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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연동형 자리잡을까…VIP운용, 보수 인상 1.6%로 최대한도 상향…C클래스 기준 총보수 2.61%

황원지 기자공개 2024-04-12 08:00:12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8일 16: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VIP자산운용이 간판 공모펀드 VIP한국형가치투자의 운용보수를 2배 올렸다. 이 펀드는 1년 수익률에 따라 운용보수가 움직이는 연동형 구조로, 수익률이 마이너스면 운용보수를 받지 않는 구조로 인기를 끌었다. 지난 4일 처음 나온 1년 수익률이 20%를 돌파하면서 운용보수도 그에 맞춰 올렸다.

한편 공모펀드 시장에 성과연동형 보수체계가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성과연동형 운용보수 체계는 기존 사모펀드에서 적용되던 구조로 공모펀드에서는 VIP운용이 거의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수익률에 따라 운용보수를 더 받을 수 있긴 하지만 변동성도 커 이를 선택하기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VIP자산운용은 지난 4일 VIP한국형가치투자의 운용보수를 0.8%에서 1.6%로 상향했다.

운용보수를 올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펀드는 지난해 처음 출시된 성과연동형 운용보수 펀드다. 1년 수익률을 기준으로 이의 10% 수준으로 운용보수를 연동하는 구조다. 예를 들어 수익률이 13%면 운용보수는 1.3%다. 3개월마다 1년 수익률을 다시 측정해 운용보수를 조정한다. 수익률이 마이너스면 운용보수도 받지 않기로 하면서 책임운용으로 투자자들 사이 인기를 끌었다.

지난 1년 수익률이 23.5%를 기록하면서 운용보수도 2배로 늘었다. 수익률의 10%로 단순 계산하면 운용보수는 2.35%다. 하지만 출시 당시 1.6%로 정했던 상한에 맞췄다. 이전까지는 1년 수익률이 나오지 않아 기본 보수인 0.8%만 받아왔기에 단숨에 두배로 늘어난 셈이다. 3개월 후인 7월 초에는 다시 1년 수익률을 계산해 운용보수가 변동된다.

운용보수가 두배로 뛰면서 총보수도 2% 후반으로 크게 올랐다. 지점에서 판매하는 C클래스 기준으로 인상 전 운용보수는 0.8%, 판매보수는 0.95%, 신탁보수는 0.04%, 사무관리보수는 0.02%로 총보수는 1.81% 수준이었다. 하지만 인상 후에는 운용보수가 1.6%로 오르면서 총보수가 2.61%로 뛴다. 선취 판매수수료가 있어 연보수율이 낮은 A클래스의 경우에도 인상 전 총보수가 1.46%에서 인상 후 2.26%로 2%대로 올라선다.

이번 인상은 국내 공모펀드 시장에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성과연동형 운용보수 펀드는 지난해 초 당국에서 공모펀드 시장 활성화를 위해 새롭게 내놓은 정책이다. 이에 맞춰 신한자산운용이 ‘신한중소형주알파성과연동보수’ 펀드를 처음 내놓았고, 두 번째로 나온 게 VIP한국형가치투자다.

다만 신한운용 펀드의 경우 벤치마크인 코스피 중형주 지수 대비 초과성과 여부에 따라 보수가 연동되는 구조다. 절대수익률에 운용보수가 연동되는 건 사실상 VIP한국형가치투자가 국내에서 처음이다. 이번과 같이 큰 폭의 인상도 국내 공모펀드 시장에서는 처음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VIP자산운용의 사례가 향후 펀드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통상 운용보수는 펀드 출시 당시 한번 정하면 올리기가 어렵다. 투자자들을 설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영밸류고배당, 한국투자네비게이터 같은 2000년대 초반에 만든 펀드들은 운용보수가 0.3~0.6%대로 낮은 수준에서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판매보수가 거의 1%에 달하는 점도 운용보수 상향을 어렵게 하는 요소다. C클래스 기준으로 대부분 펀드의 판매보수는 0.9%에서 1% 사이다. 통상적인 운용보수에 비해서 훨씬 큰 구조다. 전체 보수를 낮추기 위해서는 운용사 몫인 운용보수를 낮추는 수 밖에 없다.

VIP한국형가치투자의 경우 운용사가 뛰어난 성과를 낸다면 운용보수가 판매보수를 넘어설 수 있는 구조다. C클래스 기준으로 판매보수가 0.95%인데 비해 이번 3개월간 운용보수는 1.6%로 거의 6.5%포인트 높다. 운용사로서는 펀드 수익률에 따라 순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는 셈이다.

다만 운용업계의 의견은 아직 엇갈린다. 운용업 비즈니스 자체가 수익률과는 상관없이 운용규모(AUM)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 구조를 기반으로 해왔기 때문이다. 이미 고용하고 있는 인원이 큰 종합운용사의 경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매년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연동형 구조를 택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도 많다.

한 중견 종합운용사 대표는 “성과보수형의 경우 기본 보수가 정해져 있고, 여기에 성과를 내면 그만큼 보수를 더 받는 구조라 보다 안정적”이라며 “성과연동형의 경우 수익률이 마이너스면 보수도 0원이라 리스크가 크다”고 말했다.

또다른 종합운용사 마케팅본부장은 “VIP자산운용과 같이 출발점이 헤지펀드인 하우스들이 아닌 이상 쉽게 택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VIP운용의 첫 공모펀드였던 손익차등형처럼 투자자들이 많이 원하게 된다면 다른 운용사들도 동참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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