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5월 28일 08: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개구리는 끓는 물이 담긴 냄비에 넣으면 재빨리 바깥으로 뛰쳐나간다. 반면 찬물에서 온도를 조금씩 올리면 위험을 인지하지 못한 채 죽는다. 위험을 즉각 인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지에 생존이 달린 셈이다."결국 실적으로 보여드릴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상장 자체가 경영을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이라는 주주와의 약속이기도 했고요." 코스닥 상장기업 맥스트의 박재완 대표는 최근 이렇게 말했다. 맥스트는 10분의 1로 하락한 주가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천당과 지옥이라는 상투적 표현이 어울릴지 모르겠다. 과거는 화려했다. 확장현실(XR) 소프트웨어 기업인 맥스트는 2021년 역대 최고 공모주 청약 경쟁률 6753 대 1을 기록했다. 그해 7월 코스닥에 입성했다. 상장 전 현대차가 전략적투자자(SI)였다. 고급 승용차 제네시스에 증강현실(AR) 매뉴얼 솔루션을 공급한 것은 화려한 상장을 뒷받침하는 스토리였다.
상장 이후 상황은 달랐다. 8000억원에 육박했던 시가총액이 900억원대가 됐다. 기대와 달리 XR 시장의 성장이 빠르지 않았다. 맥스트 내부에서도 시행착오가 있었다. B2B 산업용 솔루션에서 벗어나 B2C 서비스 플랫폼으로 타깃을 바꿨다. 숫자가 좋을 수 없었다. 지난해 매출은 18억원에 영업손실 165억원이었다. 실적 악화 속에 시장의 관심도 줄었고 적극적인 IR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헛된 시간을 보낸 것은 아니다. 위험 상황임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올 초 IT 컨설팅업체 아이엘포유를 인수한 게 대표적이다. 아이엘포유는 삼성전자·현대차를 비롯한 제조 대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맥스트의 증강현실 솔루션을 제조기업의 제조실행시스템(MES)에 접목하는 것을 꾀하고 있다. 캐시카우 구실도 기대하고 있다. 박 대표가 M&A를 위해 50곳이 넘는 기업을 검토해 낙점했다.
본업 경쟁력 강화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 2년 동안 개발한 XR 서비스 3종이 하반기 출격을 예고했다. 맥스트는 B2C 서비스에 XR 사업의 폭발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박 대표는 상장 이후 예상과 달리 움직인 시장을 위기로 진단했다. 생존을 위한 인수합병을 진행했고 B2C 사업으로 방향을 완전히 틀었다. 움츠러들었으나 준비의 연속이었다. 멀리 뛰기 위해 뒷다리를 더 크게 숨기는 개구리처럼 말이다. 박 대표는 올해를 성장을 위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맥스트의 도약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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