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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제약 '베트남 사업'…확인된 가능성, 남아있는 과제 8년만의 상업 생산 현지 허가, 수주고 확보 위해 글로벌 인증에 '총력'

김형석 기자공개 2024-10-04 08:41:53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2일 07:1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6년부터 오너인 허승범 회장이 글로벌 신사업 전략으로 추진한 삼일제약의 베트남 사업이 8년 만에 첫 관문을 넘었다. CMO·CDMO 사업에 필요한 베트남 현지 인증을 득하면서다.

후속 작업으로 한국 그리고 미국, 유럽 기준에 맞는 인증절차도 추가로 진행한다. 베트남 현지 인증만으로는 CMO·CDMO 사업 수주고를 채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삼일제약은 허 회장 단독 대표체제가 마련됐다. 베트남 사업이 오너 중심으로 보다 더 힘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6년 시작한 신사업, 연간 3억개 점안제 생산 시설 첫 생산 허가

베트남 사업은 2016년 허승범 회장의 경영승계와 맞물려 진행됐다. 당시는 허 회장이 차기 경영승계 대상자로 낙점돼 대표직을 수행하던 시기다. 그는 △'안과 명가(名家)’ 재건 △베트남 점안제 CMO 공장 건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NASH) 시장 공략 등 3대 중장기 목표를 발표했다.

2018년 베트남 현지법인인 '삼일파마슈티컬컴퍼니'를 설립해 사업에 속도를 냈다. 허 회장이 부친을 넘어 최대주주로 올라선 시점과 겹친다. 사실상 베트남 사업은 허 회장의 독자적인 '승부수'로 평가된다.

삼일제약 베트남 점안제 CDMO 공장 전경. 사진=삼일제약

삼일파마슈티컬컴퍼니를 구심점으로 베트남 호찌민시 SHTP(사이공 하이테크 파크) 공단에 점안제 CMO·CDMO 공장을 세웠다. 부지 2만 5000㎡, 연면적 2만 1000㎡에 생산동 3층, 사무동 4층 규모다.

연간 약 3억3000만개의 점안제를 생산할 수 있다. 3개 라인 기준 생산능력(CAPA)은 2000억원 수준이다. 최대 CAPA는 6000억원에 달한다.

준공은 2022년 이뤄졌지만 상업가동은 이뤄지지 않았다. 관련 인증 절차를 진행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준공 2년만인 지난달 26일 베트남 공장이 현지 의약품청(DAV)으로부터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인증을 받았다. 베트남 사업 첫삽을 뜬 지 8년만의 쾌거다.

◇현지 수주만으로 캐파 못채워, 글로벌 GMP 인증 시기 관건

하지만 현지 GMP 인증을 획득했지만 본격적으로 상업 생산까지 성공하기 위해선 거쳐야할 관문이 많다. 삼일제약은 2025년까지 베트남 공장에서 1000억원의 수주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현지 수주 물량만으로는 가동률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 글로벌 GMP 인증을 해야 베트남 외 지역에서 수주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글로벌 GMP 인증을 획득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kGMP 인증을 신청했지만 미국(cGMP)과 유럽(EU-GMP)은 아직 인증 절차를 시작하지 못했다. 현지 GMP 인증에도 2년여가 소요된 만큼 글로벌 GMP 인증 역시 시일이 걸린다.

당분간 현지 수주 중심으로 상업화 생산 계약을 타진하면서 글로벌 인증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일제약 관계자는 "아직 첫 수주계약은 따내지 못했지만 현지 GMP 인증을 계기로 현지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과 수주 논의는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미국과 유럽 인증 절차도 빠르게 진행해 수주 확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허승범 회장 첫 경영 성과, 단독 대표이사로 더 '무게추'

베트남 사업에 대한 첫 결실로 가능성을 봤지만 남은 과제라는 부담감도 안고 있는 상황에서 삼일제약의 오너십은 더욱 강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오너인 허 회장의 단독 경영체제가 가동되면서다.

전문경영인(CEO)으로 허 회장과 3년간 호흡을 맞춘 김상진 사장이 최근 대표이사직을 내려놨다. 한국얀센 출신인 김 사장은 한독 부사장을 거쳐 2018년 영입된 인물이다.

허 회장이 최대주주로 올라선 경영승계 과정에서 일종의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영업마케팅 총괄 사장직을 역임하던 그는 허 회장의 부친인 허강 명예회장이 각자대표직에서 내려온 2021년부터 허 회장과 각자대표를 맡았다.


김 사장의 임기는 2027년 3월까지로 상당한 기간이 남아있지만 채우지 못하고 사임하게 됐다는 점에 주목된다. 사임 이유는 '일신상'이라는게 공식 입장이다.

그러나 전문 경영인 없이도 오너인 허 회장 단독 대표체제가 무리 없이 유지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삼일제약이 단독 대표체제로 전환한 것은 경영승계가 본격화하기 전인 2012년 이후 12년 만이다. 베트남 인증이라는 첫 경영성과를 낸 데 따라 허 회장의 리더십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허 회장 단독 대표 체제가 된 데 따라 삼일제약을 퀀텀점프 시킬 한방으로 베트남 사업에 더욱 드라이브 걸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인증과 첫 수주 시기 등이 성패를 가를 결정적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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