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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모니터]'계열사 붙인' SK에코플렌트, 상장 청신호?에센코어·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 확보…건설업 밸류 추락, 이미지 쇄신 한계없나

양정우 기자공개 2024-07-24 13:50:39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9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의 대대적 리밸런싱이 본격화되면서 SK에코플랜트도 그룹 계열사 2곳을 품에 안는 사업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기업공개(IPO)라는 숙원을 이루기 위한 강수를 뒀다.

IB업계에서는 IPO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평가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시각이 나온다. 흑자 계열을 확보하는 만큼 당장 재무 수치는 개선되겠지만 시장의 가격 책정은 단순한 산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기업가치의 중심부에 건설 사업이 자리잡은 가운데 건설 섹터에 대한 시장의 홀대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SK에코플랜트, IPO 몸단들기 초강수…자산·실적 비중 여전한 건설사업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지난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SK에코플랜트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SK㈜ 손자회사인 에센코어와 SK머티리얼즈의 자회사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SK그룹은 알짜 계열사 2곳을 투입해 SK에코플랜트의 재무 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다. 지난해 336억원 순손실을 냈고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만 1조6744억원에 달한다. 향후 IPO에 대비한 몸 만들기 포석이기도 하다. 2022년 1조원 규모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유치하면서 2026년 7월을 IPO 데드라인으로 확약했기 때문이다.

SK에코플랜트가 에센코어와 에어플러스를 품에 안는 게 사력을 다한 고강도 조치인 건 분명하다. 하지만 IB업계에서는 이런 리밸런싱만으로 IPO에 성큼 다가섰다고 보는 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건설 업종에 대한 저평가 기조가 여전한 탓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감에 따른 일시적 주가 부진이 아니라 오랜 기간 미래 성장 여력이 떨어진다는 진단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현대건설을 비롯한 선두권 건설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배 수준에 머물고 있다.

SK에코플랜트의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는 4조4292억원이다. 현대건설(10조4555억원)의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현재 현대건설의 시가총액은 약 3조7000억원에 불과하다. 단순 적용시 SK에코플랜트의 몸값은 FI의 단가(4조원 대 밸류)를 크게 밑돌 수밖에 없다. 건설사는 밸류에이션에서 주로 PBR이 활용된다. 자산과 자본을 영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거나 자산가치의 비중이 높을 때 쓰이는 지표다.

물론 SK에코플랜트는 기업가치를 개선하고자 환경과 에너지를 새로운 동력을 확보했고 건설사라는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사명 변경까지 단행했다. 하지만 IPO에 이르기까지 한층 더 엄격해진 상장 예비심사와 금융 당국의 허들을 통과하는 과정은 만만치 않다.

여전히 SK에코플랜트에서 실적과 자산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건 건설 비즈니스를 벌이는 솔루션사업 파트(플랜트, 주택·건설, 인프라 등)다. 향후 밸류에이션에서 사업별 기업가치를 나눠 정한 뒤 합산하는 방식을 활용하더라도 국내 증시에서 외면받는 건설 업종에 대한 비중이 클 수밖에 없다. PBR 대신 다른 지표를 쓰거나 비교기업 폭을 확대하는 등 각양각색 전략을 동원하더라도 그 배경을 소명해야 하는 과정이 엄격하게 바뀌었다.

IB업계 관계자는 "수년 전 금융시장과 투자시장이 초호황일 때는 주가매출비율(PSR) 등도 자주 활용됐으나 근래 들어 분위기가 뒤바뀌었다"며 "일단 일반적 방식에서 벗어나면 시장에서 인정받는 게 까다롭고 한국거래소와 금융 당국을 납득시키는 것도 어렵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마지막으로 상장한 건설사 대원은 밸류에이션 지표로 PBR을 활용했다.

◇에센코어·에어플러스, 시너지 효과 주목…밸류에이션시 '탈건설사' 시도할까

에어플러스는 고순도 산업가스를 생산하는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이 가스를 반도체와 2차전지 등 산업 전반에 공급하고 있다. SK하이닉스와 SK에너지, SK실트론 등 그룹 계열을 상대로 거래 관계를 구축하고 있어 사업 기반이 안정적이다.

지난해 매출액 2576억원, 영업이익 653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310억원으로 집계됐고 영업활동에서 창출된 현금흐름이 670억원으로 나타났다. SK에코플랜트의 유동성 여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에센코어는 홍콩에 본사를 둔 외국 법인이다. 2014년 9월 설립돼 중화권에서 SK하이닉스가 생산한 반도체를 DRAM이나 NAND Flash Memory 등으로 가공해 판매한다. 역시 실적 안정성이 돋보인다. 지난해 매출액 8211억원, 영업이익 594억원을 기록했다.

이들 두 기업이 합류하면 SK에코플랜트 내에서 솔루션사업 파트가 차지하는 실적 비중이 낮아질 수 있다. 이런 재무 지표를 토대로 IPO시 밸류에이션 과정에서 '탈건설사'를 시도할 여지가 있다. 물론 솔루션사업이 가진 무게감을 고려할 때 설득의 난이도가 매우 높은 초강수일 것으로 관측된다.

SK에코플랜트의 사업구조 재편이 마무리되면 지배구조의 변화에도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SK㈜ 등의 지분이 늘어나는 동시에 FI의 지분율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프리IPO 당시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전환우선주(CPS)엔 리픽싱 조항이 붙어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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