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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계 고민하던 일성아이에스, 후계자 공개채용 '파격' 장차남 모두 경영승계 고사, 전문경영인 발굴해 '소유와 경영 분리'

한태희 기자공개 2024-07-24 08:02:19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3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문의약품 기반 제약사 일성아이에스가 사명을 바꾸는 등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00억원대 현금성자산을 활용해 투자처를 물색하며 경영 쇄신 의지도 드러내고 있다. 지속된 적자를 탈피하기 위해 AI(인공지능) 의료기기와 요양원 등 신사업도 준비 중이다.

경영을 이어받을 전문경영인 발굴도 고민하고 있다. 오너 3세로의 경영권 승계보다 청년 CEO(최고경영자)를 모집해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가닥을 잡았다.

◇오너 3세 경영승계 계획 변경, 전문경영인 선임 무게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명을 일성신약에서 일성아이에스로 바꾼 후 다음 순서는 전문경영인 채용이다. 보수적 제약사의 경우 오너일가가 대표이사를 맡거나 오랜 시간 근속한 내부인력 중에 전문경영인을 뽑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최근들어 외부역량을 수혈하는 제약사도 속속 나타나고 있지만 전문경영인을 공개채용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일성아이에스는 '미래 경영승계를 위한 예비 후보자 모집'이라는 슬로건으로 전문경영인 후보자를 모집하고 있다.

지원연령은 1978~1990년생 '청년'으로 특정했다. 접수기간은 다음 달 18일까지다. 일성아이에스 홈페이지를 통해 지원자가 직접 채용에 지원하는 절차다. 채용분야는 세부적으로 △제약 △자산운용 △부동산개발 △지원전부문이다.

공고문에는 '향후 70년, 그리고 그 이상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강한 회사, 나눔을 신철하는 일성아이에스와 함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갈 주인공이 되십시오'라고 적혀있다. 특히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회사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일성아이에스는 작년까지 오너 3세로 경영승계를 추진했던 곳이다. 그러나 1년 만에 전문경영인 선임을 공식화하며 더욱 주목받고 있다.


1954년 설립된 일성아이에스는 전문의약품에 강점을 지닌 제약사다. 오구멘틴 등 페니실린계 항생제와 원알파 등 골질환치료제가 주력 제품으로 꼽힌다. 올해 1분기 기준 최대주주는 지분 15.59%를 보유한 윤석근 회장이다.

윤 회장은 더벨과 통화에서 "공개모집만으로 예비 후보자를 발굴하는 건 아니다"라며 "총 3가지 프로그램으로 추천이나 내부발굴을 통한 인재 채용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창업주 고(故) 윤병강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2015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7년 만인 2022년 5월 회장으로 취임했다. 같은 해 9월 윤 명예회장 별세 후 2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그러나 윤 회장 역시 68세의 고령인만큼 그를 잇는 후계자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됐던 차남 윤종욱 전 대표는 작년 8월 사임 후 회사를 떠났다. 그는 2015년 입사해 2017년부터 이사직을 맡다가 2019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장남인 윤종호 상무는 회사에 재직 중이나 경영 전면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이사회에서 사내이사로 등재된 그는 회사에서 일반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지분의 가업승계를 진행하며 전문경영인을 선임하는 구조를 택한 배경이다.

윤 회장은 "장기적으로 절대 지분을 소유한 사람이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구조로 갈 것"이라며 "지분의 가업승계는 진행하되 전문경영인을 선임해 소유와 경영을 완전히 분리하겠다"고 말했다.

◇시니어사업 가속화, 신사업 이끌 '맨파워' 재구성

모집 사업분야에 기존 제약업 외 자산운용과 부동산개발을 명시해 주목된다. 부동산개발은 일성아이에스가 추진 중인 시니어 신사업과도 이어질 수 있는 지점이다. 노인 질병 대상 의약품 외에도 보유 부동산을 활용한 요양원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작년 9월 부동산개발사업부문을 신설하는 과정에서 인재도 영입했다. 작년에 합류한 정재수 이사가 부동산개발사업을 이끌고 있다. 정 이사는 충북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행정중심복합도시 M/P 자문위원, 대전테크노파크 도시/건축 자문위원으로 일했다.


이와 연계한 고령층 타깃 AI(인공지능) 디지털의료기기 사업에도 나선다. 사업부인수, 전략적투자(SI), M&A 모두 고려 중이다. 작년 신설한 자산운용사업부에서 투자 사업을 관할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출신 김상학 전무가 이끌고 있다.

AI와 관련해서는 올해 6월 SK C&C와 손을 잡았다. 엔터프라이즈 AI 솔루션 '솔루어'를 활용해 보건의료 현장에서 처방 의약품 이상 사례를 보고하는 시스템을 개발한다. 이외에도 시스템 전반에 걸쳐 솔루어에 기반한 AI 데이터 활용을 지원한다.

작년 기준 일성아이에스의 현금성자산은 2364억원이다. 신사업 확대에 앞서 자금 사정은 여유로운 편이다. 2022년 삼성물산 주식매수가액 결정 청구 소송에서 승소하며 이자·기타수익이 1000억원 넘게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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