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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중간배당 실험]증시 상황에 휘청이는 영업수익…미래먹거리 '시급'③민영화 이후 꾸준한 성장…ATS 등 경쟁심화, 거래·청산결제수수료 유동적

손현지 기자공개 2024-10-15 09:12:31

[편집자주]

한국거래소 이사회가 2005년 1월 설립이래 20년 만에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실시한다. 중간배당은 선진화된 주주친화정책으로 여겨지지만, 국내에선 아직 삼성전자나 현대차 등 일부만 실시하고 있다. 거래소가 모범을 보이며 상장사들에게 밸류업 정책을 적극적으로 독려하려는 목적이 크다. 하지만 거래소가 배당을 확대하기 위해선 수익원 확보 등의 과제도 남아있다. 거래소의 배당 전략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과 거래소의 향후 계획 등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1일 09: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거래소의 수익은 증시 상황에 따라 좌우된다. 거래나 청산결제수수료 수입 비중이 90%를 넘기 때문에 증시 약세장 상황에선 거래대금 감소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지난 2015년 민영화 이후 전반적으로 실적은 우상향 흐름을 보였지만, 지난 2022년의 경우 미국 통화긴축 등 증시가 부진했을 땐 영업수익이 주춤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매년 '배당 확대' 전략을 공표한 상황이라 안정적인 수입 창출 방안도 절실해졌다. 증시 변동과 무관한 '안정적인' 캐시카우가 필요해진 것이다. 정은보 이사장은 취임 이후 인덱스와 데이터 사업의 사업역량을 강화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어 주목된다.

◇전체 매출 절반은 '수수료 수입' 의존

거래소 전체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뭘까. 바로 증권사들로부터 받는 '시장수수료' 수입 항목이다. 지난 2023년 1조2827억원의 영업수익 중에서 시장수수료는 5446억원으로 42.5%에 달했다. 매년 절반에 해당할 정도로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가 크다. 더 자세히 말하면 거래·청산결제 수수료다. 시장수수료 수입 중 매년 90% 가까운 비율을 차지한다.

작년에도 거래·청산결제 수수료는 4721억원으로 시장수수료 수입(5446억원)의 86.7%를 차지했다. 다시 말하면 즉 개인 투자자가 주식 거래를 많이 할수록 거래할 때 내는 유관기관 수수료 중 거래소 몫으로 떨어지는 금액도 늘어나는 구조인 셈이다. 지난 2021년 들어 사상 처음으로 영업수익 1조원을 넘긴 배경도 그해 '동학개미 열풍'이 분 덕이었다


지난 5년간 추이를 살펴보면 전체 매출은 거래·청산결제 수수료와 궤를 함께 했다. 매출이 줄곧 우상향 흐름의 영업수익 추이를 보여온 가운데, 지난 2022년에만 주춤했다. 당해 코스피와 코스닥 일평균 주식 거래대금은 전년과 비교해 40~50% 가량 감소한 영향이다.

2022년 거래·청산결제 수수료가 감소하자 매출도 1조1855억원으로 전년(2021년) 대비 12.1% 감소한 것이다.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35% 감소한 3804억원으로 집계됐다. 금리 인상에 따라 금융수익이 늘어나 순이익 하락은 방어할 수 있었다. 당시 채권 수익 등을 인식하는 상각후 원가측정 금융자산도 307억원으로 59%가량 증가했다.

물론 자회사인 한국예탁결제원과 코스콤 등의 당기순이익 증가도 연결 실적에 영향을 미친다. 작년에는 전체 매출 전년 대비 8.2% 증가한 1조282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9.4% 늘어난 4542억원, 당기순이익은 15.0% 증가한 4985억원을 기록했다.

◇ATS 등장에 신수익원 발굴 '과제'

거래소는 민영화 이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014년 말 기준 국내 코스피·코스닥 상장종목 수는 1964개에서 지난해 말에는 2658개로 35% 증가했다. 같은기간 1335조3406억원이던 국내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2558조1648억원으로 91% 증가했다.

다만 올들어선 수익성 확대 방안에 대한 구체적 대응책이 필요해졌다. 거래량의 증가와 그에 따른 거래소 수익성 개선이 확인되면서 대체거래소(ATS) 출범이 임박한 것이다. ATS를 준비 중인 엑스트레이드는 연내 ATS 설립 신청을 한 뒤 내년 초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향후 거래소는 수익 일부를 ATS와 나누게 된다. 투자자들은 수수료 경쟁을 통해 비용 절감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보다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 방안이 절실해진 것이다. ATS는 거래 기능만 가지고 상장심사와 청산·결제, 시장감시 등의 기능은 그대로 한국거래소가 수행할 예정이다.

게다가 배당 확대 전략을 수립한 상태라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정은보 이사장도 올초 취임 직후 기존 수수료 중심 수익구조에서 탈피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한 대응방안을 고심해왔다. 알짜 수익을 내는 부서들을 별도로 떼어내 꾸린 미래사업본부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미래사업본부는 지난달 30일 출범했다. 경영지원본부에 속한 인덱스사업부와 데이터사업부를 떼어오고, 기존 계획에 더해 블록체인 비즈니스 조직도 추가시켜 신사업 역량을 집중시킨게 특징이다. 대체거래소 설립 등 심화하는 경쟁 환경에서 새로운 수익 모델 발굴을 위한 싱크탱크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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