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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약탈 vs 배임' 자사주 매입, 양측 법정 주장은바이아웃 펀드 목적도 시각차…최 회장 심판 권한, 최대주주 vs 이사회·주주로 맞붙어

허인혜 기자공개 2024-10-02 09:17:28

이 기사는 2024년 09월 30일 14: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에서 또 다른 핵심 키워드는 자사주 활용이다. 고려아연은 자사주를 직접 매입하게 되면 기업의 현금을 활용할 수 있고 외부 의존도도 그만큼 낮아진다. 고려아연은 유동성이 풍부한 기업이다. 당연히 영풍·MBK 연합은 이 카드를 막고 싶어한다.

그래서 법정 싸움에 나섰다. 양측 모두 공격과 방어 논리에 자신이 있다. 영풍·MBK 연합은 자사주 취득 금지 가처분을 내고 회사의 자금을 개인 경영권 방어를 위해 쓰면 위법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고려아연은 연합의 공개매수가 약탈적 인수합병으로 고려아연을 지키기 위한 자사주 매입은 배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반론을 내놨다.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은 공개매수를 선언하며 일찌감치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그만큼 자사주 매입이 승패를 가르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르면 이날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27일 심문기일에는 양측 법률 대리인 등이 총출동했다는 게 법조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현재 자사주의 비중은 2.4%이고 약 22~23%의 지분이 유통되고 있다. 고려아연이 자사주를 매입할 수 있게 되면 유통주식 전량이 대상이 된다. 자사주는 의결권은 없지만 제3자 매각을 고려할 수 있고, 영풍·MBK 연합이 과반 의결권을 확보하려면 지금보다 돈을 더 배팅해야 한다.

최씨일가의 자금 부담도 축소된다. 고려아연은 6월 말 연결기준으로 순차입금이 마이너스(-) 상태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이 9382억원, 단기금융기관예치금이 2615억원, 단기투자자산이 9780억원이다. 합하면 약 2조1300억원이다.

영풍·MBK 연합은 가처분 인용을 전망했다.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이 배임이라는 주장이다. 고려아연의 자금으로 최 회장이나 특정 주주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높은 가격에 자사주를 취득하는 것은 회사에 금전적 손해를 끼쳐 배임이라고 해석했다.

평소 시장가격 대비 40% 이상 높여 부른 공개매수 가격보다 더 값을 올려 대항매수에 나서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시장에서 시가로 살 수 있는 주식을 돈을 더 들여 매집하는 것이고 따라서 회사에 손해라는 분석이다. 영풍·MBK 연합 측은 시세조종행위까지 언급했다.

고려아연은 자사주 매입이 기업의 자산을 지키는 일로 배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주장을 요약하면 영풍과 MBK 연합의 공개매수가 약탈적 인수합병(M&A)에 해당하고, 결국 고려아연의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기업의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자금을 활용해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배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기본 입장이다.

약탈적 인수합병으로 본 이유는 영풍과 MBK 연합의 목표가 고려아연 키우기보다는 엑시트에 초점이 맞춰져있다고 해석해서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영풍과 MBK 연합의 목표는 고려아연의 막대한 현금을 비롯한 자산을 빼내고 투자금 회수 목적의 자산 매각을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바이아웃 펀드에 대한 해석도 갈린다. 영풍과 MBK 연합은 경영권 인수의 목적에 밑줄을 그었고 고려아연은 결국 펀드의 최종 목적지는 매매차익 실현이라고 본다. 고려아연 측의 법률 대리인 등은 영풍·MBK 연합이 고려아연의 매각 시기를 7~8년 후로 공개적으로 밝혔고 고려아연의 지속가능한 성장과는 근본적으로 무관한 경영 목적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배당금 상향 역시 고려아연의 자산으로 영풍·MBK 연합의 차입금을 보전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는 배당금을 주당 2만5000원으로 최근 3개년 배당금의 36% 인상한다고 밝혔다"며 "배당금 확대는 MBK파트너스의 대규모 차입과 관련이 있다"고 전했다.

최 회장에 대한 심판 권한을 두고서도 맞붙었다. 영풍·MBK 연합은 최 회장이 고려아연을 경영할 자질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영풍그룹에 속한 기업이고 영풍이 최대주주인 만큼 정상화에 나설 명분이 있다는 이야기다. 고려아연은 최 회장에 대한 의혹이 있다고 해도 M&A를 통한 해결은 옳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사회와 주주들이 합당한 조치를 취할 당사자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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