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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존 이사회 점검]'우리가 남이가'…한창제지, 부산고 출신 사외이사로 북적부산고 출신 김승한 회장 동문 관계인 목근수 변호사 이어 김종확 변호사 영입

이돈섭 기자공개 2024-08-16 07:18:51

[편집자주]

상장법인은 주식시장에 기업을 공개하면서 불특정 다수 투자자의 자금을 끌어온다. 그 대가로 상장사 이사회는 건전한 경영과 투자자 보호를 위한 여러 가지 의무를 부여받는다. 사외이사 선임과 감사위원회 설치 의무, 각종 공시 의무 등이다. 다만 별도기준 총자산 2조원 미만 기업은 의무강도가 약하며 당국의 감시망에서도 멀리 떨어져 있다. '회색지대(Gray Zone)'에 존재하는 이들 기업의 이사회를 면밀히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8일 15:0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피 상장사 판지 제조업체 한창제지 사외이사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부산고'다. 김승한 한창제지 회장과 과거 40년 가까이 한창제지에서 '원톱' 사외이사로 근무한 목근수 전 사외이사, 목 전 이사의 후임인 김중확 현 사외이사 모두 부산고 동문 관계로 묶여 있다. 현 상근감사를 비롯해 과거 한창제지 이사회를 거쳐 간 인물들 면면을 들여다보면 이들 역시 부산고와 마산고 등 경남 지역 출신인 점이 눈에 띈다.

경남 양산에 자리 잡은 한창제지 이사회에서 오랜 기간 한축을 맡아왔던 대표적 인물은 목근수 전 사외이사다. 1957년생 부산 출신 목근수 변호사는 1998년 한창제지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된 이후 2022년 자진 사퇴하기 전까지 무려 35년을 이사회 멤버로 경영에 참여해 왔다. 목근수 변호사가 사외이사로 근무하는 동안 한창제지는 창업주 김종석 전 회장에서 그의 아들 김승한 회장으로 오너십이 이동하기도 했다.

목근수 변호사는 김승한 회장과 부산고 동문 사이이기도 하다. 한창제지 이사회는 목근수 변호사 사외이사 재직 기간 동안 금융인과 대학교수 등을 사외이사로 추가 영입해 두 명의 사외이사를 두기도 했는데, 이 인물들 모두 부산고와 마산고 등 경남 소재 명문고를 졸업한 점이 눈에 띈다. 해당 사외이사들은 이사회 출석률이 낮을 망정, 이사회가 올린 안건들에 반대표를 행사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목 변호사가 40여 년간 맡아 온 한창제지 사외이사직을 내려놓은 시기는 3세 경영이 드라이브를 걸던 때다. 김승한 회장 장남인 김준영 한창제지 이사가 목 변호사가 사임한 2022년 이사직에 올랐다. 김준영 이사는 2019년 한창제지 전략기획팀장으로 입사한 뒤 4년 만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김준영 이사는 2014년 한창제지 지분 4.78%를 확보하며 주주명부에 특수관계자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목 변호사 후임으로 사외이사로 선임된 인물은 부산 소재 법무법인 정인 소속의 김중확 변호사다. 목근수 변호사와 마찬가지로 김승한 회장과 부산고 동문 사이인 김중확 변호사는 오랜 기간 경찰로 일하면서 부산지방경찰청장과 경찰청 수사국장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2010년 경찰 조직을 나와 주로 경찰수사와 해양안전, 행정 등 분야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그는 2025년 3월까지 3년 간의 임기를 보장받았다.

한창제지 이사회는 현재 김준영 이사를 비롯해 김길수 대표 등 사내이사 2명과 김종확 사외이사 1명 등 3명의 등기임원으로 꾸려져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한창제지 별도 자산총계는 2890억원이었다. 별도 자산총액 2조원 미만 상장법인의 경우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이 최소 25%만 충족하면 된다. 더 이상 사외이사를 추가 영입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친정 식구만으로 이사회를 구축하고 있는 셈이다.

김종확 사외이사는 한창제지 3세 경영의 한 축을 맡게 된다. 지난달 김준영 이사는 김승한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보통주 1026만5024주 중 716만98주(12%)를 증여받아 지분율을 기존 5.88%에서 17.88%로 확대해 최대주주가 됐다. 한창제지 지분 4.1%를 보유하고 있는 영우인테내셔널 지분 15.4%를 보유하고 있기도 한 김준영 이사가 이미 이사회에 진입한 점을 감안하면 3세 체제는 이미 완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승한 회장 인맥 중심의 현 이사회 체제가 앞으로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승한 회장의 경우 1989년 한창제지 사장이 된 이후 고교 동문인 목근수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해 친정 체제를 구축한 만큼, 김준영 이사가 향후 자기 사람을 사외이사로 선임할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다. 김준영 이사가 경영을 총괄할 때까지 현 이사회 체제가 유지되는 시나리오도 거론할 수 있다.

향후 과제는 경영성과다. 펄프와 폐지를 수입해 담배포갑지와 포장용지 등을 생산해 판매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한창제지는 작년 한해 원재료와 물류비, 에너지 비용이 급격히 상승한 탓에 지난해 순손실 17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과제로는 고수익 제품 중심 구조변경 등이 거론된다. 작년 한해 차입금 증가로 자산 규모는 2889억원을 기록, 1년 전 대비 2.1% 증가하기도 했다.

한편 한창제지는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사외이사 보수 상한을 15억원으로 상향했다. 한창제지가 작년 한해 사외이사에 지급한 보수는 3000만원이다. 작년 한해 이사회는 총 14번 열렸으며 이사회 구성원 모두 100% 출석률을 기록했다. 한창제지 주가는 8일 현재 740원대(액면금액 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목근수 전 사외이사가 황교안 전 총리와 사법연수원 동기인 점이 주목받으며 과거 주가가 치솟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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