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파워 네트워크]코스닥 이사회 견인하는 거래소 출신…네트워크도 촘촘⑨2016년 이래 퇴직한 전직 부이사장 입사동기 상당수 이사회행
이돈섭 기자공개 2024-11-05 08:15:05
[편집자주]
이사회를 구성하는 건 사람이다. 어떤 이사를 영입하느냐에 따라 이사회 역량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사회 역량은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요소 중 하나다. 더벨은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멤버들 간 네트워크를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 어떤 요소들이 기업 이사회에 잠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31일 14시59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거래소 출신들은 국내 주요 기업 이사회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코스닥 상장기업의 경우 거래소 출신 인사를 사외이사로 기용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인력 부족 등으로 상장 유지에 필요한 경영 요건을 충족하는 데 필요한 조언을 구하려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 거래소 출신 인사의 절반 이상이 코스닥 상장사로 향하고 있다.기업 이사회로 향하는 인사 면면은 다양하다. 전직 이사장을 포함해 다양한 임직원과 전문위원 등이 모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부이사장급 인사들의 경우 2016년부터 2019년 사이 거래소를 떠난 인사들이 대거 이사회에 진입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인사들은 오랜기간 한솥밥을 먹은 만큼 유대관계 역시 끈끈할 것이라는 평가다.
◇ 한국거래소 출신 인사는 코스닥 기업에서 인기
공시대상 법인 3062개 중 거래소 재직 경험을 가진 등기이사는 91명(스팩 포함)이었다. 전직 이사장을 포함해 임직원 출신과 전문위원까지 거래소 이력을 소개하고 있는 인물 모두를 포함했다. 코스닥 상장법인에서 활동하는 이사가 54명으로 전체의 58.7%를 차지했고 코스피 상장법인 소속 26명(29.6%), 비상장 법인 소속 11명(12.1%)이었다.
주로 코스닥 상장사들이 거래소 경력 보유자를 영입한 것은 코스닥 상장사가 코스피 코넥스 등 타 시장 상장사와 비교해 횡령·배임 등 각종 사고에 취약하다고 평가받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본시장법상 공시의무위반 사례를 보면 최근 5년 공시위반이 가장 잦았던 시장은 코스닥 시장으로 타 시장을 크게 웃돌았다.
실제 코스닥 상장사는 거래소 출신 이사에게 다양한 경영 조언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세종텔레콤은 지난해 3월 2008년부터 2009년까지 2년여 간 거래소 이사장직을 역임한 이정환 전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을 지난해 사외이사로 영입, 그 기용 배경에 대해 "경영 전반에 대한 조언 및 감독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스닥 상장사 이사회 일원 중 거래소 직원 근무 경험이 있는 이사 중 상당수가 2020년 전후로 거래소를 나온 점도 특기할 만한 점이다. 코스닥 상장사 이사진 55명 중 1960년대생이 41명으로 전체의 74%를 차지하고 있다. 정년을 맞이하거나 정년을 앞두고 거래소를 퇴임하고 그간의 업무 경험을 살려 상장사 이사회로 향하고 있는 모양새다.
1995년부터 2022년까지 17년 간 거래소에 재직하면서 다양한 코스피 코스닥 기업 상장심사 업무 등을 담당했던 신병철 전 부장이 대표적이다. 신 전 부장은 거래소 퇴직 후 당시 코스닥 시장 상장을 준비하고 있던 ICTK에 사외이사로 합류했다. 신 이사의 경영자문 등을 바탕으로 ICTK는 올해 거래소 심사를 통과,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 2016~2019년 퇴직 부이사장 활발한 이사회 활동
거래소 전임 부이사장 출신 상당수도 기업 이사회에 진출했다. 거래소 유가증권본부장 등으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거래소에서 근무한 이은태 전 부이사장은 임기를 마친 지난해 DB금융투자 이사회에 합류했다. 이 전 부이사장 전임자인 김원대 전 부이사장은 1987년 거래소에 입사해 2016년까지 근무, 현재는 현대힘스 이사회 소속이다.
김원대 전 부이사장과 거래소 입사 동기로 과거 이사장 후보에 출사표를 던지기도 했던 최홍식 전 부이사장과 강기원 부이사장도 이사회에서 활동 중이다. 최 전 부이사장은 2014년까지 재직한 후 증권예탁결제원 사외이사와 에스엔씨엔진그룹, 바른전자, 울트라브이 등을 거쳐 현재 그리드위즈와 다이나믹디자인 이사회에서 활약 중이다.
강기원 부이사장은 2016년 거래소를 나와 현재 엔젠바이오 사외이사직을 맡고 있다. 해당 전직 부이사장들과 호흡을 맞추며 2018년까지 거래소에서 근무한 안상환 전 부이사장도 현재 오상헬스케어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2016년부터 2019년 사이 거래소를 떠난 고위 임원급 상당수가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이들 전임 부이사장들의 선배격인 박종길 전 부이사장(현 스마트레이더시스템 사외이사)을 비롯해 박인석 전 부이사장(현 올리패스 사외이사)들도 기업 활동에 관여하고 있다. 이 밖에 송영훈 라메디텍 사외이사, 한상우 메쎄이상 사외이사, 이상복 파로스아이바이오 등 거래소 전문위원 출신 인사 다수 역시 거래소 경력을 내세우고 있다.
한편 거래소 출신 인사들이 진출해 있는 비상장사의 경우 우량 기업인 경우가 많다. 현재 거래소 이력 보유자를 등기이사로 기용한 곳은 BNK투자증권과 컬리,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캐피탈, 이노그리드, 산은캐피탈, 농협금융지주 등이다. 농협금융지주는 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장을 역임한 길재욱 한양대 교수가 사외이사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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