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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 기업 재무 분석]사라질 뻔 했던 추억의 서주아이스주, 명맥 이은 '서주'1990년대 서주산업 부도, 효자원 거쳐 아이푸드가 브랜드 인수…'영트로' 탑승해 선전

박기수 기자공개 2024-08-30 08:15:11

[편집자주]

전 세계 주요 대도시 중 서울이 35도 이상 폭염 일수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덥고 습한 날씨에 대다수가 불쾌하지만 누군가 미소를 짓는다면 그것은 아이스크림 기업일 것이다.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올해도 아이스크림 업체들의 성과 전망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롯데와 빙그레 2강 체제로 재편된 아이스크림 시장 내 주요 기업들의 재무 상황을 THE CFO가 점검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2일 15:5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 앞에 등장한 지 50년이 된 '추억의 아이스크림', 서주아이스주를 기억하는가. 이름만 들어도 포장지의 이미지가 떠오르고 '옛날 아이스크림' 치고 실제 먹으면 맛이 나쁘지 않은, 그런 아이스크림이다. 이 서주아이스주는 최근 '영트로' 문화가 도래하면서 재소환돼 실제로 편의점 냉동고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외 '서주아이스주 젤리' 등 서주아이스주라는 브랜드를 이용한 냉동 외 식품들도 시장에 등장했던 바 있다.

◇사라질 뻔 했던 서주아이스주

이 서주아이스주는 긴 역사 만큼 사연이 있는 아이스크림이다. 서주아이스주를 탄생시켰던 기업이 1990년대 중후반 당시 무너지면서 서주아이스주는 정말로 추억 속으로 잊혀진 아이스크림이 될 수 있었다. 그런 서주아이스주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기업이 있으니 현재의 △서주 △서주푸드 △서주제과 3사다.



서주아이스주를 탄생시킨 곳은 '서주산업'이라는 회사다. 이 서주산업의 주력은 서주우유로 서울우유, 매일우유 등 국내 우유업계에서 나름의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던 곳이었다.

서주산업은 1990년대 중반 '고름우유' 파동에 직격탄을 맞는다. 1995년 한 언론에서 '유방염에 걸린 젖소에서 고름 섞인 우유가 나온다'는 내용이 보도돼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이후 1995년 파스퇴르우유는 '우리는 고름우유를 팔지 않습니다'라는 광고를 실었는데 큰 충격을 받았던 소비자들이 파스퇴르우유만을 찾게 만들었다. 서주우유는 파동 이후 매출이 거의 10분의 1토막 나는 등 경영난에 빠지게 됐다.


결국 1996년 서주산업은 최종 부도처리됐다. 이런 서주산업의 사업을 건져갔던 곳은 '효자원'이라는 곳이다. 조경과 관상수·상하수 설비 공사 기업이었던 효자원은 서주우유 생산라인을 인수하며 유가공과 빙과사업이라는 이종 산업에 진출했다. 다만 효자원도 오래가지 못했다. 2011년 11월 효자원은 법원에 회생절차개시를 신청했고 이후부터 사실상 영업활동이 중단됐다.

2013년 효자원의 빙과 공장은 '아이푸드'라는 곳에서 인수한다. 이 아이푸드가 현재의 '서주'다. 그 옛날 서주아이스주를 탄생시킨 곳은 아니지만 현 '서주'가 서주아이스주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셈이다.

◇박형인·이남재씨가 구성하는 서주의 오너십

이 '서주'의 오너십은 특이하다. 우선 '서주'라는 이름을 쓰고 있는 곳이 '서주'와 '서주푸드', '서주제과' 등 총 세 곳이 있다.

설립일이 가장 빠른 곳은 서주제과로 이 기업의 옛 사명은 '흥양산업'이다. 흥양산업의 창립자는 박형인 씨다. 흥양산업은 웨하스, 캔디, 젤리류 제품을 OEM 방식으로 생산하고 납품하고 있던 회사였다.

서주푸드는 1997년 설립된 회사로 옛 사명은 '파이닉스푸드'다. 오뚜기에 옛날국수를 공급하고 있는 서주푸드는 2013년 장성에 위치한 아이스크림 공장을 인수해 현재 빙과 OEM 사업도 하고 있다.

서주는 앞서 언급했듯 '아이푸드'라는 사명을 쓰던 기업이다. 2013년 효자원 공장을 인수해 서주아이스주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곳이 '서주'인 것으로 추측된다.

'흥양산업'과 '파이닉스푸드', '아이푸드'는 2019년 말과 2020년 초 일제히 사명을 '서주'로 통일했다. 옛날 서주산업과의 관계는 없지만 국민적 친숙도를 활용하기 위해 대표 브랜드인 서주아이스주의 '서주'를 사명으로 동시에 바꾼 것으로 보인다.


3사의 지배구조는 특이하다. 우선 '서주'의 경우 박형인씨의 직계 가족들로 보이는 박홍균씨(17%), 박슬기씨(16.5%), 박지애씨(16.5%)가 각각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외 이정혜씨(25%)와 이정미씨(25%)도 지분을 보유했다. 이정혜·정미씨는 1990년대 박형인씨의 흥양산업에서 대표이사를 맡았던 이남재씨의 자녀인 것으로 보인다. 즉 박형인씨 측과 이남재씨 측이 50%씩 서주의 지분을 들고 있는 모양새다.

이정혜·정미씨는 경영인 권수득씨와 함께 서주의 공동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권수득 대표이사는 1957년생이고, 이정혜·정미씨는 각각 1985년생, 1990년생으로 비교적 젊다.

서주푸드는 박형인씨가 29%의 지분을 보유하고, 최건호씨와 신채영씨가 지분 10%, 30%를 보유하고 있다. 3자간 관계는 불분명하다. 이외 이남재씨와 직계 가족인 것으로 보이는 이혜재씨가 10%를 보유하고 있고, 박지애·슬기씨가 각각 6%, 5%를, 이정혜·정미씨가 각각 지분 5%씩을 들고 있다.

서주제과는 서주푸드가 지분 58%를 들고 있다. 이외 박형인씨가 지분 24%를, 이남재씨가 지분 8%를 들고 있다. 박홍균씨와 이혜재씨도 지분 5%씩을 들고 있다.

◇'영트로' 탑승, 서주 작년 영업이익률 '11%'

서주 3사는 아이스크림·젤리·만들기키트·와플·웨하스·프레첼·스낵·국수 등 자체 브랜드와 OEM 방식의 제조·유통을 이어오며 견조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우선 서주는 '영트로' 열풍에 제대로 올라탄 모습이다. 작년 서주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47억원, 74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11%를 넘어섰다. 2022년에도 매출 547억원, 영업이익 61억원을 기록했다.

서주아이스주 외 '곰표 젤리', '서주아이스주 젤리' 등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제품을 선보인 것이 적중한 것으로 보인다.

재무상태도 건전하다. 서주의 작년 말 기준 부채총계와 자본총계는 각각 117억원, 225억원으로 부채비율은 52%에 불과하다.

서주푸드도 나쁘지 않다. 서주푸드의 작년 매출은 601억원이다. 영업이익은 24억원으로 약 4%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재무지표의 경우 작년 말 기준 부채총계와 자본총계로 142억원, 202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70% 수준이다.

△서주 아이스크림 제품들 (출처: 서주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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