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으로 보는 게임사 터닝포인트]네시삼십삼분, '탈모바일' 포문 열었다블록체인게임 도전장, 내년 상반기까지 집중…크립토 윈터 '변수'
황선중 기자공개 2023-11-28 12:50:27
[편집자주]
신작 출시는 게임사의 가장 중요한 이벤트다. 사실상 실적을 좌우하고 주가를 움직이게 하는 분기점이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기회의 순간일 수도, 반대로 막대한 비용 폭탄을 마주하는 위기의 순간일 수도 있다. 시장 경쟁구도를 뒤바꾸는 전환점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심심찮다. 게임사 명운을 짊어진 신작을 다각도로 살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4일 09: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시삼십삼분 야심작 '럼블레이싱스타'가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처음으로 선보이는 블록체인게임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뛰어난 개발력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계획이다.시장에서는 새로운 성장동력인 블록체인게임 성적표에 따라 모바일게임 강자였던 네시삼십삼분의 사업 체질이 완전히 바뀔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최근 블록체인게임 시장에 한파가 불고 있다는 점은 과감한 전환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다.
◇럼블레이싱스타, 22일부터 글로벌 시장 '노크'
네시삼십삼분 자회사 디랩스는 지난 22일 신작 '럼블레이싱스타' 오픈 베타 테스트(OBT)에 돌입했다. 럼블레이싱스타는 남녀노소 모두가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 레이싱 게임이다. 자동차 대신 잔디 깎는 기계인 '론모어'로 경주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른 이용자와의 경쟁에서 승리해 코인을 얻는 구조다. 코인은 다시 현금화할 수 있다.
럼블레이싱스타는 기획 단계부터 글로벌 시장을 노리고 개발됐다. 국내에서는 블록체인게임을 규제하는 탓이다. 론모어는 국내에서는 다소 낯선 기계이지만, 해외에서는 비교적 친숙한 편이다. 미국과 호주에서는 론모어를 이용한 레이싱 대회까지 펼쳐질 정도다. 럼블레이싱스타에 대한 진입장벽도 비교적 낮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럼블레이싱스타 개발을 진두지휘한 인물은 최병량 프로듀서(PD)다. 넥슨에서 국내 최고의 캐주얼 레이싱 게임으로 꼽히는 '카트라이더' 개발을 총괄했던 베테랑이다. 카트라이더 개발·서비스 노하우를 럼블레이싱스타에 녹여냈을 것으로 보인다. 최 PD의 존재는 럼블레이싱스타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 중 하나다.
◇블록체인게임, 미래 성장동력 임무 완수할까
신작의 성과가 중요한 이유는 네시삼십삼분이 블록체인게임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2009년 설립된 네시삼십삼분은 모바일게임 개발사로 유명하다. 대표작은 모바일 액션게임 '블레이드'다. 2014년 국내 모바일게임 최초로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블록체인게임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미래 산업으로 꼽히는 블록체인게임 시장을 일찌감치 선점해 향후 기업가치를 대폭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과거 태동기였던 모바일게임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출해 큰 성공을 거뒀던 전략을 다시금 구사하는 모습이다.
심지어 올해부터는 경영의 무게추도 네시삼십삼분에서 블록체인게임 전문 자회사 디랩스로 넘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모바일게임 개발을 잠시 내려놓고, 오직 블록체인게임만을 개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네시삼십삼분 창업주인 권준모 의장이 네시삼십삼분이 아닌 디랩스 대표를 역임하며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는 점이 상징적이다.
모회사인 네시삼십삼분은 모바일게임 개발사에서 자회사를 지배하는 지주사로 넘어가는 모습이다. 최근 개발자 출신이었던 한성진 대표가 물러나고 경영인 출신 정기홍 대표가 선임된 것이 의미가 깊다. 더이상 모바일게임을 개발하지 않는 만큼 개발 전문가보다는 경영 전문가가 필요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네시삼십삼분은 지난해 말 기준 자회사 13곳, 관계사 9곳을 거느리고 있다.
◇블록체인게임 시장 침체는 고민거리
디랩스는 내년 상반기까지 럼블레이싱스타 외에 블록체인게임 2종을 추가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서바이벌게임인 '스페이스프론티어'와 역할수행게임(RPG) '메타볼츠'를 개발하고 있다. 럼블레이싱스타를 포함한 블록체인게임 3종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면 네시삼십삼분은 계속해서 블록체인게임 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불안 요인이 있다면 최근 블록체인게임 시장의 활기가 많이 떨어져있다는 것이다. 블록체인게임의 근간인 가상화폐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어서다. 블록체인게임을 통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블록체인게임 시장 활황기에 진출을 선언한 네시삼십삼분으로서는 예상치 못한 상황이다.
만약 신작 3종이 기대 이하의 성과를 거둔다면 네시삼십삼분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네시삼십삼분이 블록체인게임 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을 때까지 임시방편으로나마 모바일게임을 개발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적 개선이 시급한 상황에서 불확실성이 가득한 블록체인게임 사업에만 의존하지는 않을 것이란 이야기다.
네시삼십삼분 매출(연결) 규모도 2014년 1159억원에 달했지만, 지난해는 466억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적자 누적으로 인해 2016년부터는 자기자본이 마이너스(-) 상태로 돌아선 완전자본잠식을 겪고 있다. 타인자본(부채)에 의존해 경영을 펼치고 있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부터 가상화폐 시장이 회복되면서 블록체인게임 시장도 다시 살아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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