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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에피바이오텍, 발모인자 '모유도조직' 배양기술 치료제로성종혁 대표 "탈모치료제 혁신신약 타깃, 세포·항체치료제 본임상 진입"

김형석 기자공개 2024-10-02 08:33:05

이 기사는 2024년 09월 30일 14: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기준 27조원에 달하는 탈모치료제 시장. 국내외 다양한 기업이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기전별로 상이한 처방법과 기존 치료제의 부작용으로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갈망이 크다.

에피바이오텍이 쉽지 않은 길에 도전장을 냈다. 성종혁 에피바이오텍 대표(사진)는 증상 완화와 지연과 같은 일시적인 치료제가 아닌 궁극적인 탈모 완치가 가능한 계열 내 최초 약물(First-in-Class) 개발에 자신감을 보였다.

1/2a상 임상에 진입하는 자가 모유두 세포치료제를 시작으로 합성의약품과 항체치료제도 순차적으로 개발을 추진해 2025년 IPO를 추진하는게 성 대표의 플랜이다.

◇세포활용 탈모치료제 연말 임상 1/2a상 돌입

더벨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26일 서울 연세봉래빌딩에서 개최한 '2024년 9월 투자유치 기술설명회(K-BIC STAR DAY)' 현장에서 성 대표를 만났다. 이날 행사는 보건의료분야 유망 창업기업들에게 사전 컨설팅과 IR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는 연세대 약학대학 약학과 교수로 18년 이상 지방 줄기세포 연구만 해온 인물이다. 줄기세포가 탈모치료제로 개발될 수 있는 가능성을 오랜 기간 입증해왔다. 탈모와 관련한 30여건의 특허를 출원했으며 줄기세포와 탈모 관련 SCI논문 50여편을 발표했다.

에피바이오텍은 이 같은 연구의 집약체다. 2015년 연세대 교내 벤처로 시작한지 4년 만에 시리즈A로 52억원을 유치했다.

2년 뒤엔 102억원의 시리즈B도 성사시켰다. 2023년 7월 코넥스에 상장했다.

에피바이오텍의 핵심 기술은 모발 성장을 일으키는 '모유두세포'를 분리·배양하는 역량이다. 탈모 치료에 적용 가능한 최적의 세포치료제로 개발 가능하다는 기대가 있는 영역이다.

하지만 모유두세포는 모낭에 소량 존재하고 적절한 양의 세포 배양에 6주 이상의 기간이 소요돼 세포치료제 개발을 위한 세포 수 확보가 어렵다. 지속된 복제 세포는 발모기능이 현저히 감소해 치료제로 개발하는 한계가 컸다.

에피바이오텍의 분리·배양 기술은 두피로부터 분리된 모유두 조직(dermal papilla)을 저산소 조건에서 배양하는데 있다. 모유두 조직으로부터 이탈된 모유두세포를 배양 플레이트에 부착하는 데 걸리는 기간을 크게 단축시켰다. 또 전용 세포배양액도 개발해 생산 경제성은 우수하고 세포 노화를 방지했다.

그는 "우수한 품질을 유지하면서 모유두세포를 대량 배양하는 기술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소개했다.

핵심 파이프라인은 자가 모유두세포를 활용한 치료제 'EPI-001'다. 환자의 후두부에서 채취한 모유두세포를 대량 배양하고 건강한 세포를 환자 두피에 투여해 새로운 모발이 자라도록 한다.

모유두세포가 줄어들고 노화가 진행되면 모발이 빠지거나 머리카락 두께가 가늘어진다. 외부에서 배양한 건강한 모유두세포를 투여해주면 세포에서 분비된 다양한 성장인자들이 약해진 모낭과 모발을 자극해 다시 모발이 건강한 상태로 바뀌게 되는 기전이다.

EPI-001는 올해 말 국내 임상1/2a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올해 초 범부처 재생의료 기술개발 사업 과제로 선정되며 25억원의 임상자금도 확보한 상태다.

타인의 세포를 활용한 치료제도 개발중이다. 'Off-the-shelf(기성품)' 동종 치료제인 EPI-008은 디스커버리 단계를 거쳐 비임상 단계에 진입했다.

그는 "인체 두피와 유사한 돼지를 대상으로 동물시험을 진행한 결과 세포 1회 투여만으로도 돼지의 모발 개수와 두께가 증가했고 3개월 이상 발모 효과가 유지됐다"며 "임상 1상의 안전성 입증은 물론 2a상에서의 유효성도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First-in-Class 항체 탈모치료제 비임상 도전

EPI-001 외 다른 파이프라인도 모두 탈모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항체를 이용한 EPI-005는 탈모를 유발하는 두피 단백질인 CXCL12를 무력화하는 치료제다.

실험 결과 누드 마우스에서 주 1회 투여만으로도 우수한 발모 효과를 냈다. 매일 투여해야 하는 기존 남성형 탈모치료제에 비해 월등한 결과를 확인했다. 현재 디스커버리 단계를 넘어 이르면 2025년 비임상(동물시험)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합성의약품을 기반으로 한 치료제 EPI-002도 있다. 자가면역질환인 RIPK1저해재를 기전으로 한 이 물질은 현재 비임상을 완료한 뒤 CMC 절차를 밟고 있다.

그는 "제약사들이 피나스테리드(Finasteride)와 두타스테리드(Dutasteride) 등 기존 약들의 제형만을 개선한 개량신약을 개발하는 것과 달리 에피바이오텍은 혁신신약을 타깃한다"며 "특히 항체로 탈모치료제의 경우 국내는 없고 해외서도 걸음마 단계이기 때문에 세계시장 최선두에서 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5년 시리즈C 넘어 코스닥 이전 상장 추진

에피바이오텍의 다음 목표는 코스닥 이전상장이다. EPI-001의 임상 결과가 나오는 2025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IPO에 도전하겠다는게 성 대표의 구상이다.

성 대표는 "EPI-001의 임상 1/2a상 결과와 EPI-005의 시험 결과가 나오는 2025년에는 해당 파이프라인의 기술이전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내년에는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술평가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탈모치료제 개발에 주력하면서도 캐시카우 확보 전략도 세웠다. 재생의료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한 일본시장 공략이 그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일본 재생의료기관의 인증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탈모치료제 파이프라인을 연구개발한 경험을 토대로 탈모 유효성 평가 관련 비임상 CRO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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