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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작법인 재무 점검]한화토탈, 철저한 현금주의…운전자본 관리 '조명'①불황기에 800억 순손실에도 재무구조 타격 최소화, 100% 배당정책은 재검토 필요성

박기수 기자공개 2024-10-22 08:16:50

[편집자주]

생존을 위해 서로 투쟁하는 기업들도 이해관계만 맞으면 손을 잡는다. 치열하게 자리 싸움을 하던 경쟁사들이 손을 잡으면 때로 '1+1=2' 이상의 시너지 효과가 나기도 한다. 지분 투자를 통해 세워진 합작법인의 이야기다. 하나의 법인이지만 주요 주주들은 둘 이상이기에 합작법인의 재무 전략은 통상의 법인과 다른 경우가 많다. THE CFO는 업종별 주요 합작법인들의 경영과 재무의 현주소를 살펴본다. 더불어 합작법인을 움직이는 이사회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5일 16:1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임팩트와 프랑스 토탈의 영국 자회사(TotalEnergies Holdings UK Limited)간 합작 회사인 한화토탈에너지스가 글로벌 석유화학 산업 불황기에 운전자본 관리를 통해 현금흐름 악화를 막고 있다. 작년 대비 올해 현금흐름이 일부 되살아난 것도 희소식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토탈에너지스(이하 한화토탈)의 올해 상반기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108.8%로 불황기가 시작되기 전인 2021년 말 93.7% 대비 크게 상승하지 않았다.

차입금의존도와 순차입금의존도도 큰 변화가 없다. 2021년 말 각 수치는 31.2%, 55.9%였다. 올해 상반기 말의 경우 각각 33.1%, 63.9%를 기록 중이다. 일부 상승하기는 했으나 석유화학 기업들의 '적자 행진'을 고려하면 재무구조 악화를 최대한 방어해 낸 모습이다.

그 배경에는 운전자본 규모 조절이 있었다. 쉽게 받을 돈을 빨리 받고 재고를 최대한 소진하는 것이다. 특히 작년은 이 운전자본관리로만 3500억원 이상의 현금을 만들었다. 작년은 정기보수와 시설투자 등으로 연결 기준 5111억원의 자본적지출이 있었던 시기로 운전자본관리가 없었다면 잉여현금흐름에서 대규모 적자가 기록될 여지가 있었다.


다만 운전자본관리를 통해 작년 배당과 이자를 지급하고도 잉여현금흐름으로 230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58억원의 영업손실, 800억원의 순손실을 냈지만 재무구조에 큰 타격을 받지 않을 수 있었던 비결이다.

희소식은 작년이 영업활동의 '바닥'이었다는 점이다. 상반기끼리 비교했을 때 올해 영업손익은 작년 대비 흑자전환에 이어 의미있는 실적까지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와 올해 상반기 영업손익은 각각 -1971억원, 498억원이다. 아직 이자비용(579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규모지만 실적 개선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도 큰 개선 폭을 보였다. 작년과 올해 각각 상반기 EBITDA는 350억원, 2939억원이다.

운전자본을 빡빡하게 관리하면서 최악의 시기에 재무구조 타격을 최소화했지만 기존 재무 전략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화토탈은 한 해 기록한 순이익의 사실상 전부를 모회사에 배당해오는 공격적인 배당 전략을 펼쳐왔다.


마지막 배당 사업연도인 2022년과 직전 해인 2021년, 한화토탈은 연결 배당성향으로 각각 99%를 기록했다. 2021년에는 99.7%, 2022년에는 99.65%다. 2021년에는 연결 순이익 6480억원에서 6460억원을 배당했다. 2022년에는 688억원 중 685억원을 배당했다. 많이 벌면 많이 버는 대로, 적게 벌면 적게 버는 대로 한 해 과실을 몽땅 배당한 셈이다.

이에 한화토탈은 매년 자산의 5% 수준 미만의 현금성자산만을 보유해 왔다. 불황기가 시작되기 전인 2021년 말 현금성자산(1716억원)의 자산 비중은 2.3%에 불과했다. 2022년과 2023년 말에는 각각 1.2%, 1.7%였다. 올해 상반기 말에는 2.5%에 불과하다. 불황기가 찾아왔을 때 운전자본 관리라는 묘책을 생각해낼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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