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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대해부]넥슨은 일본기업? 복잡한 지배구조 뜯어보니⑪도쿄서 상장한 본사 NXC가 지배…넥슨코리아, 일본으로 연 수천억 배당

고진영 기자공개 2024-07-25 08:57:08

[편집자주]

국내 게임업계 지형도가 달라지고 있다. 이른바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시대가 서서히 막을 내리는 양상이다. 세 회사는 10년 가까이 '삼국지'처럼 국내 게임시장을 삼분하며 각축전을 벌여 왔지만 최근에는 넥슨 홀로 질주하는 모습이다. 더벨은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사 넥슨만의 성장스토리와 지배구조, 성장전략, 키맨 등을 다각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3일 08: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넥슨그룹은 임직원의 80% 이상이 한국에 있지만 정작 본사는 일본에 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한국기업이 맞느냐'는 논란에 주기적으로 시달린 원인이다. 다만 그룹 지분구조 최상위에는 국내 지주사 NXC가 군림하면서 오너일가 지배력을 굳건히 지탱하고 있다.


◇일본으로 이동한 무게추

넥슨은 현재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 (Prime) 시장에 상장돼 있다. 2011년 12월 도쿄증권거래소 1부에 상장했으며 2022년 거래소 재편이 이뤄지면서 프라임으로 이동했다. 프라임은 프라임, 스탠다드(Standard), 그로스(Growth)로 나뉘는 3개 시장 가운데 최상위로 꼽힌다.

애초 '넥슨'이라는 이름의 회사는 1994년 한국에 처음 세워졌다. 그러다 해외진출을 위해 2002년 말 일본법인인 넥슨재팬을 설립했는데 한국법인(넥슨)이 모회사, 넥슨재팬이 현지 지사 역할을 하는 형태였다.

무게중심이 일본으로 이동한 것은 2005년 10월이다. 한국 넥슨이 넥슨홀딩스(현 NXC)와 넥슨으로 분할하고 넥슨재팬이 넥슨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일본법인이 한국 넥슨의 모회사가 되는 구조로 뒤집힌 셈이다.

2009년 4월엔 아예 넥슨재팬의 이름을 넥슨으로 변경, 기존 넥슨은 넥슨코리아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일찌감치 일본 상장을 염두에 뒀던 것으로 짐작된다.

기업공개(IPO) 당시 한국에서 돈을 벌어 일본에서 상장한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넥슨으로선 게임강국 일본이 게임주 기업가치를 훨씬 높게 쳐줄 것이란 판단이 있었다. 미국이나 홍콩도 후보지로 고려했으나 주목받기엔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라고 여겨 포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배구조 정점 NXC

현재 그룹 지분구조를 보면 넥슨 본사가 넥슨코리아 지분을 100% 보유했고, 넥슨코리아는 넥슨게임즈와 네오플 등 주요 개발사를 종속기업으로 뒀다. 네오플은 다시 북미 지주사인 넥슨 US홀딩스, US홀딩스는 북미 모바일게임사인 픽셀베리 스튜디오를 자회사로 거느린다.

이밖에 넥슨 밑에는 북미에서 PC와 콘솔게임 퍼블리싱 등을 담당하는 넥슨 아메리카, 2019년 인수한 스웨딘 게임사 엠바크 스튜디오, 중국 렉시안 소프트웨어 등이 자회사로 포진해 있다. 게임사업을 계열화해서 일본 넥슨이 넥슨코리아를 비롯한 주요 해외법인을 직, 간접적으로 지배하는 모습이다.

이런 구조에도 불구하고 주도권이 일본 법인에 있다고는 보기 어렵다. 한국에 있는 지주사 NXC가 넥슨의 최대주주로 있기 때문이다. NXC → 넥슨(일본) → 넥슨코리아(100%)로 지분관계가 이어진다. 올 3월 기준으로 NXC가 넥슨 지분 29.48%를 보유하고 있다.

넥슨 2대주주는 NXMH BV(19.11%)인데 NXMH가 NXC의 완전 자회사이기 때문에 사실상 NXC가 48.59%를 쥔 것과 마찬가지다. 그 뒤로는 JP모건체이스 은행이 10.51%, 일본 일본 마스터 트러스트 신탁은행이 10.11% 등을 가지고 있다.


◇넥슨코리아→일본 넥슨, 5년간 3.4조 배당

다만 국내 계열사들이 벌어들인 수입이 배당을 통해 일본 법인으로 흘러간다는 것은 어느정도 맞는 이야기다. 넥슨코리아는 2014년(지급시기 기준)부터 배당을 시작했다. 2018년까지 5년간 총 4959억원, 연평균 990억원 정도를 일본 넥슨에 보냈다.

이듬해부턴 현금흐름 개선과 함께 배당 규모가 대폭 점프했다. 그 해 배당액이 3000억원대로 뛰었고 지난해는 무려 9280억원을 배당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배당한 금액은 모두 3조4000억원을 넘는다.


넥슨은 이 배당수익을 현금으로 쌓거나 자사주 매입, 배당 등 주주환원에도 사용 중이다. 올 2월 '2024년 2월부터 2027년 2월까지 3년간 총 1000억엔(약 8850억원)을 한도로 자기 주식 취득을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6월까지 약 206억엔을 자사주 매입에 썼다.

규모가 크진 않지만 넥슨의 배당수익 일부는 다시 지주사 NXC를 통해 국내 법인에 돌아오고 있다. 넥슨은 최근 들어 배당을 점차 늘리는 추세다. 결의일 기준으로 2019년 주당 2.5엔을 배당하다가 2020년에는 중간 배당을 포함해서 5엔, 2021년 7.5엔, 2022년과 2023년에는 각각 10엔을 배당으로 풀었다. 올해의 경우 15엔으로 더 확대할 계획이다.

이중 NXC가 배당받은 금액을 보유주식수에 따라 계산해 보면 5년간 약 88억엔(780억원) 수준. NXC의 자회사인 NXMH BV 몫을 합칠 경우 144억엔(1275억원) 남짓으로 파악된다.


◇상속세 물납에도 지배력 '굳건'

넥슨에서 들어온 배당수입을 NXC는 다시 주주인 오너일가에 밀어주고 있다. 지급시기 기준으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매년 200억원 이상을 배당으로 주다가 2020년 이후론 배당 규모가 다소 줄었다. 연간 116억원가량을 배당한다.

NXC는 당초 김정주 회장 일가가 지분 전부를 확보하고 100% 지배력을 행사하던 곳이다. 하지만 2022년 김정주 회장의 별세 이후 오너일가 지분율이 줄었다. 지난해 5월 유족들이 상속세 납부를 위해 NXC 지분 29.30%를 기획재정부에 물납했기 때문이다.

현재 NXC는 김정주 회장의 배우자인 유정현 이사가 34%, 두 딸인 정민, 정윤씨가 각각 17.49%씩을 보유하고 있다. 그 외엔 와이즈키즈가 1.72%를 들고 있는데, 이 회사는 정민, 정윤씨가 지분을 절반씩 나눠 가진 가족회사다.

합치면 세 모녀가 NXC에 대해 70.71%의 지분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물납 이후 축소되긴했으나 여전히 확고한 지배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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