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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어 프로파일]팔색조 매력의 ‘차세대 리더’, 김일로 린 변호사실무 경험한 기업·금융 자문 전문가, C레벨에 영향 미치는 자문 지향

김지효 기자공개 2024-07-01 08:14:19

[편집자주]

인수합병(M&A) 시장은 국내 로펌에게 신성장동력이 됐다. IMF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송사 업무에 쏠렸던 무게중심 또한 자연스레 M&A 섹터로 이동했다. M&A 법률 자문 경쟁은 한층 치열해졌고 서비스의 질도 향상됐다. 그에 걸맞게 맨파워 또한 풍성해졌다. 더벨은 법률시장의 성장을 이끈 M&A 자문 핵심인력들을 조망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1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몇 년 사이 급성장한 로펌을 얘기할 때 '법무법인 린'을 빼놓을 수 없다. 린은 지난해 매출 296억원 달성했다. 3년 사이 매출 성장률은 54%에 이른다. 설립 7년 만에 거둔 성과다.

린은 김앤장법률사무소 출신인 임진석 대표변호사 등이 2017년 설립했다. 이후 2019년 '정보기술(IT) 통'인 구태언 변호사가 세운 ‘테크앤로’를 합병하며 성장해왔다. 인수합병(M&A), 금융, 자본시장, 기술방송통신(TMT), 지식재산권 등 기업자문 분야에서 특히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린의 강점인 M&A팀은 김앤장, 율촌, 세종 등 국내 대형 로펌 출신의 변호사들이 포진돼있다. 신영재(연수원 26기) 변호사, 도현수(연수원 30기) 변호사 등의 시니어 변호사를 필두로 맥쿼리 출신의 윤현상 미국변호사 등이 속해있다. 최근 김앤장 출신 성해경(연수원 33기) 변호사와 배태준(연수원 37기) 변호사가 합류하며 라인업은 한층 더 두터워졌다.

김일로 변호사(사진)는 린 M&A팀의 차세대 리더로 꼽힌다. 대형 로펌을 거치며 대기업, 국내외 PE들의 굵직한 딜에 자문하며 쌓아온 지난 10년 간의 법조계 이력을 바탕으로 M&A팀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김 변호사는 대형로펌을 찾기 어려운 중견기업, 스타트업 등과 같은 기업들에게 대형로펌과 같은 수준 높은 법률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린이 성장세를 이어가는 데 기여한다는 포부다.

◇성장스토리 : 사회과학도의 변신, 실무 경험한 기업·금융 자문 전문가

김 변호사의 이력은 독특하다. 그는 서울대학교에서 심리학과 경제학을 복수전공한 사회과학도다. 사회과학도지만 기업에도 관심이 많아 재학 중 서울대 투자동아리 스믹(SMIC)에서도 활동했다. 2007년 졸업과 동시에 글로벌 소비재 기업인 P&G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글로벌 기업에서 경쟁력을 갖춰 한국의 국제적인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오랜 생각에 선택한 길이었다. 그는 P&G 아시아본부 소비자전략팀 소속으로 일본과 싱가포르에서 3년을 머물며 다양한 전략 기획, 협상·협업 능력, 글로벌 감각을 쌓았다.

그러던 그의 삶에 변화의 기회가 찾아왔다. 로스쿨 제도가 도입된 것이다. 글로벌 기업에서 쌓은 전략, 마케팅 경험은 다양한 배경과 경력을 갖춘 새로운 법률가를 선발한다는 제도의 취지에 부합했다. 그렇게 그는 기업 간 거래(transaction) 자문 전문가가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연세대 로스쿨에 진학했다.

법률가로서의 길을 걷게 된 이후에도 그의 기업에 대한 관심은 이어졌다. 법무법인 광장, 김앤장법률사무소에 몸담으며 줄곧 금융, M&A, 컴플라이언스 업무를 맡았다. 글로벌 역량도 계속해서 쌓아나갔다. 2019년에는 시카고대에서 유학 이후 이듬해 일리노이주·뉴욕주 두 곳에서 미국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그간 쌓은 해외 경험과 유창한 영어, 일본어 실력은 그가 모건스탠리PE, KKR, 칼라일, 베인캐피탈 등 여러 외국계 PE의 업무를 자문하는 데 기반이 됐다.

법무법인 린의 기업자문·금융팀 파트너 변호사로 합류한 건 지난해다. 김앤장에 재직할 때부터 친분이 두터웠던 임진석 대표 변호사로부터 합류 제의를 받았다. 김 변호사는 “젊고 발전해나가는 로펌에서 주체적으로 성장을 이끄는 역할을 맡고 싶어 린에 합류하게 됐다”며 “최근 1년 사이 금융권에서 린의 높아진 위상이 와닿아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자문 스타일 및 철학 : “C레벨과 함께 고민하고 방향성을 제시하는 자문”

김 변호사는 법률 자문이 단순히 법적 리스크가 있다는 점을 알려주는 그쳐서는 안 된다고 본다. 법적인 답이 선명하지는 않더라도 고객이 중요한 경영판단을 내리는 데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자문을 해야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그는 “거창한 자문 철학을 말하기는 아직 부족하다”면서도 “찾아오는 고객이 모호한 답변을 안고 돌아가게 하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변호사는 자문을 제공받는 최종 소비자(End-Consumer)가 법무팀이 아닌 C레벨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변호사가 제공하는 자문이 단순히 법적 리스크만 지적해주는 수준에 그친다면 백오피스 역할에 그칠 것”이라며 “C레벨에게 리스크뿐만 아니라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전략과 실행 방안 등까지 한발 더 나아가는 자문을 제공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는 김 변호사가 M&A 및 금융 거래 자문을 할 때뿐만 아니라 모든 법률 자문을 제공할 때 지키고자 하는 철칙이다. 이 같은 적극적인 태도를 바탕으로 그는 자문 영역을 M&A 거래에서 나아가 PMI에 대한 자문, 국내외 신규 규제와 관련된 기업 내부 통제(Compliance) 등으로 자연스럽게 확장할 수 있었다.

김 변호사가 쌓아온 글로벌 경험과 기업 컴플라이언스 자문 역량은 2020년 국내 시중 은행이 자금세탁방지법을 위반한 혐의로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 및 미국 뉴욕금융서비스국(NYDFS)으로부터 조사를 받았던 사건에서 빛을 발했다. 당시 김 변호사는 해당 은행 본사에 파견돼 미국의 제재 시스템에 대한 수백 페이지 분량의 해설서를 작성했다. 국내에 전문가와 문헌이 전무해 자료를 만드는 것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미 감독 당국에 문제되는 거래가 재발하지 않는다는 점을 설득하기 위해 문제 현황과 개선계획이 담긴 액션 플랜을 짰다. 또 인사와 조직을 정비해 다양한 내규를 도입하도록 자문했다.

그 결과 김 변호사가 맡은 고객 은행은 형사처벌이나 합의금 납부 없이 사건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김 변호사는 “당시 맡은 역할은 변호사가 아닌 컨설턴트 같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당시 이 사건은 대형 로펌들이 제재 관련 팀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며 “이후 글로벌 제재와 관련한 정부의 용역 자료를 맡아 작성하기도 하면서 관련 제도의 기틀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어 보람찼다”고 말했다.

이를 계기로 김 변호사는 미국의 제재 체계와 기업 내부통제시스템의 프레임워크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이어갔다. 훗날 이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컴플라이언스 관점에서 KKR의 현대글로벌서비스(현 HD현대마린솔루션) 인수 후 PMI, KKR의 ESG그룹(현 에코비트) 인수 후 PMI 자문과 쿠팡의 미국법 관련 컴플라이언스 자문 등을 맡았다.

◇트랙레코드1 : CJ그룹의 터키 최대 영화사업자 ‘마르스(Mars)’ 인수

김 변호사가 자문한 2016년 CJ그룹의 터키 최대 영화사업자 마르스 엔터테인먼트 인수 거래는 약 8000억원 규모로 당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대규모 아웃바운드 크로스보더 딜이었다. 딜 규모도 컸지만 구조도 독특했다. CJ CGV가 자체적으로 3000억원을 마련했고, CJ E&M이 1000억원, IMM PE가 1000억원을 책임졌다. 나머지는 메리츠증권의 주선으로 토탈리턴스왑(TRS) 방식의 자금 조달이 이뤄졌다. 당시로서는 전례가 없던 구조다.

김 변호사는 “당시 문화 콘텐츠에서 한국인의 저력을 보여주자는 사명감을 갖고 참여했던 딜이었지만 SI와 FI 사이의 의견 조율뿐만 아니라 터키 매도인들과 협상하는 과정은 녹록치 않았다”며 “FI를 유치하는 조건으로 토탈리턴스왑을 체결하는 등 여러 당사자들이 새로운 스킴(scheme)을 고안하고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며 합을 맞춰 성사시킨 딜”이라고 회고했다.

CJ그룹은 마르스 인수로 글로벌 5위 영화관 사업자로 올라섰다. 비록 인수 이후 리라화 폭락과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이 예기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하지만 딜 자체만을 놓고 보면 CJ그룹이 콘텐츠 사업자로서 밸류체인을 완성했으며 나아가 글로벌 영토 확장을 통해 K-컬처의 위상을 높일 수 있었던 딜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딜을 계기로 김 변호사는 이후 CJ그룹의 딜을 다수 수임하기도 했다. CJ그룹의 CJ헬로(현 LG헬로비전)매각과 CJ그룹-네이버 간의 지분 교환 거래도 그가 자문한 딜이다.

◇트랙레코드2 : 1년 사이 두 차례 손바뀜, ‘티르티르’ 매각

티르티르 매각 자문은 김 변호사가 법무법인 린에 합류한 이후 맡은 거래다. 티르티르는 ‘도자기 크림’으로 알려진 화장품 브랜드사로 1년 사이 2번의 손바뀜을 거쳤다. 첫 매각은 지난해 하반기 사업 규모가 비약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면서 진행됐다.

창업자와 다수의 벤처캐피탈(VC) 및 개별 투자조합이 공존했던 기존 지배구조를 정리하고 프라이빗에쿼티(PE)로 지분을 넘겨 회사를 키우고자 하는 요구가 커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매도자들의 이해관계도 천차만별이었고 거래 종결 후 기업의 경영 및 다음 단계의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위한 주주 간 계약서의 구조도 전형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사업의 중요 부분을 차지하는 일본 유통회사를 자회사로 현물출자 받고 동시에 기존 주주들의 지분을 정리할 수 있도록 자문했다. 이와 동시에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더함파트너스를 연결시켜 과점 주주와 PE에 의한 전문화된 경영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후 약 1년의 기간 동안 과점 주주와 PE의 경영을 통해 티르티르의 사업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다. 이에 지난 4월 더함파트너스는 SI로 참여했던 구다이글로벌에 지분을 매각하며 두번째 매각을 마무리했다.

김 변호사는 첫번째 매각에서는 다수였던 기존 주주의 편에서 매각을 자문했고 지난 4월 진행된 두번째 매각에서는 과점 주주와 더함파트너스의 매각을 자문했다. 그는 “어제의 적을 오늘의 동지로 만든 셈”이라며 “티르티르 딜은 국내 스타트업이 VC 투자 단계를 넘어선 이후 주주 구성과 지배 구조를 발전시켜 엑시트까지 진행한 성공적 사례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업계 평가 : 빠르고 정확한 자문, 뛰어난 소통능력까지 겸비한 ‘똑똑이’

ATU파트너스 원성호 부대표는 김 변호사가 로스쿨에 입학하기 전부터 그를 알아왔다. 원 부대표는 “김 변호사는 영어권 국가에서 체류한 적이 없었던 때부터 이미 네이티브 수준의 영어를 구사했으며 로스쿨도 뛰어난 성적으로 졸업할 정도로 머리가 좋고 똑똑하다”며 “인성적으로도 사람이 밝고 싹싹해 오랫동안 좋은 관계로 지내고 있다”며 애정을 보였다.

원 부대표는 이 같은 장점이 변호사로서 업무를 맡았을 때도 드러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업무 특성상 빠른 시간 내에 딜에 대한 결정해야 할 때가 많은데 김 변호사는 잠깐만 서류를 봐도 분석하고 조언해줄 정도로 똑똑한 사람”이라며 “법적 리스크를 빠르고 정확하게 짚어줄 뿐만 아니라 리스크를 없앨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조언과 계약서 작성 등까지 꼼꼼하게 체크해 놓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기업에서 M&A를 담당하며 오래 인연을 맺어온 재계 관계자도 김 변호사에 대한 강한 신뢰를보였다. 이 관계자는 “법률적 자문은 그 특성상 애매한 의견에 그칠 수 있는데 김 변호사는 명확하고 디테일하게 의견을 준다”며 “클라이언트들의 고민을 잘 짚을 뿐만 아니라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적극적으로 발굴해서 제안해주는 변호사”라고 말했다.

뛰어난 소통 능력도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김 변호사는 클라이언트들과 소통에도 아주 능하다”며 “클라이언트들의 니즈를 캐치해 부드럽게 커뮤니케이션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 : 퀄리티 높은 자문 제공하는 중형 로펌으로, 스타트업 성장에 일조

김 변호사는 ‘법무법인 린’의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중견기업, 스타트업 등에게 대형 로펌과 같은 수준 높은 법률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형 로펌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그는 “린은 자문의 퀄리티를 지키려는 욕심을 가진 변호사들이 뭉쳤다”며 “지금도 일정 규모 이상의 딜은 2명 이상의 파트너가 맡는 등의 퀄리티를 컨트롤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해두고 자문 품질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린을 기존의 서열화된 로펌 시장에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는 로펌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보였다. 그는 “린을 미국의 쿨리 같은 로펌처럼 로펌 서열주의를 넘어서 자기만의 색을 낼 수 있는 로펌으로 만들고 싶다”며 “대형 로펌과 단순히 규모의 경쟁을 하지 않더라도 현재의 자리에서 우리만 가질 수 있는 브랜드 파워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특히 K-컬쳐, 뷰티 등 최근 글로벌시장에서 인정 받으며 급성장하고 있는 분야에 관심이 높다. 화장품 업계의 관심이 높은 크레이버코퍼레이션(스킨천사), 티르티르 등도 그의 고객사다. 김 변호사는 “그동안 한국의 산업을 이끌었던 제조업을 넘어 이제 한국의 문화가 새로운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며 “이처럼 제조업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문화, 화장품 기업들도 린을 통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의 근간이 되는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 변호사가 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그는 “스타트업들이 VC의 투자 이후 PE까지 거치를 과정에서 건강하지 않은 계약 조건 때문에 지쳐버리는 오너들이 많다”며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VC, PE와의 균형을 잘 잡아주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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