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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딤펀드 론칭]"사업자 ETF 실익 전무…BF로 상품 수익 마련해야"③투자자 수익성 확보 어필…향후 전망은 '글쎄'

이돈섭 기자공개 2024-07-19 06:08:44

[편집자주]

올해 금융투자협회의 핵심 연금사업 중 하나는 디딤펀드 론칭이다. 금투협회는 올 9월 증권업계 퇴직연금 사업자 온라인 모바일 채널에서 디딤펀드 상품을 출시하기 위해 현재 자산운용사와 퇴직연금 사업자 협조를 구하고 있는 중이다. 디딤펀드 사업에 대한 의견이 다양하게 표출되고 있는 가운데, 사업 추진 배경과 향후 활성화 가능성 등을 면밀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5일 14:55 theWM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퇴직연금 사업자는 금융투자협회 디딤펀드 사업의 성공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핵심 플레이어 중 하나다. 디딤펀드 참여 의사를 나타낸 27개 자산운용사가 아무리 우수한 밸런스펀드(BF)를 선보인다고 하더라도,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개별 디딤펀드 상품을 라인업하고 제공하는 구체적 방식에 따라 사업 성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한 사업자가 그룹 계열관계에 있는 운용사 펀드를 집중 마케팅한다거나 대형사 위주의 상품으로 가판대를 꾸리게 되면 사업 취지 자체가 퇴색할 수 있다. 금투협회 입장에선 자산운용업계 사업 참여를 확정 지은 만큼, 사업자 측과 적극 소통해 가시적 성과를 내고 싶지만, 사업 자체에 대한 부정적 견해는 여전히 잔존한 상황이다.

금투협회는 이달 중 증권업계 14곳 퇴직연금 사업자 부서장급 임직원들과 디딤펀드 사업 추진 관련 미팅을 가질 계획이다. 일부 대형 사업자 소속 임직원들의 경우 그간 디딤펀드 사업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지만, 금투협회는 디딤펀드 사업이 가져올 실익을 적극적으로 소개해 사업 협력을 이끌어내고 싶다는 생각이다.

대표적인 것이 수수료 문제다. 현재 각 사업자 DC·IRP 퇴직연금 계좌에서 ETF 매매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ETF 직접 투자에 따른 판매 수수료가 책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사업자 입장에서 판매에 따른 실익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매가 활발한 테마 ETF의 경우 개인 중장기 투자에 유리하다고 단언하기도 쉽지 않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운용사의 경우 ETF 사업 확대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는 의미가 있겠지만, 사업자 입장에선 ETF 매매가 직접 수익으로 이어지는 구조는 아닌만큼 사업자 입장에서도 묘안이 필요한 상황임에는 틀림없다"고 말했다. 금투협회는 디딤펀드 출시를 통해 틈새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디딤펀드 채널에 각 운용사가 론칭하는 밸런스펀드(BF)의 경우 판매 수수료는 TDF 등과 같은 공모펀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투협회는 개별 사업자 펀드 수수료 책정에 손을 댈 수도 없을 뿐더러, 손을 대서도 안 된다는 입장이다. 사업자 판매 성과가 우수해 펀드 규모가 커지면 매매 수수료 역시 덩달아 증가하는 구조를 지향한다.

사업자에 새로운 시장을 제공한다는 의미도 중요하다. 사전지정운용제도 디폴트옵션과 TDF, ETF 등 특정 비히클 투자가 퇴직연금 시장을 잠식하다시피 한 상황에서 BF 위주의 시장을 새로 개척해 가입자에 새로운 투자 플랫폼을 제공하고, 사업자에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해 증권업계 퇴직연금 시장 파이 규모를 불리겠다는 포부다.

앞으로 국내외 기준금리가 떨어지기 시작할 경우 디딤펀드 수요는 더 커질 것이란 기대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매크로 환경 변화시 원리금보장형 상품 적립금의 실적배당형 상품 이전이 본격화할 수 있는데, 시장 변화에 중립적 성과를 창출하는 디딤펀드를 적극 공급해 개별 가입자 상품 이전 수요를 받아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퇴직연금 시장에서는 디딤펀드에 대한 금투협회의 시각이 지나치게 긍정적이라는 지적도 꾸준하게 제기되고 있다. 대다수 퇴직연금 사업자와 자산운용사가 디딤펀드 출시에 따른 예상 수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디딤펀드 사업에 적극 뛰어들 만한 사업자와 운용사가 과연 얼마나 되겠느냐는 지적이다.

실제 AUM 15조원 안팎 모 운용사의 경우 대형사 상품 출시 등 동향을 살핀 뒤 사업 진행 여부를 판단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비교적 최근 공모펀드 시장에 뛰어든 일부 운용사의 경우 향후 사업 추이를 지켜보고 참여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사업자 디딤펀드 라인업이 대형사 상품 일색으로 변질될 수 있을 것이란 우려도 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사업자 입장에선 계열 운용사 상품을 라인업에 포함시켰는데 경쟁사 상품보다 성과가 안 나올 경우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상정할 수밖에 없다"면서 "(디딤펀드 사업이) 정책으로 추진되는 내용이 아닐뿐더러 업계가 아닌 협회가 주도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사업자가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을지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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