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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사외이사 열전]전영순 이사, 금융회사 이사회 역할 '극대화' 주역국민은행과 SC제일은행 등 감사 역량 업그레이드…올해부터 KT알파 이사로 재직

이돈섭 기자공개 2024-11-06 08:28:24

[편집자주]

흔히 '베테랑(Veteran)'은 어떤 분야에서 오랫동안 몸 담으며 기술이 뛰어나거나 노련한 사람을 이른다. 기업 의사결정의 최상단에 위치한 이사회에도 다수의 기업을 경험한 베테랑 사외이사들이 존재한다. 다양한 회사 이사회에 참여할 경우 비교군이 생기고 노하우가 쌓이는만큼 THE CFO는 여러 이사회에서 각광 받아온 사외이사들의 면면을 들여다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1일 07:5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대표적 회계·재무 전문가 중 한 명인 전영순 중앙대 교수는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이사회 역량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미국과 영국의 선진 이사회 운영 경험을 다양한 국내 기업에 이식함으로써 경영 투명성을 제고하는 데 일조했다. 이때 경험을 바탕으로 비금융회사로도 발을 넓혀 활발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 '주인없는 기업'에서 이사회 역량 극대화 평가

전영순 중앙대 교수는 자타공인 회계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중앙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전 교수는 조지아대에서 회계학 석사를 취득하고 동 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내 공인회계사 자격뿐 아니라 미국 공인회계사 자격도 보유하고 있는 그는 뉴욕시립대 조교수 등을 거쳐 2000년 중앙대 경영경제대학 전임교수로 임용됐다.

그간 전 교수는 다양한 기업에서 활동했다. 2004년 국민은행 사외이사로 기용돼 2007년까지 이사회에서 활동했으며 그 이후 한국SC금융지주(2012~2015)를 비롯해 SC제일은행(2012~2017), 하나금융투자(현 하나증권, 2018~2022), 포스코케미칼(현 포스코퓨처엠, 2020~2024) 등을 거쳐 올해부터 케이티알파 사외이사로 활약하고 있다.

기업별 사외이사 재직연수를 모두 합하면 20년이 훌쩍 넘는데 전 교수가 사외이사로 몸담았던 기업 대부분은 '주인없는 기업'으로 불리는 곳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의사결정의 키를 쥐고 있는 오너가 없는 경우 이사회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고 사외이사 발언권 역시 여타 오너 기업에 비해 클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회계 전문가로 다양한 기업 내 체계적 감사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주력할 수 있었던 것도 이 영향이 작지 않다. 국민은행 이사회 멤버가 됐을 당시는 미국에서 사베인스 옥슬리(SOX)법 통과로 기업 거버넌스 변혁이 이뤄지고 있던 상황. 당시 국민은행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주택은행과 합병, 미국 내 증권 거래가 이뤄지고 있었다.

국민은행도 감사위원회가 경영진 배석 없이 외부감사인을 만날 수 있게 하는 한편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평가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SOX법이 요구하는 사항을 하나씩 관철시켜야만 했다. 당시 이사회에서 함께 근무했던 김기홍 사외이사(현 JB금융지주 회장), 차석용 사외이사(전 LG생활건강 대표 부회) 등과도 뜻이 잘 맞았다.


◇ 이사회는 규제보다 운영의 영역…비금융회사로 확대

국민은행 이사회를 떠난 이후 함께 일했던 김기홍 전 사외이사 추천으로 한국SC금융지주와 SC제일은행 이사회와 인연을 맺었다. SC제일은행에서는 영국의 선진적 지배구조와 감사 시스템을 적용시키는 데 집중했다. 회계학을 전공한 학자 입장에선 미국과 영국의 모범적 기업 지배구조를 체험할 수 있다는 건 좋은 기회였음에 틀림없다.

가령 CFO가 이사회에서 실적을 보고한다든지 내부 감사팀을 글로벌 본사에서 감사하는 시스템은 국내에선 찾기 힘들다. 아침 일찍 시작한 이사회는 오후 늦게 끝나곤 했다. 우리나라도 이사회 운영 규범을 상세히 마련하고 있지만 실제 환경에서 이를 구현하기란 쉽지 않다. 이런 측면에서 이사회는 규제의 문제라기보다 실천의 영역이다.

한 기업 거버넌스 전문가는 "기업마다 사정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거버넌스를 일괄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면서 "최소한 이것만은 지켜야 한다는 한도를 정해놓은 뒤 자율성을 보장해 각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사회 자체 운영 역량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국민은행과 SC제일은행, 하나금융투자 등 다양한 금융회사 이사회를 경험한 전 교수는 제조업체(포스코케미칼)과 케이티알파(인터넷서비스) 등을 거치며 이사회 본연의 기능을 완전히 구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포스코케미칼 재직 당시에는 그룹이 주도하는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반영해 작동하도록 하는 데 에너지를 투입했다.

현재 케이티알파에서는 남기정 GS네오택 대표와 차인혁 대통력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위원과 함께 감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 교수는 케이티알파 감사위원회 유일한 회계·재무 분야 전문가다. 케이티알파는 전 교수 선임 배경에 대해 '이사회와 감사위의 독립적이고 효과적인 기능 수행을 지원할 것을 기대하고 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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