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 리빌딩]삼양통상의 꾸준한 성장, 최대 수혜자는 누구⑨허준홍 사장 단일 최대주주, 향후 허남각 회장 지분 증여 이슈 잔존
이돈섭 기자공개 2024-12-09 08:21:44
[편집자주]
기업은 도전에 직면한다. 도전의 양상은 기업이 처한 상황에 따라 제각각이다. 기업 이사회뿐 아니라 외부 투자자까지 기업 이슈를 지적하는 곳은 많지만, 내외부 의견을 경청해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더벨은 파이낸스와 거버넌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를 목전에 둔 기업 면면을 조명, 기업 변화의 양상을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4일 15:5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GS그룹 오너일가 방계기업 삼양통상을 둘러싼 주주들의 원성이 뜨겁다. 안정적 사업을 바탕으로 뛰어난 현금 창출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부양 노력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허준홍 사장이 수년째 회사 주식을 매집하면서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는 모습은 시장 일각에서 부정적 평가를 끌어내기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총 절반 현금 보유…거버넌스 구조 변화 꾸준
1957년 출범한 삼양통상은 피혁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설립 후 꾸준히 흑자를 기록, 최근 5년 사이 평균 순이익 330억원을 기록했다. 공시를 처음 시작한 1999년 말 1949억원이었던 자산은 지난 9월 말 현재 4421억원으로 확대했다. 자산의 절반인 2265억원을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등)으로 보유하는 등 재무상태도 양호하다는 평가다.
주주환원 노력도 꾸준한 편이다. 삼양통상은 20년 넘게 매년 결산배당을 현금을 결산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주당 1500원씩 총 42억원을 현금배당했다. 배당 수익률은 3.2% 수준이었다. 2018년 들어서는 주가 안정 목표를 내걸고 자사주도 꾸준히 사모으고 있다. 지난 9월 말 삼양통상이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는 9.67%였다.
하지만 주주환원 정책이 기업가치 상승으로까지 이어지진 않는 분위기다. 주가는 2021년 9만원 턱밑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이후 꾸준한 우하향 그래프를 그리면서 현재는 5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4일 현재 시총은 1512억원. 삼양통상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배에 불과해 시장에서는 주가 부양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거버넌스 측면에서 변화는 뚜렷하다. 오너가 지배력이 매년 꾸준히 커지고 있다. 허준홍 대표이사 사장(사진)은 1999년 6% 지분을 갖고 있었지만 매년 꾸준히 주식을 매입해 현재 25%까지 불린 상태다. 2022년의 경우 허 사장은 약 32억원을 들여 6만주를 매입했는데, 이는 전년도 개인 배당수익 8억원의 4배에 달하는 규모였다.
허 사장 부친 허남각 대표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은 변화가 거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허 회장이 현재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어 증여 이슈가 남아있는 데다 직접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어 승계 작업이 마무리됐다고 여기긴 어렵지만 허 회장 이사회 참여와 주식 매집이 가업 승계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 주가 부양 노력 미흡 혹평 속 이사회 독립성 도마 위
문제는 시장의 평가다. 삼양통상이 사업을 안정적으로 꾸리고 있다 보니 기업 자체적 노력을 통해 주가를 부양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지만 그에 걸맞은 추가적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일각에서는 허 사장이 주식을 매집해 지분을 확대키 용이하도록 일부러 판을 깔아주는 것 아니냐는 주장을 제기키도 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시총이 보유 현금의 절반 이하이고 시장에서 저평가가 오랜 기간 유지되고 있다는 것은 주가 부양에 대한 노력이 부족하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기 충분하다"면서 "사업 내용과 재무 구조에 변화가 거의 없는 가운데 오너 일가가 지배력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는 점은 부정적 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허 회장의 주식 증여 이슈가 남아있다 보니 오너 일가 입장에서는 증여가 모두 마무리되기 전까지 주가를 끌어올릴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장사 주식을 증여할 땐 증여일 기준 전후 2개월 총 4개월 평균 주가를 기준으로 삼고 있는 만큼,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주가를 일정 수준 선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사회에서 주가 관리 내용을 논의한 흔적은 찾기 힘들다. 삼양통상 이사회는 허 회장과 허 사장, 정대락 부사장 등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3명을 더해 총 6명의 등기이사로 꾸려져 있다. 별도 기준 자산이 2조원 미만 상장사이기 때문에 이사진 절반을 사외이사로 채울 의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발적으로 이사 수를 확대한 셈이다.
다만 허 회장과 허 사장이 이사회에 직접 참여하고 있어 사외이사 선임 절차에 독립성이 갖춰졌다고 장담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일부 사외이사의 경우 과거 삼양통상 근무한 적도 있어 견제와 감시 역할에 충실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현재 이사회 산하에 사외이사 간 논의를 위한 별도의 소위원회도 구축하고 있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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