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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빈 강정' CD금리 ETF, 규모 위한 미끼상품 되나 0.02bp 낮은 수익성, 계열사 자금 유치 목적 '눈초리'

윤기쁨 기자공개 2024-03-22 07:42:30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9일 10: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CD 금리형 ETF(상장지수펀드)가 자산운용사들의 순자산총액을 늘리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 과도한 규모 경쟁으로 애꿎은 개인투자자들만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의 순자산총액은 7조원을 웃돌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384개 ETF 가운데 1, 2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유사하게 금리에 투자하는 'KODEX KOFR금리액티브'(5조원, 4위), 'TIGER KOFR금리액티브'(5조원, 5위) 종목들과 비교해도 격차가 큰 편이다.

CD금리에 투자하는 ETF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급속도로 성장했다. 이 상품은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를 일할 계산해 일일 복리로 반영한다. 가령 CD 1년물에 투자할 경우 1년치 금리를 하루 단위로 나눠 수익을 거두는 식이다.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채권과 같은 금리형 자산이 인기를 끌면서 주목을 받았다.


앞서 자산운용사들은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일반인이 접하기 힘든 CD에 쉽고 저렴하게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언제든지 매도와 매수가 가능해 은행 정기예금처럼 환금성이 높고 수익률 더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매매 주체 상당수가 기관일 뿐만 아니라 수익률도 1%대에 불과해 개인을 위한 상품으로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이 상품은 기관투자자들이 대기성 자금을 잠시 맡겨두는 파킹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삼성운용과 미래에셋운용 등 일부는 계열사 자금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미 시장에서는 CD금리형 ETF 순자산총액이 진성 투자금이 아닌 계열사 돈이라는 게 널리 알려져 있다"며 "매수 주체로 잡힌 개인도 대부분이 직접 투자가 아닌 이 상품을 담고 있는 증권사 랩어카운트로 인한 것으로 개인투자자에게 부적절하다"고 귀띔했다.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 투자자 거래현황을 살펴보면 연초 이후 기관과 개인의 매수 누적 거래대금은 각각 11조, 6조원으로 약 2배 차이가 났다.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는 7559억원, 2717억원으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기관 자금이 유입되면서 규모는 급격히 커졌다. 지난 6월 출시된 'KODEX CD금리액티브'는 6개월간 2조3276원에서 7조5067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고, 'TIGER CD금리투자KIS'는 전년 동기(4조8557억원) 대비 46% 급증했다. '히어로즈 CD금리액티브(합성)', 'HANARO CD금리액티브(합성)' 등도 유사한 상황이다.

자산운용사 입장에서는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품이다. CD금리형 ETF 운용보수는 평균 0.02bp 내외로 1조원을 투자하더라도 2억원 정도의 수수료를 받는 셈이다. 계열사 자금을 유치해 전체 순자산총액(MS) 키우기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상품들이 시장 혼란을 유발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개인투자자 편의성을 내세운 ETF 의미가 퇴색될 뿐만 아니라 향후 운용사들이 기관 자금을 받거나 순자산총액을 늘리기 위한 상품 개발에만 치우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허수성 거래대금으로 수익을 목적으로 한 개인투자자가 피해를 볼 가능성도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CD금리형은 금리하락 시기에 수익률이 하락할 수 밖에 없어 지금 같은 시기에는 수익 목적으로는 부적절하다"며 "당초 순자산총액을 늘리기 위한 용도로 출시됐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은 투자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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