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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경영지원센터 사람들]K-뮤지컬국제마켓, 창작IP 글로벌 진출 발판으로②이정은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유통팀 팀장

이지혜 기자공개 2024-08-07 10:01:29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5일 07: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 뮤지컬 시장은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일본 다음으로 규모가 크지만 잠재력은 더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요 소비층의 연령이 낮아 성장성이 무궁무진한 데다 창작 뮤지컬이 흥행하는 사례가 갈수록 늘고 있다. 이에 정부는 뮤지컬이 한류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K-뮤지컬국제마켓이 출범한 배경이다. 뮤지컬의 기획, 개발부터 해외 유통까지 모든 과정에 걸쳐 투자 기반을 마련해 안정적 제작 환경을 조성하는 게 목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연례 행사로 기획해 추진했다. K-뮤지컬국제마켓은 올해 6월 말 성황리에 개최됐다가 막을 내리며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K-뮤지컬국제마켓의 기획부터 출범, 오늘날 안정화에 이르기까지 손수 실무를 주도한 인물, 바로 이정은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유통팀 팀장이다.


이 팀장은 "2019년부터 창작 뮤지컬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고 2020년에는 K콘텐츠가 빠르게 확산됐다"며 "K뮤지컬이 차세대 유망 한류문화로 성장할 수 있도록 키우자는 데 문화체육관광부와 뜻이 맞아 K-뮤지컬국제마켓을 2021년에 개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K-뮤지컬국제마켓의 본래 취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K-뮤지컬국제마켓은 한국 뮤지컬산업의 국제화와 안정적 투자 환경을 조성하고자 시작했다"며 "초기에는 투자마켓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하려 했지만 범위가 좁게 받아들여질 수 있어 이름에서 투자를 뺐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목적은 여전히 (뮤지컬산업에) 안정적 투자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쉽지는 않았다. 뮤지컬의 뿌리가 얕은 한국에서 열리는 행사라 인지도가 낮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팬데믹까지 전세계를 휩쓸었다.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어렵사리 초청한 연사들의 자가격리나 방역 조치 등으로 서류작업이 연일 쏟아졌다.

그러나 진심이 통했다. 첫해 참가자는 10여명에 그쳤는데 올해 행사 참가자는 40명이 훌쩍 넘었다. 공식 참가자가 17명, 자유참가자가 30여명 이상이었다. 행사 관련 표도 빨리 매진됐다.

이 팀장은 "해외의 1세대, 2세대 뮤지컬 제작자를 연사로 모셨는데 이들이 가교 역할을 자처하며 점차 K-뮤지컬국제마켓에 참여하고 싶다는 인사가 늘어나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뮤지컬 산업 관련자라면 반드시 경험해야 하는 행사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과 중국 바이어의 반응이 좋았다. 중국은 3주 단위로 비교적 공연 기간을 짧게 잡는 대신 여러 지역에서 순회공연을 진행하는 식으로 수익을 낸다. 각종 지정학적 리스크로 문화예술산업에 대한 통제가 강화할 때에도 중국에서 진행되는 한국 뮤지컬 로드쇼가 멈춘 적은 없을 정도다.

그렇다면 K뮤지컬의 저력은 무엇일까. 이 팀장은 창작진의 우수성과 열정을 꼽았다. 그는 "한국 뮤지컬 시장은 프로듀서, 제작사 중심 시장"이라며 "영국과 미국도 우리 창작진의 우수성과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 일본과 중국은 우리 창작진과 협업하며 노하우를 공유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의 대표 극단인 토호는 올해 말 국내 뮤지컬 제작사, 미국, 영국, 중국 창작자와 함께 쇼케이스를 진행하기로 했다. 한국, 미국, 영국, 중국의 창작진과 일본 배우가 한국 작품을 공연하는 게 골자다. 해당 프로젝트를 먼저 제안한 것도 일본 토호였다.


성공 사례도 있다. <마리 퀴리>다. 이 작품은 K-뮤지컬국제마켓의 지원작품으로 2021년에 선정됐다. 그리고 2022년에는 글로벌 리서치 프로그램을 통해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공연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마리 퀴리>는 국내 창작 뮤지컬 가운데 최초로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공연되고 있는데 지금 현지에서 협력하고 있는 스탭들도 당시에 네트워크를 확보했던 인물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팀장은 "K-뮤지컬 로드쇼 등 지원 프로그램으로 영국 웨스트엔드 창작진과 윤색한 버전이 지금 공연되는 <마리 퀴리>"라며 "예술경영지원센터의 프로그램을 잘 활용해 <마리 퀴리>를 발전시켜준 강병원 대표에게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K-뮤지컬국제마켓을 글로벌 뮤지컬 홍보의 장으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그는 "궁극적으로 K-뮤지컬국제마켓이 해외 제작사들이 본인의 IP를 소개하러 오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며 "전세계 우수한 뮤지컬 IP가 다 모이는 장으로 거듭나, K-뮤지컬국제마켓에서 소개되는 것만으로도 작품의 우수성이 검증됐다는 평가를 받는 플랫폼으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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