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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기업 딥다이브]'초지일관 순현금' 쇼박스…유일한 차입은 사옥 임차료오리온홀딩스에 리스료 지급… 11년째 외부조달 전무, 그룹 차원 재무정책

고진영 기자공개 2024-07-12 13:29:04

[편집자주]

콘텐츠기업의 사업 운영과 재무는 전통적 산업과 구분되는 특징이 있다. 업다운을 예상하기 어렵고 극단을 오가는 변동성에 노출된다. K-컬쳐의 전성기. 국내 콘텐츠 플레이어들의 다변적 현황과 재무적 이슈, 거버넌스를 모두 면밀히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0일 16: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쇼박스는 상장 직후부터 순현금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모기업인 오리온홀딩스에 지급하는 사옥 임차료가 리스부채로 잡히는 것을 제외하면 사실상 차입이 없다. 워낙 리스크가 큰 투자배급업의 특성상 부채까지 짊어지면 부담스럽다는 게 오너 차원의 스탠스로 알려졌다.

쇼박스는 코스닥에 입성한 이후 외부자금에 기댔던 때가 사실상 상장 첫 해인 2006년뿐이다. 당시 연결 차입금이 570억원 정도였는데,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이 직접 지급보증 선 50억원을 빼면 전부 종속회사인 메가박스 몫이었다. 공모자금 역시 약 450억원 중 280억원을 차입금 갚는 데 썼다.

이듬해엔 쇼박스가 메가박스 지분을 매각하면서 바로 순현금 상태로 바뀌었다. 또 2012년 그나마 소소하게 있던 차입금을 전부 상환해 차입부채 '0원'을 달성했다. 그 뒤론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거나 회사채 시장을 찾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2019년부터 소규모 차입금이 생기긴 했으나 재무정책이 달라진 게 아니라 리스부채 때문이다. 그 해 새로운 리스 회계기준(K-IFRS제1116호)이 도입되면서 운용 리스에 대해서도 리스부채를 계상하게 됐다.

올 1분기 말 기준 쇼박스의 총차입금은 약 16억원. 전부 사옥 임차료 등과 관련한 리스부채로 이뤄졌다. 벌써 10년 넘게 리스부채를 빼면 빚을 내지 않았다. 오너일가, 그룹 차원에서 무리한 차입을 꺼린다고 전해진다. 현재 쇼박스는 담 회장의 배우자인 이화경 부회장이 경영총괄 부회장으로 있다.


실제로 쇼박스의 보수적인 차입 전략은 오리온그룹과 결이 같다. 그룹 간판인 오리온은 2017년 오리온(현 오리온홀딩스)이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하면서 신설법인으로 재탄생했다.

당시만 해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태 여파로 업황이 위기였던 데다 기존 법인의 차입금을 오리온이 모조리 넘겨받았기 때문에 분할 첫 해 차입금이 600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업황 개선과 함께 오리온은 해외법인의 초창기 사업투자 차입금 등을 공격적으로 갚기 시작했다. 결국 출범한지 겨우 4년 만인 2020년 연결 순차입금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작년엔 쌓여 있는 순현금이 1조원을 넘기기도 했다.

올 3월 말 오리온이 가진 순현금은 6700억원까지 줄었는데, 신약연구개발 회사인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를 차입없이 인수했기 때문이다. 인수대금 5500억원을 전액 현금으로 지출했다. 리스부채를 제외한 차입금은 채권구매카드와 매입외환 등 약 7억원이 고작이다. 대규모 인수를 하면서도 무차입을 고집했으니 쇼박스와 재무정책이 대동소이하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쇼박스는 잉여현금이 동나더라도 무차입 기조를 깨지 않는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 내리 잉여현금이 적자였지만 자금 조달없이 보유현금으로 버텼다. <비상선언>을 비롯한 작품 흥행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순손실을 기록, 잉여현금이 213억원을 나타냈던 2022년도 마찬가지다.


현금 소진이 반복되면서 쇼박스의 보유현금은 적잖이 축소된 상태다. 2017년 현금성자산은 1090억원에 달했다. 2015년 <암살>과 <사도>, <내부자들>, 2016년 <검사외전>, 2017년 <택시운전사>등이 줄줄이 흥행한 덕분이다. 그러나 2022년 89억원까지 감소했다.

다만 지난해는 순손실에도 불구 운전자본부담이 축소되면서 보유현금도 306억원으로 다시 늘었다. 올해의 경우 3월 말 기준 400억원대로 재차 점프했다. <파묘>가 천만관객을 넘기며 대흥행한 덕을 톡톡히 봤다. 2분기엔 <파묘> 관련 매출채권 회수가 이뤄지면서 현금이 더 유입됐을 것으로 추산된다. <파묘>의 일본 개봉 관련 매출도 추가로 발생할 전망이다.

쇼박스는 보유현금을 적극적으로 투자하기 보다 안전하게 운용하고 있다. 당장 유동화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은 439억원, 이중 단기금융상품은 25억원이다. 또 이와 별개로 투자조합 상품 등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을 125억원 보유했다. 쇼박스 관계자는 "대부분 원금 손실 위험없는 금융자산"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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