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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상반기 유통가 시총 리뷰]라면 3사, 'K푸드' 대표 등극...대장주 30년만 교체호실적과 시설 투자 발표 후 6월 중 신고가, 주가 조정에도 실적 전망 '긍정적'

정유현 기자공개 2024-07-19 07:56:53

[편집자주]

올해 상반기 '만년 저평가' 섹터로 증시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유통주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았다. 1분기 밸류업 프로그램 호재 섹터로 유통주가 주목받았지만 주가가 반짝 상승하는데 그쳐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북미를 중심으로 'K-wave(한류)'가 본격화되면서 해외에서 성과를 쌓아오던 식품주와 화장품 관련주를 중심으로 밸류에이션 재평가 흐름이 이어졌다. 더벨은 유통산업 내 섹터별로 기업을 분류한 후 시가총액 변화 흐름을 살펴보고 그 배경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6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식품주는 만년 저평가 종목으로 꼽히는 섹터다. 내수 시장 한계와 이익률이 낮은 구조 등의 영향으로 증시에서는 '경기 방어주' 정도로 인식되는 수준이었다. 주가가 하락하는 시기에도 등락폭이 크지 않고 주가 상승 요소도 많지 않았다.

이 중 '라면주'는 경기 불황일 때만 반짝 오르고 활황일 때는 더 주목받지 못한 종목으로 꼽혔다. '코로나19' 이후 북미 시장에서 한국 라면이 주목을 받으며 인식이 바뀌긴 했지만 주가에까지 반영되지는 않았다. 견조한 미국 성과에도 라면 3사(농심·삼양식품·오뚜기)의 주가는 부침을 지속했는데 올해 2분기 들어 분위기가 반전됐다. 해외에서 이익이 쌓이는 구조를 모멘텀 삼아 3곳 모두 상반기 코스피 지수를 아웃퍼폼하는 성과를 거뒀다.

◇삼양식품 상승률 209%, 시총 5조 넘기며 라면 대장주 등극

올해 상반기 (1월 2일 기준가~6월 28일 종가 기준) 라면 3사의 주가 상승률을 살펴보면 단연 삼양식품의 성과가 두드러진다. 6월 19일 장중 71만8000원을 터치하며 신고가를 갈아치운 후 6월 말까지 조정을 받았는데도 주가 상승률은 209%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농심은 20.15%, 오뚜기는 8.25%를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 상승률이 5.37%인 점과 비교하면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라면주는 저렴한 간편식으로 대표적 불황형 제품으로 여겨졌다. 외환위기를 겪은 1997년 코스피 지수는 42% 하락했지만 농심의 주가는 16% 상승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라면주가 오르면 경기 불황이라는 공식이 있다. 올해 상반기도 고금리와 고물가 등으로 불황이 지속됐지만 라면주가 오른 것은 경기보다 호실적이 반영된 결과다.

라면 3사의 주가 상승 배경은 북미에서 성과가 두드러진 영향이다. 라면 3사 모두 1분기 최저점을 찍은 후 1분기 실적을 발표한 2분기에 주가가 상승세를 탔다. '불닭볶음면'을 앞세운 삼양식은 마진율이 높은 해외 매출이 늘어나면서 1분기 영업이익률이 20.7%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증권가 컨센서스를 뛰어넘는 801억원을 기록했다는 내용을 5월 16일 발표했고 이튿날인 17일 장 초반 상한가로 직행했다.


증권사들이 일제히 삼양식품의 목표 주가를 올리면서 상승세가 이어졌다. 삼양식품이 증가하는 수요에 발맞춰 짓고 있는 밀양 2공장의 생산라인을 5개에서 6개로 늘린다는 공시에 6월 71만원을 터치했다. 덴마크에서 리콜 조치 등으로 주가가 조정을 받았지만 6월 말까지 주가수익배율(PER)이 39.52배에 달한다. 주가순자산율(PBR)은 8.83배다. 6월 28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5조원을 넘어섰다. 농심을 제치고 대장주로 자리매김했다. 농심이 대장주 자리를 내어준 것은 30년 만이다.

신라면으로 삼양식품보다 해외 진출에 빨리 나섰던 농심도 식품주 중에서 유의미한 상승률을 기록했다. 1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지만 해외법인 실적이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요소로 작용했다. 국내외 라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 물류센터 설립을 발표하면서 6월 13일 장중 59만9000원으로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주가가 상승세를 탔으나 PBR은 1.16배, PER은 16.45배다. 과거와 비슷한 수준이 이어지며 여전히 저평가 구간에 머물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오뚜기는 제품 포트폴리오가 다각화된 곳으로 면제품 매출 비중은 20% 후반대다. 내수 비중이 80%를 차지하기 때문에 라면주 중에서는 상승률이 더딘 편이다. 최근 글로벌 진출에 힘을 싣고 있는 점이 부각되며 주가가 우상향 곡선을 타는 모습이다. 미국과 베트남에서 현지 공장을 설립하는 소식 영향에 6월 중순 오뚜기의 주가도 50만원을 넘어섰다.

오뚜기는 올해 본격적으로 해외사업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2028년 해외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상태다. 해외 매출 확대가 향후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음식료 디스카운트 해소 하반기에도 '긍정적' 전망

라면주가 포함된 음식료 지수는 7월 들어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3월부터 6월 중순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다가 최근 1달 간 고점 대비 10% 정도 하락했다. 라면 3사의 주가도 잠시 조정을 받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호실적에 따라 주가가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내수 업황은 비우호적이지만 해외 실적과 원가 개선에 따라 견조한 성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2분기 전체 라면 수출액은 3억2000 달러로 전년 대비 34% 증가한 점도 실적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다. 3사의 2분기 영업이익 실적 컨센서스를 살펴보면 삼양식품은 767억8000만원, 농심 516억8000만원, 오뚜기는 674억원이다.

최근 주가 조정에 따라 음식료 업종 리포트 발간 횟수가 저조한 가운데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비수기에도 이익 개선이 좋은 업체들 위주로'라는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를 통해 음식료 업종의 밸류에이션을 평가하며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 모멘텀이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코스피/음식료 업종 지수는 각각 8%,18% 상승해 코스피 대비 10.6%포인트 아웃퍼폼했다"며 "2023년~2024년 3월까지 지속된 디스카운트 구간을 벗어난 점이 고무적이다"고 평가했다.

이어 "해외 모멘텀이 높은 삼양식품이 실적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영업이익률도 10%대 후반을 유지하며 시장 기대치에 부합할 것이다"며 "농심은 하반기 캐파 증설과 맞물려 매출 정상화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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