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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EXT]"중국 자본시장 어려움 가중, 제도 개선 선행돼야"장 시안추 홍콩대 교수 "개혁 시도 수차례 무산…충분한 시간 두고 진행 필요"

이기정 기자공개 2024-09-30 08:03:14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7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은 수차례 자본시장 개혁을 시도했지만 실패한 경험이 많다. 시장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도적인 발전을 먼저 이뤄야 한다."

장 시안추(Xianchu Zhang) 중국 홍콩대 교수(사진)는 27일 더벨이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2024 THE NEXT : Corporate Governance Conference'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장 교수는 '중국의 신금융인프라 건설과 정부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장 교수는 글로벌 금융 시장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글로벌 시장 참여자들은 보다 효율적인 거래 시스템을 추구하고 있다"며 "특히 토큰, 기술혁신, ESG 등을 중심으로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조금 다른 상황에 놓여 있다고 평가했다. 장 교수는 "중국은 글로벌 제2의 경제대국이지만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를 결합하다 보니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는 사실 다른 국가들에게 모범이 될만 한 행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장 시안추(Xianchu Zhang) 중국 홍콩대 교수가 27일 더벨이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2024 THE NEXT : Corporate Governance Conference'에서 '중국의 신금융인프라 건설과 정부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중국은 여전히 자본시장 개혁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정부가 시장을 컨트롤하겠다는 기조는 바꾸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장 교수는 "연초 시진핑 중국 국가수석이 △중앙은행 권한 강화 △자본시장 규제 강화 △공산당 리더십 강화 등을 골자로 금융대국 비전을 선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자본시장 참여자가 국가의 안보에 위협을 줄 수 없도록 규제는 강화했다"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본시장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 교수는 실제 중국의 경제 지표 대부분에서 이미 빨간불이 들어왔다고 꼬집었다. △부동산 투자 지표 △외국인 투자 지표 △내수 소비 지표 △기업 부도율 △기업 실적 등 양호한 지표가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이에 중국은 최근 경제 지표 일부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장 교수는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수록 중국 자본시장의 투명성은 저해될 것이고 투자자들의 신뢰도 역시 감소할 것"이라며 "심하면 중국 경제가 위기에 놓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자본시장이 어려움을 겪는 주된 원인 중 하나는 미중 무역갈등"이라며 "정부가 정치 이념에 도전을 받으니 국가 안보와 관련된 법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 교수는 그나마 정부에서 추진했던 개혁의 시도는 다른 폐해를 낳아 좌절된 경험이 많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중국은 기존 정부가 기업공개(IPO) 심사를 담당했는데 부정부패 문제로 시장에 권한을 위임하자 부작용까지 옮겨간 사례가 있다.

장 교수는 "정부가 추진하는 개혁의 시도가 오히려 시장 참여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셈"이라며 "특히 개인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상황이 이러하니 기업들이 비행을 저지르는 것이 놀랄만한 이슈가 아니게 됐다"고 덧붙였다.

중국 자본시장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법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단기적인 조치로 순간적으로 시장이 나아질 수는 있지만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강도 높은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충분한 시간을 두고 제도적인 발전을 이뤄야 하고 정치적 이념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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