을 혁신하는 내용을 골자로 합니다.

SK텔레콤은 이를 바탕으로 일본, 호주, 싱가포르, 미국 등에서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김 CFO는 또 연간 매출 목표를 언급하며 추가 성장 모멘텀 확보 의지도 드러냈습니다. 그는 “신성장사업과 AI 영역에서의 유의미한 성과를 통해 연간 매출 목표를 달성하고 기업가치와 주주가치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SK텔레콤의 연간 매출 성장률 목표치는 2%입니다.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한 17조608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이보다 2% 증가한 18조원 달성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의 예상대로 올해 실적 가이던스를 달성한다면 추가 주가 상승도 충분히 기대해볼 법 한 상황입니다. SK텔레콤 주가가 올해 역대 최고가인 8만7475원을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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