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술' 주력한 호암미술관이 첫 동시대 전시 선보인 배경은 니콜라스 파티 '더스트' 전시, '하나의 미술관, 두개의 장소' 컨셉트 정립
서은내 기자공개 2024-09-04 08:05:28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2일 16: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문화재단이 운영하는 호암미술관이 개관 이래 처음 동시대 미술을 다루기 시작했다. 지난 31일 공개한 스위스 작가 '니콜라스 파티(Nicolas Party)'의 <더스트> 전시다. 그동안 삼성의 두 미술관 중 동시대 작가를 주로 다룬 건 리움이었다. 호암미술관은 고미술 중심 전시를 기획해왔다. 이같은 공식에 변화가 엿보인다.동시대 미술이란 영어로 '컨템퍼러리 아트(Contemporary Art)'로 불리는 개념이다. 주로 1990년대 이후 현대 미술을 가리킨다. 흔히 고미술이나 근대미술이 아닌 현대 미술을 뜻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김성원 리움미술관 부관장은 2일 호암미술관이 처음으로 동시대 전시를 열게 된 배경에 대해 "호암미술관은 재개관 이후 리움과 동일한 비전을 근간으로 하나의 미술관 전시 프로그램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니콜라스 파티는 2021년 리움에서 열린 '이안쳉 개인전'에 이어 우리 미술관이 주목하는 뉴제너레이션 작가 가운데 한 명"이라고 말했다.
◇ "호암 재개관 후 리움과 하나의 미술관 전시 프로그램 공유"
김성원 부관장의 말에 따르면 호암미술관이 2023년 재개관을 하면서부터 리움과 호암 미술관 전시사업 흐름에 일종의 변화가 진행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삼성문화재단은 리움미술관과 호암미술관에 대해 '하나의 미술관, 두 개의 장소'라는 컨셉트를 강조하고 있다. 각각 개별적 특성을 띤 공간이 아닌, 하나의 미술관으로서 브랜딩하겠다는 의미다.
리움미술관과 호암미술관은 1965년 설립된 삼성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미술관이다.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호암미술관은 호암 이병철 삼성 창업 회장이 30여년간 수집한 한국 미술품을 기반으로 1982년 4월 개관했다. 이후 리움미술관이 개관한 건 2004년이다. 삼성에서 운영했던 미술관으로 삼성플라토미술관도 있었으나 2016년 폐관했다.
지난 2016년 경부터 리움과 호암미술관은 6년 동안 상설전만 오픈한 채 기획전시가 잠정 중단되기도 했다. 리움미술관이 2021년 리노베이션 이후 재개관하면서 새롭게 뮤지엄 아이덴티티 MI를 선보이며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호암미술관은 2023년 재개관했으며 재개관 후 첫 전시로 <한 점 하늘 김환기>를 선보였다.
◇ 리움 소장 고미술과 니콜라스 파티 작업 병렬 전시
호암미술관에서 열린 이번 전시는 스위스 작가 니콜라스 파티의 기존 회화와 조각 48점, 신작 회화 20점, 특별 제작된 파스텔 벽화 5점을 선보인다. 또 호암의 기존 성격을 잃지 않도록 리움에서 소장한 고미술품들을 함께 배치, 콜라보하듯 기획한 것도 전시의 특징이다.
니콜라스 파티는 유년시절부터 그래피티를 체험하고 대학에서는 영화, 그래픽 디자인, 3D애니메이션을 전공한 작가다. 아티스트 그룹을 결성해 미술, 음악, 퍼포먼스가 융합된 전시와 공연을 만드는 등 벽화, 채색 조각, 설치, 전시기획 등을 포괄한 다원적인 작업들로 눈길을 끈다.
김성원 부관장은 "니콜라스 파티를 호암의 전시에 초청한 이유는 현시대의 핫한 작가이기 때문만은 아니다"라며 "그는 밀레니얼세대의 젊은 작가로서 그가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미지가 특정한 시공간에 머물지 않고, 21세기에 회화란 무엇인지 회화의 확장성을 보여주는 작가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또 김 부관장은 "리움이든 호암이든 혁신적인 현대미술의 흐름을 주도하는 주요 작가들을 소개하고자 한다"면서 "니콜라스파티도 같은 맥락"이라고 덧붙였다.
호암미술관이 처음 동시대 미술을 기획하면서 앞으로 리움과 호암 전시가 더 다양하게 변주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전시기획 전문가는 "동시대 미술에 대한 대중적 수요가 많은 것도 기획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주목도가 비교적 낮은 고미술만 고집하기보다 여러 장르들을 담는 것이 확장성 면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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