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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고려아연 백기사' 베인캐피탈, 향후 엑시트 플랜은회수 통로 최윤범 회장 상대 '풋옵션' 유력, 경영권 위협 리스크 제기

임효정 기자공개 2024-10-04 07:28:17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2일 16: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려아연이 백기사로 베인캐피탈을 확보한 가운데 양사 간 어떤 조건을 설정했는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고려아연 측이 우군을 찾는 과정에서 전략적투자자(SI) 없이 재무적투자자(FI)만으로는 엑시트가 어렵다는 이유에서 PE의 참전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FI의 경우 향후 투자금 회수를 위해 풋옵션 요구가 불가피한 만큼 향후 경영권 위협에 대한 리스크도 상존한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이 베인캐피탈과 손잡고 MBK파트너스와 영풍에 맞서기 위해 대항 공개매수에 전격 나설 계획이다. 가격은 주당 83만원이며, 오는 4일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일찌감치 베인캐피탈은 고려아연 측의 우군으로 거론됐다. 고려아연 측이 대항 공개매수에 나서기 위해서 자금력을 갖춘 백기사를 확보하는 게 관건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자 조건을 두고 양측간 입장이 엇갈리면서 난항을 겪은 것으로 알려진다.

결과적으로 베인캐피탈이 백기사로 참전하면서 고려아연 측이 내건 조건에 관심이 쏠린다. 우군을 확보한 만큼 고려아연 측에서도 감내해야 할 리스크가 존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베인캐피탈이 향후 투자금 회수를 위해 풋옵션과 드래그얼롱을 주주간계약으로 요구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최 회장 측이 추후 풋옵션을 받아주지 못하면 최 회장의 지분까지 함께 매각하는 방식으로 엑시트 안전판을 마련해놨을 것이란 의미다. PEF운용사의 경우 투자 수익률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요구수익률 역시 높게 제시했을 것이란 관측도 우세하다.

문제는 우군 확보에 시급했던 최 회장 측이 향후 FI의 상환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느냐다. 베인캐피탈의 엑시트 과정에서 결국 최 회장 보유 지분을 매각하는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이 때문에 당초 시장에서는 SI의 참전 없이 FI가 홀로 나서는 상황은 자칫 FI에 경영권을 위협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상장사다보니 주가 하락에 따른 FI의 상환 압박이 거세질 수밖에 없다는 점도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주가가 하락한 상태에서 FI의 엑시트까지 이어질 경우 이 또한 경영권 위협을 초래할 수 있는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탈은 대항 공개매수에 나서며 주당 83만원을 제시했다. 공개매수 이후에는 주가가 제자리로 돌아오는 게 일반적이다. 공개매수 발표 전 주가가 50만원 안팎에 형성됐다는 점에서 고려아연 측이 설정한 취득가는 30만원 이상 높은 가격이다.

이날 고려아연 측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항 공개매수 과정에서 베인캐피탈과 함께할 것을 공식화했다. 이 자리에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베인캐피탈도 고려아연의 공동매수자로 참여하기로 했다"며 "베인캐피탈은 고려아연의 경영이나 이사회에 관여하지 않는 순수 재무적투자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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