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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오너가 분쟁]'막다른 길' 임종윤의 5인 협의체 제안, 신동국 "협의 없다"반대매매 등 현금필요 상황 '한발 물러선 태도', 매각 등 중대사안 공동결정 조건

차지현 기자공개 2024-08-08 09:01:27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7일 15: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송영숙-임주현-신동국의 3자 연대 그리고 반대매매까지. 한미약품그룹 경영권을 장악했던 임종윤 사장이 궁지에 몰렸다. 그리고 대립각을 세우던 3자연대에게 '대주주 경영공동체'를 만들자는 제안을 했다. 동생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여전히 같은 편에 서있지만 독자적으로 경영권을 확보하겠다는 자신감에서는 한발 물러난 모습이다.

하지만 그가 내민 대주주 경영공동체에 대해선 실효성은 물론 실제 성사 가능성은 미미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대측에 서 있는 양측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의견합치'가 최우선인 경영공동체 계약을 맺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최근까지만 해도 임종윤 사장과 협업 의지를 내비쳤던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태도를 바꿔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다는 강경 노선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반대매매 위기 임종윤, 오너가·신동국 포함 5인 경영공동체 제안

임종윤 사장은 한미사이언스 개인 최대주주인 신 회장을 포함해 한미약품그룹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임종훈 대표를 대상으로 한 '경영공동체 선언문'을 공개했다. 대주주 5인이 경영권을 공유하는 '경영공동체'를 결성하자는 게 골자다.

이들 대주주 경영공동체는 자본구조의 변경이나 합병, 인수 및 매각, 경영권 변경 등 회사 중대한 업무 집행에 있어 공동으로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 공동체 의사결정은 주주총회와 동일하게 지분율 비례 투표 방식을 제안했다. 결의안 상정 후엔 전자투표 등 디지털 방식을 활용해 상정일로부터 5일 안에 결정하자고도 덧붙였다.

경영공동체가 주식을 양도할 시 제한 조건이 포함된 점도 눈에 띈다. 그는 참여 대주주가 회사 주식을 매도할 때는 경영공동체 주주에게 우선적으로 매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임종윤 사장이 나머지 대주주로부터 주식을 사들일 창구를 만들어 놓으려는 포석이다.


이번 제안은 반대매매 위기에 처한 임종윤 사장이 꺼낸 최후의 카드와 같다. 최근 한미사이언스 주가가 3만원 아래로 떨어지면서 오너일가의 주식담보대출 계약에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이 발생했다.

가족 간 분쟁이 발발하면서 올 1월 5만6200원까지 치솟았던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3월 말부터 3만원대를 유지해왔다.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로 국내 증시가 '검은 월요일'을 맞은 5일 3만원선이 무너졌다. 계약별로 상이하지만 마진콜이 이뤄지는 경계선은 3만원에서 3만1000원 수준이다.

송 회장, 임주현 부회장, 임종훈 대표와 달리 임종윤 사장은 추가 증거금을 내지 못한 걸로 파악된다. 임종윤 사장은 보유 주식 대부분이 질권 담보로 잡혀 있어 추가 대출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감 몰아주기 의혹으로 지분 100% 보유한 개인회사 코리그룹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하기도 쉽지 않다. 설상가상으로 임주현 부회장이 3월 임종윤 사장을 상대로 낸 가압류 신청이 최근 법원에서 인용됐다. 한미사이언스 주식 233억원가량과 30억원가량의 부동산이 가압류 조치됐다.

벼랑 끝에 내몰린 임종윤 사장이 가족 및 신 회장에게 '화해의 제스처'이자 '도움의 손길'을 내민 걸로 풀이된다. 이번 선언문에 담긴 의결권 공동 행사 조건 등으로 미뤄볼 때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에 지분 매각을 염두에 뒀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들이 지분을 합치면 70%대 지분율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그간 공언해 온 사모펀드와 딜을 성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얘기다.

◇이해관계 제각각, 실효성 의문…신 회장 "협업 의사 전혀 없다"

하지만 시장에선 임종윤 사장이 보낸 선언문의 실효성과 성사 여부에 의문을 제기하는 분위기다. 먼저 대주주 각자 이해관계와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단순히 경영공동체 계약을 맺는 건 의미가 없다고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신 회장이 모녀 측과 연대하면서 양측의 의견은 분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송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신 회장이 3자 연합을 구축한 만큼 또 다른 의결권 공동 행사 계약을 맺으려면 임종윤 사장은 이들과 뜻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해외펀드 매각, 전문경영인 체제 등 거의 모든 부분에 대한 의사결정에 이견이 있는 만큼 하나의 의사결정 대안을 내놓는다는 것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데 무게가 쏠린다.

실제로 신 회장은 임종윤 사장과 협업할 여지가 전혀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화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표현했던 그였지만 최근 완전히 분위기가 달라졌다.

앞서 임종훈 대표가 3자 연대와 반대 노선을 타겠다고 공식화 한 당일에도 신 회장은 더벨에 "앞으로는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강경 입장을 보였다

신 회장은 임종윤 사장의 경영공동체 선언을 한 7일에도 더벨과의 통화에서 "임종윤 사장이 작성 중인 경영공동체 선언문을 아직 전달받지 못했지만 쓸데없는 일이라고 본다"며 "임종윤 사장과 합을 맞출 의향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송 회장, 임주현 부회장, 임종훈 사장 측도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받지 못했다"며 "모든 사항이 가족 간 협의해야 할 내용이라 현재로선 할 말이 없다"고 공식 입장을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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