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분리 앞둔 SK렌터카, 채권상환 대비 ‘4000억’ 채비 사채관리계약 대상 회사채 6000억 추산…KB증권과 회사채·CP 인수약정도
백승룡 기자공개 2024-10-28 11:08:20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4일 07:2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렌터카가 최대주주 변경으로 인한 회사채 ‘바이백(조기상환)’ 대응 차원으로 최대 4000억원 규모 자금조달에 나선다. SK렌터카는 그간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사채관리계약으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유지’를 명시해 왔는데, 올해 SK그룹에서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로 매각되면서 지배구조 변동이 생긴 영향이다.◇ 내달 공정위 SK그룹 변동 공시…사채권자집회 거쳐 바이백 물량 정해질 듯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렌터카는 이달 31일 수요예측을 거쳐 2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만기는 2년물과 3년물로 나눌 예정이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4000억원까지 증액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로, 발행일은 내달 8일이다. 주관업무는 KB증권이 단독으로 맡았다. SK렌터카의 공모채 발행은 올해 초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SK렌터카의 이번 최대 4000억원 규모 자금조달은 지배구조 변동에 따른 투자자들의 채권상환요청을 대비하기 위한 목적이다. 앞서 SK렌터카의 지분 100%를 보유하던 SK네트웍스는 올해 8월 지분 전량을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의 계열회사 카리나모빌리티서비시스로 양도했다. 이는 SK렌터카가 그간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사채관리계약으로 명시했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유지’ 항목을 이행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채관리계약이 불이행되면 채권자들은 사채권자집회를 열고 기발행 회사채에 대한 SK렌터카의 조기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 다만 SK네트웍스와 카리나모빌리티서비시스 간의 주식매매계약은 이미 종결됐지만, 아직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변동을 공시하지 않아 사채권자집회는 열리지 않은 상태다. 업계 안팎에서는 내달 초 공정위가 SK렌터카의 상호출자기업집단 변동사항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SK렌터카의 사채관리계약 내용은 최대주주 변경이 아닌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변동이기 때문에 공정위의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는 사채권자집회가 열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위가 SK렌터카의 SK그룹 분리를 공시하는 시점은 11월 초쯤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후 11월 중에 사채권자집회를 열고 채권자들의 조기상환 요청 물량을 집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금리 고려하면 바이백 물량 크지 않을 듯…KB증권과 회사채·CP 인수약정도
현재 SK렌터카의 바이백 대상 회사채 규모는 약 60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올 상반기 말까지만 해도 8000억원 안팎에 달했지만 하반기 들어 △8월 290억원 △9월 900억원 △10월 700억원 등 1890억원의 만기도래 물량을 상환하면서 발행 잔액도 줄어들었다. SK렌터카 측은 이번 최대 40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을 마치면 바이백 대응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렌터카 관계자는 “SK그룹에서 분리되더라도 안정적인 이익창출력은 변함 없기 때문에 채권자들의 상환요청 물량도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중도상환 물량이 최대로 발생하더라도 금번 공모채 발행을 최대 4000억원까지 열어둔 상황이라 충분히 대응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SK렌터카의 신용등급과 금리다. 국내 신용평가사 3사는 SK렌터카 주식매매계약이 종결된 지난 8월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0로 하향 조정했다. 본래 SK렌터카의 자체 신용도는 A0였지만 유사시 SK그룹의 지원가능성을 고려해 A+를 부여했던 것으로, 이번 매각으로 그룹 지원가능성을 배제해 1노치(notch) 낮춘 것이었다. 현재 A0등급의 민평평균금리는 1년물 3.7%, 2년물 3.8%, 3년물 4.1% 등 3%대 후반에서 4% 초반 사이에 형성돼 있다.
반면 SK렌터카의 기발행 회사채의 금리 수준을 보면 지난 2021년 발행한 금리 1.88%의 회사채를 제외하면 모두 4%대 초중반으로 책정돼 있다. SK렌터카의 신용등급이 A0로 하향조정되면서 금리 수준이 소폭 높아졌더라도 시장금리 레벨이 더 큰 폭으로 내려간 상황이다 보니, 채권자 입장에서도 상환요청 이후 재투자 대비 기발행 회사채를 지속 보유하는 게 더 유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SK렌터카 측은 “이번 공모채 발행 외에도 KB증권과 회사채·CP 인수약정을 체결해 추가적인 자금조달 방안도 마련돼 있다”며 “SK그룹 분리 이후로도 시장의 채권자들과 변함없는 신뢰 관계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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